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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체성사 거부 논란 미국 가톨릭, 관련 교리문건 발표 임신중절 등에 찬성 입장 신자 성체성사 배제 여부 언급 없어 2021-11-25
끌로셰 edit@catholicpress.kr


▲ (사진출처=Vatican News)


국내 정치의 일환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비난’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았던 미국 가톨릭주교회의(USCCB)의 ‘성체성사 문건’이 춘계총회에서 통과되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한 듯, 가톨릭교리에 어긋나는 정책을 옹호하는 가톨릭 정치인 등에 대한 ‘성체성사 거부’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다.


‘교회 생활에서 성체성사의 신비’(영어: The Mystery of the Eucharist in the Life of the Church)라는 제목으로 발표된 이번 문건을 두고 미국 주교회의는 코로나19로 인해 미사 참례와 성체성사가 제한된 상황에서 성체성사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하기 위한 ‘교리교육’ 문건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주교회의 신앙위원회(Committee on Doctrine)가 작성하여 찬성 222표, 반대 8표, 기권 3표로 통과된 이 문건은 “오늘날 과제와 관련하여 우리에게 주어진 신비의 은총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성체성사) 신비의 일부 측면들에 대해 숙고해보는 것은 언제나 바람직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과 같이 가톨릭 신자이기는 하지만 정치적으로 임신중절과 같은 여성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입장을 두고 미국 주교회의는 “우리가 그리스도와 맺는 관계는 사적 영역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우리는 일관적으로 우리 개인 생활뿐 아니라 우리의 공적 생활의 모든 측면에 그리스도의 사랑을 들여와야 한다”(35항)고 밝혔다.

 

그러면서 바로 다음 항목(36항)에서는 구체적으로 “일종의 공적 권위를 행사하는 평신도”들을 가리키기는 했지만 “교회의 신앙과 도덕률에 일치하도록 자기 양심을 기르고 인간 생명과 존엄을 지킴으로서 인류에 봉사해야 할 특별한 책임이 있다”며 임신중절 문제가 성체성사를 받을 ‘자격’과 연관이 있음을 암시하는데 그쳤다.

 

그러나 미국 주교회의가 문건 발표 기자회견에서 이 문건이 처음부터 성체성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는 식의 사실상 거짓 해명을 내놓으면서 오히려 논란이 증폭되기도 했다.

 

논란이 시작된 초반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 루이스 라다리아(Luis Ladaria) 추기경은 미국 주교회의에 서한을 보내 “그러한 정책은 논란이 될 만한 성격이 있는 만큼 정반대의 효과를 가져와 주교단과 미국 교회 전반에서 일치보다는 불화의 근원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문건 표결을 앞두고 주미 교황대사 크리스토프 피에르(Christophe Pierre) 대주교는 지난 16일 미국 주교회의 춘계총회에서 “현실은 개념보다 중요하다”며 “성체성사에 관해 어떤 개념이든 가질 수 있지만 이러한 개념 가운데 어떤 것도, 교회를 실질적으로 경험하면서 발견하고 또 발견해야 할 성체성사 신비라는 현실과 비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피에르 대주교는 “우리는 전례 형식의 신성함에 너무도 몰두한 나머지 주님의 진정한 현존과의 진실한 만남을 잃었다”며 “그 사람이 가진 신학이나 제자로서의 삶이 부족하더라도 이들이 성체성사의 은총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줌으로서 이들과 함께 걸으려 하는 것보다는, 일부 특권층에게 주어지는 것이 성체성사라고 여기려는 유혹이 있다”고 경고했다.

 

교황청 홍보매체 < Vatican News > 이탈리아판 역시 이 문건이 조 바이든을 비롯한 가톨릭 정치인들을 배척하기 위한 목적이 시발점이었음을 암시하듯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성체성사 금지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Vatican News >는 “이 문건은 본래 자신을 가톨릭 신자라 주장하지만, 낙태나 일부 주교들이 교회의 몸에 난 ‘상처’라 부르는 것들을 옹호하기 위한 법안을 지지하는 정치인들에게 성체성사를 부여할 것인가 거부할 것인가에 관한 지침이 포함되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같은 논란을 인식한 듯 미국 주교회의 의장 로스엔젤레스 대교구장 호세 고메즈(José Gomez) 대주교는 “내가 이해하는 바로는 이 문건의 의도는 그것(여성 선택권을 중시하는 정치인들을 비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가톨릭 신자들에게 성체성사 안에서 예수님의 진정한 현존에 관해 가르치려고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미국 주교회의 홍보위원회 의장 마이클 버빈지(Michael Burbidge) 주교 역시 “어느 개인이나 집단을 목표로 하려는 의도가 전혀 아니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미국 가톨릭매체 < NCR >은 “애석하게도 언론으로 하여금 우리가 너무도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 것을 잊어버리라고 설득하는 이 노력은 주교회의 총회의 가장 충격적인 부분이 아니다”라며 이번 미국 주교회의 춘계총회에서 주교들이 설정한 ‘성체성사의 부활’(eucharistic revival) 3년 과제가 ‘떠들썩한 행사’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특히 주교들은 이를 위해 “전문적으로 제작된 교리 교재”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 비영리 재단을 설립하려면 280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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