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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성탄 메시지가 되어 “처음을 기억하여 오늘을 성찰하고 이후를 모색한다” 2017-12-22
편집국 edit@catholicpress.kr


2017년 한 해를 마무리 하며, 지난 기사들을 조회 수 높은 순으로 정리 해 봤다. 공교롭게도 1위를 차지한 기사는 기자들이 전한 취재기사가 아니라 ‘어느 신자의 편지’ 글이었다. 


지난 4월 13일 충북 보은에서는 천주교 사제가 함께 술을 마신 일행을 무차별적으로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폭행 장면이 담긴 CCTV영상이 공개되면서 사람들을 충격에 빠트렸다. 사건이 있은 후 천주교청주교구의 대응을 지켜보던 교구 정의평화위원회 활동 신자는 ‘폭행사건을 처리하는 청주교구를 지켜보며 느낀 소회’라는 제목으로 담담히 적어 내려간 편지를 공개했다. 


“새 시대도 열리고 대통령마저 명박산성 허물고 소통의 창구를 마련하는데, 교회는 언제쯤 불통의 벽이 허물릴까요? 최소한의 들음도 거부하는 교회, 교회 안에 하느님은 부재중이십니다”라며 쓴 소리를 이어갔고, “이제 시선은 교회로 향하고 있음을 두려워하십시오”라고 엄중히 경고 했다. 


이 글이 조회 순위 1위를 차지하고 보니, 당시 편지글에 적혔던 그 엄중한 경고는 결코 편지를 쓴 단 한 사람의 신자가 울리는 것이 아니었음이 확인되는 듯 했다. 


지난 기사를 통해 키워드를 더 분석해봤다. ‘폭행’ ‘횡령’ ‘학대’ ‘의문사’ ‘성지분쟁’ ‘비리의혹’ 등 듣기만 해도 암울한 이야기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돌이켜보건대 과연, ‘어쩌다 이리 됐을까’ 한숨 나오는 일들이 종교계 곳곳에서 벌어졌다. 


동시에 올해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지내며 특별히 교회 안팎으로 ‘개혁’과 ‘쇄신’을 향한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한 나라의 최고 권력 대통령을 심판한 깨어있는 국민의 힘이, 서서히 종교 권력을 향해 자성과 쇄신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일까 불교, 개신교, 천주교가 뜻을 모아 ‘종교개혁’을 위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종교와 사회는 깊은 연관관계를 맺고 있으며, 종교 개혁 없이 사회개혁은 불가능하다는 데 뜻을 모은 것이다. 


모두는 아닐지라도 종교계가 한데 모여, 그동안 드러난 종교의 모순과 부조리, 성직자와 수행자들의 타락과 부패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서 개혁하지 못한 것이 부끄럽다고 고백했다. 그러는 사이 대중들은 더욱 고통에 빠지고 길을 제시할 종교가 스스로 길을 잃었다며 뼈아픈 자성을 시작했다. 


그동안 교회 안에서 끊이지 않고 벌어지는 사건사고 소식을 접하며 안타까워하던 신자들의 마음이 아마도 이와 같을 것이다. ‘과연 이것이 진정 교회인가’ 의심이 드는 순간에도 선뜻 분노를 표하지 못했던 것은, ‘나 자신은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묻고 망설였기 때문이리라. 


인류의 성장은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식하면서 시작된다고 한다. ‘부족함’을 안다는 것은 ‘채울 가능성’을 지녔다는 뜻이고, 무엇을 얼마나 채울지는 부족함을 인식한 이들의 손에 달렸음을 의미한다. 


2000여 년 전, 유다지방 작은 시골마을에서 태어났던 가난한 아이는 온갖 가난한 이들과 어울려 다녔고, 급기야 그를 따르는 이들에게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는 후대에 길이 남을 말을 남겼다. 이는 아마도 스스로의 부족함을 인식하고 나아지려 애쓰는 이들을 향해 던진 응원의 말이 아니었을까. 


지금 이렇듯 신앙인들이 모여 스스로를 반성하고 나아지려 애쓰는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 마음에 동조된 2000여 년 전 예수의 삶이 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리라. 올 성탄절에는 각자 안에 동조된 예수의 삶을 인식하고 스스로 성탄 메시지가 되어 보는 것은 어떨까. 살아있는 성탄 메시지를 기대한다. 




우리는 처음을 기억하여 오늘을 성찰하며 이후(以後)를 새롭게 모색한다. 우리는 부처님과 예수님의 본래 가르침을 직시하고 이를 따르며 예수처럼, 붓다처럼 살아갈 것을 선언한다. 우리는 돈의 힘에 굴복한 물신 종교, 권력과 유착관계를 맺은 정치 종교, 성직자와 수행자가 모든 것을 독점한 권위 종교, 세상과 소통하지 않는 자폐 종교, 주술의 정원에 머물고 있는 퇴행 종교, 이웃종교의 진리를 인정하지 않는 독단 종교, 노동과 구체적 사회현실을 외면한 관념 종교를 성찰하고 거부한다. 대신, 우리는 자비와 사랑이 모든 사고와 신행, 사회적 실천의 동력이 되는 자비와 사랑의 종교, 자본/권력에 결탁하지 않은 채 늘 창조적 비판자인 자율 종교, 돈과 권력보다 가르침과 깨달음을 앞세우는 깨달음의 종교, 시민사회 및 공론장과 결합한 합리성의 종교, 구성원 모두가 남녀, 신분과 직분, 인종, 이데올로기, 성정체성에 관계없이 평등하고 친밀하게 연대하는 공동체의 종교, 이웃 종교의 진리를 인정하고 새로운 해석을 허용하는 열린 종교, 노동을 중시하고 정의롭지 못한 현실에 ‘자비로운 분노’를 하며 인류 문명의 ‘지속 가능 발전’에 ‘느리고 불편한 삶’으로 동행하는 참여 종교를 추구하며 이를 구현하기 위한 길에 나선다.


- 불교·개신교·천주교 종교 개혁 선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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