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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이 시작입니다, 끝이 아니라 과정입니다” - 대선특집 좌담회 ① : 조진선 수녀, 윤원일 부원장, 김상수 작가
  • 염은경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7-05-02 15:03:53
  • 수정 2017-05-08 12:5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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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대선을 앞두고, 대선후보들의 정책홍보를 비롯한 선거활동이 활발하다. 방송토론회에서는 연일, 안보문제를 거론하며 ‘말’로써 한반도를 위기상황으로 몰아간다. 


촛불시민혁명으로 이룩한 값진 조기대선 국면에서 정작, 꼭 짚고 기억해야할 문제는 무엇일까. 


늘 현장에서 시민들과 함께하는 성가소비녀회 조진선 수녀와 안중근의사의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기 위해 활동하는 안중근평화연구원 윤원일 부원장. 그리고 연극·영화·다큐멘터리 연출가이자 시나리오 작가 김상수 감독을 모시고 긴급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 진행은 가톨릭프레스 편집위원 신성국 신부가 맡았다. 






“대선이 시작입니다. 끝이 아니라 과정입니다”


(신성국 신부) 제가 김상수 작가님의 페이스북에 ‘좋아요’를 습관적으로 누릅니다. 우선 시대를 분석하는 글들이 매우 예리하고 무게감이 있습니다. 저는 김 작가님을 사회참여형 문화예술인 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사회참여를 하게 된 동기가 있으십니까?


(김상수 작가)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참여하는 것이죠, 숨 쉬는 것처럼. 분리하는 게 이상합니다. 한때 순수예술, 참여예술 이런 식으로 잘못된 분리를 했는데 정작 우리 사회에서 예술사를 보면 순수예술 하는 사람들이 순수하지 않고 더 권력 지향적입니다. 글을 쓴다, 그림을 그린다 하는 것이 다 참여라고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글을 쓴다는 것은 숙명적으로 주변을 보는 것이니 마치 자력처럼 사회와 관계하게 됩니다.


(신성국 신부) 이번 대선을 두고 이른바 ‘장미대선’이다, ‘촛불대선’이다, 부르는 말들이 생겨났습니다. 김 작가님은 이번 대선에 올바른 이름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김상수 작가) 그야말로 ‘인민’들, ‘시민’들이 이 선거를 어떻게 바라볼 것이냐 하는 것이 첨예한 문제입니다. 우리가 민주주의 정권 경험이 김대중, 노무현 정권 10년입니다. 해방 이후에 70년 사인데 60년을 반인민, 반시민적인 권력에 의해 농단을 당했습니다. 이번 정권은 일개 정권이 바뀌는 차원이 아니라 피를 안 흘리고 박근혜를 감옥에 넣은 이 역사를 어떻게 계속 이어나가 승화시킬 것인지, 그 일련의 과정 가운데 투표가 있고 대선이 있는 것이라고 봅니다. 


대선이 시작입니다. 끝이 아니라 과정입니다. 그동안 국가 또는 정부의 이름으로 무수하게 거짓말을 해왔습니다. 이승만 때부터 가령, KBS1라디오 녹음을 틀어놓고 자기는 대전 쪽으로 도망 가놓고 ‘안심해라 구리 방어를 하고 있다’ 그러고는 한강 다리를 끊었지 않습니까? 대표적인 거짓말인데 어쩌면 우리 선거는 ‘거짓말을 해선 안 된다’는 것을 당위로 가진 정부로 바꾸는 것입니다. 이것이 큰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국가나 정부가 거짓말을 하면 사회 전체에 혼돈, 혼란이 옵니다.



(신성국 신부) ‘국정농단 세력이 60년 동안 있었다. 그나마 국정농단 안 하고 시민들 위해서 민주주의를 실행했던 것은 10년 정권 이었다’라고 보시는 겁니까?


(김상수 작가) 사실 10년의 경험들도 썩 만족스럽지 못 했습니다. 올챙이 민주주의였다고 볼 수 있죠. 정말 치열하게 겸손하게 정리했다면 반동도 안 왔을 것이고, 이명박이 나오지도 않았겠죠. 광화문에서 촛불이 등장하기 이전까지만 해도 굉장히 무기력했습니다. 


‘헬조선’이라는 말도 나오고 그랬는데 광화문이 가지고 있는 동력, 특히 ‘비폭력’이 굉장한 연대를 구성했다고 봅니다. 처음에는 어설프게 매일 만나고 노래 부르고 헤어지는 게 현실적인 힘이 없다고 보는 사람들이 있었고 그들은 폭력적인 주장을 했었습니다. ‘직접 화염병도 던지고 짱돌도 던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만약 그렇게 됐다면 와해 됐을 것입니다. ‘공권력’은 무장병력입니다. 그런데 추운 겨울인데도 폭력의 유혹을 이겨낸 것이 매우 슬기로워보였고 이 ‘비폭력저항’이 저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 곽찬


(윤원일 부원장) 김 작가님 생각에 상당부분 동의합니다. 그런데 저는 관점이 조금 다릅니다. 민주정부 10년이라고 얘기하는데 물론 그 정권을 담당했던 당이나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이 민주적이고 민족적인 시각을 가졌던 것은 맞지만 해방 이후 70년 동안 우리 시대적인 상황은 친일과 독재에 물들어 세뇌 돼 있는 사회였습니다. 


민주정부라고 말하는 10년 동안도 과정을 돌아보면 제도와 권력 안에 시스템화 돼있는 세상을 살았습니다. 친일과 독재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하고 정치적 참여만 보장한, 한정된 절차적 민주주의만을 이행해서 대통령을 뽑았던 것이었죠.


‘장미대선’이냐 ‘촛불대선’이냐는 얘기를 했는데 저는 민중들의 선택에 의해서 된 것을 ‘촛불’이라고 표현하면 그 대선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탄핵도 광화문이 없었으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이번에 광화문에서 일어난 일련의 사건은, 70년 만에 세상이 변해야 한다는 것을 피부로 느끼면서 ‘변화’를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김상수 작가) 말씀하신 것처럼, 지난번 탄핵 헌재 판결 때도 노심초사 정말 애를 태웠죠. 정당하게 사법관에 의해 판단했다기보다는 마지못해 판단했다고 봅니다. 하루아침에 혁명이나 전복이 일어날 수 없습니다. 


인내를 가지고 점차적으로 진행하는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우리가 인내를 가지고 지혜롭게 준비된 프로그램처럼 적절하게 요구해 가면서 박근혜를 감옥까지 보냈잖아요. 1, 2년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일입니다. 


▲ ⓒ 최진


또, 민주주의 체제는 서구에서 그냥 들어온 것이 아니라 우리 역사를 돌아봐야합니다. 평등사상, 이것이 공화정인데 민중들의 봉기나 운동 속에 이 같은 철학이 탄탄하게 내재돼 있는 것은 다른 나라 역사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없습니다. 바다 건너 미군정이 들어와 통치한 것으로, 수입품쯤으로 알고 있는데, 그것이 아니라 우리 역사 안에 깊은 철학으로 있었던 것이 바로 공화정 체제였습니다. 


우리나라 헌법 1조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죠. 자기나라 정체를 첫 번째 항목에 밝힌 나라가 많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구체적으로 주권은 누구에게 있고, 권력은 어디로부터 나온다고 민주공화국 정치제제를 공화체제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것은 대단히 놀라운 법인데 문제는 끊임없이 헌법을 배반하는 기득권, 부패세력들입니다. 


몇 년 전부터 ‘보수’와 ‘진보’라는 말이 남발돼서 프레임처럼 사용하고 있는데 기득권 부패세력은 보수가 아닙니다. ‘보수’는 기본철칙이 헌법을 지키는 것이고 권리와 의무를 균형 있게 행동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기득권 부패세력을 지지하는 곳을 보수라 합니다. 또 이것을 언론에서 일반화해 쓰고 있습니다. 소위 프레임이 가지고 있는 위험성을 경계해야 합니다. 


남북의 화해와 일치에 대한 확신이 대통령의 첫 번째 덕목


(신성국 신부) 민주주의 제도의 취약성은 우리가 분단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에 생겨난다고 봅니다. 대선 후보들이 정책을 이야기하고 선거활동을 할 때, 세월호 참사가 주제가 돼야 하고, 소득격차나 경제 불평등이 주제가 돼야 하는데 항상 첫 번째 주제는 ‘안보’입니다.


(윤원일 부원장) 토론회를 보면 답답하지요. 적어도 대통령이 되려는 사람, 분단된 나라의 대통령이 되려면 첫 번째 가치관은 민족의 화합과 통일이어야 합니다. 표를 의식해서 ‘통일’을 자신 없게 얘기하면 안 됩니다. 그런 사람은 대통령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남북의 화해와 일치가 대통령의 첫 번째 덕목이어야 하고, ‘저 사람 종북이다’라는 말을 극복해 낼 수 있는 확신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이 대통령 후보여야 합니다. 


지난날의 가치를 잘 지키는 게 보수인데 조선시대를 제외하고 우리 70년 역사는 친일, 독재, 반민족의 역사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지키자는 사람은 친일파와 독재자의 연속일 수밖에 없습니다.


(김상수 작가) 사실, ‘친일’이라는 말을 만든 것도 친일분자들입니다. 정확히 얘기하면 ‘민족반역자’입니다. 친일은 일본하고 친하다는 것인데 우리가 말하는 것은 일본 식민지 세력의 부역세력입니다. 


지식의 혼돈은 언어의 혼돈이고, 정치의 혼돈도 ‘정치언어의 혼돈’입니다. 우리를 가위 눌리게 했던 세력들에 기생하는 정치인이 전면에 나올 수 있을 만큼 우리 사회가 허약했습니다. 이번 선거를 통해서, 또 다음 선거를 통해서 점점 바뀌어야 합니다. 


그리고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지는 인물을 경계해야 합니다. 박근혜의 경우는 박정희라는 가짜 우상에서 생겨났고, 이명박은 KBS드라마가 시작입니다. 이명박과 친한 방송 작가가 드라마를 썼는데 드라마에서 마치 신군부 전두환에 맞서는 젊은 기업가로 그려집니다. 그것이 다 거짓말인데 그런 가짜들에 그만 속아야 합니다. 현실에서 제1의 당위는 정권교체입니다. 지금 70년을 지켜온 게 붕괴되고 있습니다. 


▲ ⓒ 최진


지금 중요한 것은 가난한 사람들이 투표를 해야 세상이 바뀐다는 사실입니다. 미국 민주당 경선에서 패배한 '버니 샌더스'는 자신의 패배원인을 저소득층이 투표를 안 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인구조사 자료에 따르면 연간 소득이 1만 달러, 우리 돈으로 약 천 이백만원 이하인 유권자의 투표율은 24%라는 것입니다. 샌더스는 “가난한 사람, 노동자, 젊은이들이 투표하고 정치과정에 개입하면 미국은 변화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지식인은 샌더스에 동의 했지만 정작 움직여야 하는 것은 대중입니다. 대중이 움직여야 사회변혁이 오는 거죠. 촛불의 놀라운 경험은 지식인이 아닌 대중이 움직였다는 점입니다. 그것을 정치적으로 어떻게 소화할 것인가가 참 어려운 문제인데 단계적으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역할입니다.  


세상은 가난한 사람들이, 우리 이웃들이 변화시킵니다.


(조진선 수녀) 저는, ‘가난한 사람이 투표를 하지 않은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합니다. 광화문 촛불집회의 성공에는 유모차를 끌고 나온 어머니들의 공이 크다고 봅니다. 집회현장에서 유모차를 보는 순간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폭력을 쓸 수 없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젊은 어머니들께 감사합니다. 


그런데 또 동시에, 제가 일상생활 가운데 느껴지는 다른 부분이 있습니다. 지금도 세월호 배지를 하고 있는데, 세월호 배지를 보면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이 느껴집니다. 제 주변사람들이고 가난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박근혜를 연민합니다. 


(김상수 작가) 맞습니다. 그 지점이 어려운데, 세상은 그 사람들이 변화시키는 겁니다. 그래서 언론이 중요하고 지식인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보시다시피 지식인이라는 게 권력에 아부하고 그 자체가 권력이 됐습니다. 언론도 정론이기 보다는 사당화된 권력이 됐습니다. 


한국사회는 지식인과 언론의 문제가 매우 큰데 그나마 SNS가 발달하고, 몇 백 명이 됐든 몇 천 명이 됐든 아주 소수가 됐든, 시간을 들여 노력하는 분들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거대한 미디어들이 조금씩 무너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조금 걸리는 일입니다. 


(윤원일 부원장) 그래서 이번 대선을 통해 첫 번째는 ‘남북의 화해’를 민족의 시대적 과제로 받아들이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두 번째는, 민족반역자와 독재 잔재 청산을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 하느냐 문제입니다. 국가 기구를 개조해야 합니다. 공무원조직, 행정기구가 70년 동안 한 번도 변화된 적이 없습니다. 지방자치를 시작하면서 그나마 조금씩 바뀌었지요. 


▲ 4월 14일 청년, 학생들이 사드 배치 반대와 한반도 평화실현을 위한 목소리를 내며, 평화대통령에 투표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 곽찬


처음 일제가 물러나고 미군정이 들어와서는 일제 강점기 때의 잔존세력들을 이용해 국가기구화, 행정기구화 했습니다. 그렇게 일제시대 조직 그대로 수탈하고, 억압하고, 감시하고, 통제하는 조직이 행정조직이 됐는데 70년 동안 우리나라에는 그 문화가 그대로 남아있었습니다. 그러니 블랙리스트가 만들어지고 공무원들이 불법적인 명령에 복종하고, 국민과 국가를 통제하고 관리하기 위한 조직이 되었던 것입니다. 이 시스템은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습니다. 전체 국가 기구에 대한 변혁의 비전을 제시해야 합니다. 그것이 두 번째 중요한 문제라고 봅니다. 


(신성국 신부) 그래서 저도 항상 구조적인 악에 대해 고민하고 분단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김 작가님은, 감독으로서 ‘남방한계선’이라는 독립영화를 제작하셨죠. 남북분단문제를 다루는 감독을 처음 보았습니다. 


(김상수 작가) ‘남방한계선’은 지명인데 휴전선을 가운데 두고 2km씩 북방한계선, 남방한계선입니다. 그 의미가 ‘남한을 지배하는 숨 막히는 한계’ 라고 봅니다. 분단체제를 악용하고 이용하는 형태를 보면서 우리를 숨 막히게 하는 문제의 근본적인 상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분단문제는 워낙 큰 덩어리인데 사람으로 치면 허리가 부러진 것입니다. 지금 몇 십 년 동안 허리가 부러진 상황으로 있는 겁니다. 이것은 이데올로기적 문제가 아니라 같은 민족의 문제입니다. 남북한 동시에 군사력만 해도 세계 6위 아닙니까? 어마어마하게 무기를 수입하고 있는데 평화체제로 바꾸려는 사회적 노력들이 있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이 문제를 직시할 수 있는 정권이 들어서야 합니다.


‘종북’ ‘좌빨’ 이제는 안 통한다 … 분단문제에 답하라


(조진선 수녀)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방한계선’이라는 영화 제목을 3·8선 자체가 싸고 있는 ‘갇힌 인민’의 정서차원에서 만드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거대담론으로 평화를 말하지는 못할 것 같고, 다만 여성적 감각으로 항상 불안한 것이 있습니다. 


저도 ‘종북’ ‘좌빨’이라는 소리를 듣는 수녀이기 때문에 그것이 우리 대한민국에 현실에서는 마치 ‘강아지 목을 조이는 것’과 같은 느낌입니다. 진짜 종북인 한나라당, 새누리당 민족반역자들이 항상 자기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국민을 우민화 시키는 차원에서 그런 언어를 쓴다고 봅니다. 정치인들이나 지식인들이 용어의 분명한 개념을 알면서도 의도적으로 혼용해서 쓴다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엔 어렸을 때부터 어린이 반공 포스터 그리기 대회 같은데 뽑혀나가고 그랬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항상 전쟁이라는 공포 이슈를 가지고 국민들 목을 조인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사실 촛불을 들고 절박하게 박근혜의 악마성에 대해 부르짖으며 주권을 찾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 합쳤던 마음이 대선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과거 ‘안보’ 프레임을 이용하는 정치인들 때문에 다시 분열 되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것을 영화하고 연결해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김상수 작가) 오디션 할 때 배우가 ‘감독님 이거 세월호 얘기네요’라고 했습니다. 맞습니다. ‘국가란 무엇인가에 대답하라’는 것입니다. 24살 여성의 애인이 병장인데 한 달 후에 제대를 앞두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자살했다고 통보가 옵니다. 제대하고 난 다음에 인생을 어떻게 꾸려나갈까 얘기도 하고 결혼도 약속했는데 자살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군대에서는 ‘죽었다’는 것을 종이 한 장으로 통보만 합니다. 남자의 부모님은 백방으로 뛰어다니지만 대답해주지 않습니다. 


그래서 24살 여성이 군대에 가서 혼자 대치하는 이야기 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카메라가 군대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습니다. 위병소 앞에서, ‘자살하지 않았다’ ‘군은 설명하지 않았다’라면서 대치합니다. 그런데 반대쪽에서 답변 오는 것이, ‘너는 가족도 아니고 인척도 아니기 때문에 군이 답변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렇게 3박4일을 대치하는 이야기입니다. 세월호 사고가 왜 났느냐고 대답하라는 얘기와 같은 것인데 24살의 한 여성을 카메라가 따라가는 간단한 이야기입니다.


▲ 김상수 작가의 남방한계선


그런데 좀 더 이면을 들여다보자면 국방부 공식발표에 1953년부터 2013년까지 군에서 6만 명이 죽습니다. 6만 명이라는 숫자는 일 년에 천 명씩 죽었단 얘기입니다. 이라크 전쟁을 보면 미국과 이라크가 전쟁한 기간 동안 죽은 군인의 숫자보다 비전투상황에서 죽은 사람 숫자가 더 많습니다. ‘비전투손실’이라고 합니다. 전쟁을 안 했는데 막 죽습니다. 군대 체제의 문제입니다. 


‘의문사’, 대개 자살로 처리를 합니다. 자살을 하면 당사자 책임이고 군에서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자살에 동의하는 사인을 하지 않은 가족들은 자식이 계속 냉동고에 있습니다. 젊은이들 가장 괴로운 문제 가운데 하나가 군대문제인데 기득권이건 부패세력이건 자기 아들은 다 군대에 안 보내려고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GOP의 남방한계선을 설정한 겁니다.


(신성국 신부) ‘남방한계선’ 영화가 바로 분단의 상징이군요. 


(김상수 감독) 왜 24살의 그가 짊어져야 하느냐의 문제입니다. 앞서 말씀처럼 한꺼번에 뒤집어엎을 수는 없죠. 지금 나와 있는 후보도 못마땅한 부분이 많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정권교체가 목표입니다. 분단문제를 직시하고 정면에서 거론한 후보가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다시 시민들 힘으로 끌어내서 이 문제부터 직시해야 합니다. 


가난한 사람들 투표하기 어려운 게 사실입니다. 노동하는 시간 빼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프랑스는 투표를 일요일에 합니다. 우린 평일에 하게 돼있는데 이 부분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대선 통계를 보니 60대 이상의 투표율이 70%를 차지했고 젊은이들은 40%였습니다. 젊은이들이 투표를 더 많이 하면 바뀔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다음 편에 2부가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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