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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가톨릭, 뮌헨-프라이징 대교구 성범죄 보고서 발간 과거에 이미 전수조사…책임 소재·피해 회복 확실히 하려는 의지 보여 2022-01-25
끌로셰 edit@catholicpress.kr


▲ 독일 뮌헨-프라이징 대교구장 라인하르트 마르크스 추기경


최근 독일 가톨릭이 한 법무법인에 의뢰하여 발간된 교구 성범죄 보고서로 인해 베네딕토 16세가 교구장을 지냈던 중 가해 사실에 대해 ‘잘못된 결정’을 내렸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에 휩싸였다.

 

이 보고서는 독일 뮌헨-프라이징 대교구장 라인하르트 마르크스(Reinhard Marx) 추기경의 의뢰로 바이에른주 법무법인 베스트팔 스필커 바스틀(WSW)에 의해 작성됐다. 조사 대상은 뮌헨-프라이징 대교구이며, 조사 기간은 1945년부터 2019년까지로 작성된 보고서는 1000페이지를 넘는다.

 

보고서는 지난 70여 년간 교구 내에서 성범죄 가해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235명으로 집계했고, 알려진 피해자만 최소 497명이라고 집계했다. 독일 가톨릭교회는 이에 앞서 지난 2018년 1946년부터 2014년까지 교회 내 성범죄를 전수조사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르크스 추기경은 교구 보고서를 별도로 발간함으로써 교구 차원에서의 진상파악은 물론, 책임 소재와 피해 회복 등의 절차를 명확히 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마르크스 추기경은 독일 가톨릭교회 성범죄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며 사임 서한을 제출하기도 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마르크스 추기경의 사임을 반려했다.


베네딕토 16세가 추기경 시절 교구장으로 재직…전임 교황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사실 명시

 

특히 이 보고서는 베네딕토 16세가 추기경 시절 교구장으로 재직했던 교구이기도 한만큼 더욱 주목받기도 했다. 보고서는 전임 교황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사실을 적시했다. 보고서는 라칭거 추기경이 네 개의 성범죄 사건에 대해 “나쁜 결정”을 내렸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으로 보고서는 두 건의 성범죄 사건에 대해서 라칭거 추기경은 가해 성직자들의 행위가 민간 법원에서 사실로 밝혀졌음에도 이들에게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 성직자들이 여전히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을 지적하며 이것이 “피해자들에 대한 관심의 부재”라고 표현했다.

 

또한 이 보고서는 독일 가톨릭교회에서 큰 논란이 되었던 페터 훌러만(Peter Hullermann) 신부가 재범을 저지르는 과정에서도 교구장으로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1980년 아동성범죄로 처벌을 받아 관련 정신과 치료를 받기 위해 뮌헨으로 전출을 왔던 훌러만 신부를 두고 베네딕토 16세는 해당 신부가 교구로 전입 오는 사실을 알리는 회의에 참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의 이력을 전혀 몰랐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같은 회의에서 다른 주제와 관련해 발언한 사실이 기록되어있다는 점을 들어 베네딕토 16세 측의 주장을 “거의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결국 훌러만 신부는 그의 범죄 이력이 밝혀지지 않아 또 다시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만나는 환경에서 사목을 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1986년 훌러만 신부는 법원에서 다른 성범죄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음에도 2008년까지 뮌헨의 한 본당 사제로 활동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곳에서도 훌러만 신부는 수많은 성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는 2010년 전 세계적으로 논란이 되기도 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법무법인은 베네딕토 16세 측에 요청하여 94페이지에 달하는 입장문을 받고 이를 검토한 후에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입장문에서 베네딕토 16세는 “단호하게” 책임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 교구장도 성범죄 묵인 사실 명시


이외에도 보고서는 현 교구장인 마르크스 추기경 역시 두 건의 성범죄를 교황청에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보고서 발표 직후 교황청 공보실은 입장문을 내고 “부끄러움과 회한”을 밝히며 피해자들과 함께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교황청은 “문건에 적합한 관심을 기울일 것이나 아직 그 내용은 알지 못한다”며 “교황청은 보고서가 공개되면 이를 검토하고 정확히 상세한 내용을 연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찬가지로 베네딕토 16세의 개인 비서인 게오르그 겐스바인(Georg Gänswein) 몬시뇰도 “베네딕토 16세가 문건을 검토할 것이며, 교황 임기 당시에도 여러 차례 반복했듯이 아동성범죄에 대해 충격과 부끄러움을 느끼며, 순방 당시 만나기도 했던 이들을 포함한 모든 피해자들과 함께하며 기도한다”고 베네딕토 16세의 입장을 밝혔다.

 

공교롭게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보고서 발표 다음 날 베네딕토 16세가 오랫동안 장관을 지냈던 신앙교리성을 향해 교리를 수호하는 것뿐만 아니라 성범죄 척결에 “결연한 의지”를 보여줄 것을 주문했다.

 

교황은 신앙교리성 정기총회 참석자들에게 식별에 관해 이야기하면서 “식별은 모든 종류의 학대에도 반드시 적용되어야 한다. 교회는 정해진 교회법을 특히 주의 깊고 엄격하게 적용하여 결연한 의지로 교회 구성원이 저지른 학대의 피해자들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교황은 “법적 행위가 그 자체로 이러한 현상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이는 정의를 회복하고, 추문을 바로 잡고, 죄인을 교정하는데 필요한 진일보”라고 덧붙였다.

 

예수회 사제이자 교황청 미성년자보호위원회 한스 졸너 신부는 이 보고서를 두고 “전 세계 모든 지역에는 3~5%의 성직자가 성범죄를 저지른다. 우리 가운데 범죄자가 있는 셈”이라며 이러한 보고서가 “필요한 것이며 이탈리아에서도 이러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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