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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법 위에 있지 않고, 교회법이 프랑스법 위에 있지 않다” - 프랑스 바르바랭 추기경, 성범죄 미신고 혐의로 집행유예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9-03-08 12:22:29
  • 수정 2019-03-15 10: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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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립 바르바랭 추기경 (사진출처=CNS)


성당에 다니는 남자아동 70여명을 성추행한 ‘프레나 사건’을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을 받은 프랑스 가톨릭교회 리옹대교구장 필립 바르바랭(Philippe Barbarin) 추기경에게 징역6개월에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지난 해 동일한 혐의로 프랑스 오를레앙 교구의 앙드레 포르(André Fort) 주교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한 것에 이어 두 번째 유죄판결인 만큼 1심 재판부가 사건을 매우 엄중히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추기경의 직분에 따라 모든 정보에 접근해 이를 분석하고 유용하게 전달할 수 있었음에도 자신이 속한 기관을 지키기 위해 범죄사실을 사법당국에 알리지 않는 의도적 선택을 했다.


최근 호주 가톨릭교회의 대표이자 교황청 경제성 장관까지 지낸 조지 펠 추기경 역시 아동성범죄 혐의로 1심에서 유죄판결을 받아 가톨릭교회 고위성직자들의 성범죄 유죄판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랑스 언론이 공개한 바르바랭 추기경의 판결문에는 “(프레나 신부의) 혐의 사실을 고발할 의무는 바르바랭 추기경에게 있다”고 적시했다. 뿐만 아니라 “추기경의 직분에 따라 모든 정보에 접근하여 이를 분석하고 유용하게 전달할 수 있었음에도 필립 바르바랭은 자신이 속한 기관을 지키기 위해 이러한 범죄사실을 사법당국에 알리지 않는 의도적 선택을 내렸다”고 판결했다.


함께 재판을 받은 관계자 5명은 혐의없음이나 공소시효 만료를 이유로 처벌을 면했다. 특히 성범죄 미신고 혐의의 공소시효가 만료된 한 주교에 대해 재판부는 “자신의 침묵을 정당화하기 위해 제시한 어떤 이유도 진정성 있거나 받아들일 수 없다”고 지적하며 범죄 사실을 인정했다.


바르바랭 추기경 측 변호인단은 즉각 항소를 제기할 의사를 밝혔으며 한 변호사는 최근 이 사건을 주제로 개봉한 영화와 여러 다큐멘터리를 암시하며 “재판부가 다큐멘터리, 영화에 따른 압력에 저항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르바랭 추기경은 판결 직후 기자회견을 갖고 피해자들에게 유감을 표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기로 결정했다. 사임 서한을 제출할 것이며, 며칠 내로 (프란치스코 교황과의) 만남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바르바랭 추기경의 공동고발인이자 프랑스 성직자 성범죄 피해자 단체 ‘파롤리베레’(해방된 말) 공동대표 프랑수아 드보(François Devaux)는 재판 직후 소감을 묻자 “우리가 말한 내용이 정당하다고 인정받았다”면서도 “이제는 교회가 우리 이야기를 더 들어줄까? 잘 모르겠다”고 교회의 태도에 의문을 표했다.


추기경의 사임을 원하느냐는 질문에 드보 대표는 “우리는 아무것도 요구한 게 없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사임이) 너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교회는 자기가 할 일을 할 뿐”이라고 답했다. 반면, 추기경의 항소제기에 대해 “어이가 없다”면서 “변호사들이 유죄판결의 이유도 읽어보지 않은 모양”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재판결과에 대해 드보 대표는 “다른 피해자들의 입에 묶인 족쇄를 풀어주고 교회의 또 다른 고위직들이 자신의 책임을 다하도록 만드는 방향으로 계속 나아가라고 격려해주는 첫 단추”라고 말했다.


“교회가 법 위에 있지 않고, 교회법이 프랑스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파롤리베레 공동설립자이자 이번 판결의 핵심 피해자 중 한 명이었던 알렉상드르 뒤소-에제(Alexandre Dussot-Hezez) 역시 프랑스 일간지 < Le Parisien >과의 인터뷰에서 “프랑스 사법이 자기 할 일을 한 것”이라면서 “교회가 법 위에 있지 않고, 교회법이 프랑스법 위에 있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말했다.


프랑스 주교회의 역시 바르바랭 추기경의 판결에 입장문을 내고 “이번 결정에 코멘트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처분에 대한 항소권이 있다는 사실을 상기해드리는 바이다”라고만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바르바랭 추기경의 사임서한 제출 결정에 대해서도 “개인적인 결정”일뿐이라면서 “적절하다고 생각하는 방향을 결정하는 일은 교황님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아동성범죄 가해자 베르나르 프레나(Bernard Preynat) 신부의 사법 재판은 2019년 말에 열릴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프레나 신부는 면직 처분만을 받은 채, 교회법 재판은 여전히 받지 않은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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