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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아의 선재성(先在性)을 어떻게 알려야 하나? - [이신부의 세·빛] 아브라함의 예수
  • 이기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9-04-11 17:20:40
  • 수정 2019-04-12 11: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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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세 17,3-9; 요한 8,51-59



신약성경 안에서 예수님의 공생활을 기록한 복음서는 모두 네 권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가르침과 삶을 공통적으로 다루면서도 그 형식은 각각 다릅니다. 특히 첫 부분에 나오는 서론은 각 복음사가의 편집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주는 특징을 보여줍니다. 그 중 요한 복음서는 다른 공관 복음서와 달리 공생활이 아니라 천지 창조로부터 시작합니다. 하느님께서 하늘과 땅을 창조하시던 한처음에 메시아께서 이미 하느님과 함께 계셨다는 메시지를 담았습니다. 그리고 오늘 복음의 본문에서 이를 전제로 한 대화를 보도합니다. 


인성으로는 아브라함이 이스라엘 민족의 성조로서 후손들을 대표하여 하느님과 계약을 맺었으며, 계약의 내용은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을 섬겨야 하고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땅을 주고 이민족들의 위협으로부터 보호해 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계약의 시한은 하느님께서 보내시는 구세주, 즉 메시아께서 오실 때까지였습니다. 메시아께서 오시면 그분 몸소 당신 백성을 다스리실 것이기 때문에 아브라함의 중재 역할은 더 이상 필요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브라함도 인성으로는 자기 후손으로 태어나는 메시아를 기다렸다는 것이고 죽는 날까지 메시아가 오시지 않으면 죽어서 천국에 가서라도 메시아의 날을 보리라고 기뻐하였다는 것입니다. 신성으로는 영적인 존재가 되어야 만날 수 있는 분이 메시아이셨습니다. 


인성으로 아브라함의 후손이요 다윗의 자손이시지만 신성으로는 메시아로서 오신 예수님께서는 유다인들에게 당신의 신성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다. 나는 그분을 알고 또 그분의 말씀을 지킨다. 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 너희 조상 아브라함은 나의 날을 보리라고 즐거워하였다. 그리고 그것을 보고 기뻐하였다.” 


하지만 부활과 하느님 나라를 현실로 전제하고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신성을 짐작조차 하기 힘들었던, 아니 인정하기 싫었던 유다인들은 그분이 이 말씀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마귀에 들렸다는 둥, 거짓말쟁이라는 둥 하는 비난조로 등을 돌렸고 급기야 돌을 들어 던지려고 하였습니다. 아직 쉰 살도 안 되어 보이는 예수님께서 이미 오래 전에 죽은 아브라함을 보았다고 하고,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고 하니, 도무지 믿기지 않았던 것입니다. 


조상 대대로 하느님을 섬기어왔고 하느님께서 메시아를 보내시어 자신들을 구원해 주시리라고 믿어온 이스라엘 백성이라고 해도 아마도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메시아로 오실 것이라고는 차마 생각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에 나오는 사단도 벌어진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 민족은 어떻습니까? 노아의 홍수 이래 바벨탑 사건이 있었고, 이 사건 이후에 전 세계로 흩어진 노아의 후손들 중에 동쪽으로 이동한 사람들이 있었으며, 그들이 바이칼 호수를 거쳐 더 살기 좋은 따뜻한 남쪽으로까지 내려온 사람들이 우리 민족의 조상들이 되었으리라고 추정하는 학설이 있습니다. 그들이 창안해 낸 원시 한자들 속에 바벨탑 이전의 창세기 설화들이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원시 한자를 창안해 낸 사람들은 한족이 아니라 동이족임은 역사학자들도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동이족이란 한족 입장에서 볼 때 동쪽 오랑캐라는 뜻으로서 큰 활을 쓸 줄 아는 기마민족을 뜻하기도 합니다. 영락없이 현재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 민족의 조상들입니다. 이들의 정신적 유전자 속에는 노아가 물려준 하느님 신앙이 고스란히 박혀 있습니다. 


인도로부터 전래된 불교나, 중국에서 전해준 유교나 도교 등의 종교적 문화를 정신적 자양분으로 삼아서 하느님 또는 진리를 하늘의 이치로 존중해 온 드높은 정신문화 전통은 이러한 정신적 토양을 바탕으로 자라난 것입니다. 그러기에 이를 물려받은 조선의 선비들이 중국 땅에까지 들어온 천주교 선교사들로부터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들었을 때, 박해를 무릅쓰고 자발적으로 수용하여 빛나는 교우촌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민족 구성원들에게 선포해야 할 진리의 메시지는 세상과 인간을 창조하신 하느님과, 세상에 강생하셨다가 부활하시어 천국을 지상에로 앞당기도록 이끄시는 예수님 그리고 이러한 하느님의 창조경륜과 예수님의 부활경륜을 현존시키시는 성령을 믿도록 하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이 진리의 메시지는 먼저 이 진리를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 나라와 부활을 향한 거룩한 변화를 교회 쇄신으로 보여주는 일이 될 것입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제

(영원한도움의성모수녀회 파견사제)


[필진정보]
이기우 (사도요한) :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제. 명동성당 보좌신부를 3년 지내고 이후 16년간 빈민사목 현장에서 활동했다. 저서로는 믿나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행복하여라』 등이 있으며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에서 발간한 『간추리 사회교리』를 일반신자들이 읽기 쉽게 다시 쓴 책 『세상의 빛』으로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을 수상했다. 현재 영원한도움의성모수녀회 파견사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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