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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는 성 야고보를 부르는 스페인식 표기입니다” - [이신부의 세·빛] 고난의 잔을 청한 사도
  • 이기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19-07-25 15:51:41
  • 수정 2019-07-25 15: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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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야고보 사도 축일 : 2코린 4,7-15; 마태 20,20-28



오늘은 성 야고보 사도 축일입니다. 


갈릴래아의 벳사이다 출신으로 제베대오의 아들이며 요한 사도의 형입니다. 어부였던 야고보는 갈릴래아 호수에서 그물을 손질하다가 동생 요한과 함께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 나라의 복음을 선포하시던 공생활 동안 베드로, 요한과 더불어 중요한 자리마다 데리고 다니셨을 정도로 신임을 받았습니다. 아마도 야고보 사도의 사람됨을 일찌감치 알아보셨는지, 과연 예수님께서 돌아가시고 부활 승천하신 후에 초대 교회에서 야고보 사도는 예루살렘 교회의 책임도 맡았고 당시 땅 끝으로 알려진 스페인에까지 가서 복음을 전하기도 했으며 다시 돌아온 예루살렘에서 그리스도 신앙을 박해하던 헤로데 아그리파에 의해 체포되어 파스카 축일 전날 참수형을 당해 순교하였습니다. 


야고보의 유해는 예루살렘에 안장되었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행방이 묘연했었는데 9세기 즈음에 숲 속의 한 동굴 속에서 발견되었고, 당시 예루살렘 지역을 지배하던 이슬람 세력의 손을 피해 멀리 그가 선교하던 스페인의 서북부 지역 콤포스텔라로 이장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이슬람 세력의 위협에 시달리고 있던 당시 스페인 국왕 알폰소는 야고보의 묘지 위에 150년에 걸쳐 대성당을 지었고, 오늘날까지 야고보 사도를 공경하려는 순례자들이 순례하고 있으니, 그 순례를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순례’라고들 부릅니다. 


산티아고는 성 야고보를 부르는 스페인식 표기입니다.


예수님 공생활의 초기부터 함께 활동했고 주요한 상황마다 함께 배석했기에 야고보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남아있지만, 오늘 복음은 그를 기억할 수 있는 가장 특징적인 사건을 전해줍니다. 예수님께서 최후의 수난을 앞두고 있던 예루살렘 상경길에서 그의 어머니가 자기 아들 형제를 위해 청원을 했습니다. 


“스승님의 나라에서 저의 이 두 아들이 하나는 스승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십시오.” 


이 ‘나라’가 수난 후 들어가실 하느님 나라인지, 혹은 식민통치자 빌라도 총독을 물리치고 세울 독립 이스라엘 왕국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야고보의 어머니로서는 무언가 매우 중요한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고는 느꼈던 것 같고, 그 순간에 자기 아들 형제가 예수님 곁에 머무르기를 청한 것 같습니다. 


그 중요한 순간이 세속적 영광이 아니라 매우 비참하고 힘든 수난의 때임을 잘 알고 계셨던 예수님으로서는, “너희는 너희가 무엇을 청하는지 알지도 못한다”고 타이르시면서, 그 자리는 고난의 잔을 마셔야 하는 자리라고 정색하시며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어머니 대신에 야고보와 요한 형제가 나서서 “할 수 있습니다” 하며 고난을 감수하겠다고 대답하자, 그 자리가 영광의 자리일 것이라고 나름대로 짐작한 나머지 열 제자들이 불쾌하게 여겼다는 이야기입니다.


사도의 자리는 예수님을 따라서 고난을 각오해야 하는 자리입니다. 


살아서도 다른 이들을 섬겨야 하며 죽을 때도 신앙을 증거할 순교의 각오를 해야 합니다. 오늘 독서인 코린토 후서 4장의 말씀은 사도들이 살아서는 어떻게 사람들을 섬기는 환난을 겪어야 하는지, 죽을 때는 어떻게 박해 속에서 예수님의 생명을 드러나게 해야 하는지를 담담하게 진술하는 내용입니다. 


사도들 역시 질그릇 같이 나약한 인간성의 소유자이지만, 그들이 예수님의 부활을 증거하고자 하는 사도들이기 때문에 그분께서 함께 하심으로 해서 그 질그릇 속에 보물을 지니고 다니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환난을 겪어도 억눌리지 않고, 난관에 부딪혀도 절망하지 않으며, 박해를 받아도 버림받지 않고, 맞아 쓰러져도 멸망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언제나 예수님의 생명을 드러나게 하기 위해서 그분의 죽음을 따를 각오를 하고 다닌다는 것입니다. 


사도 바오로는 이러한 사도들의 삶과 죽음은 그리스도인들 모두를 위한 지향을 담고 있다고 힘주어 말합니다. 모든 신앙인들이 사도들처럼 예수님의 삶과 죽음을 따라 살아감으로써 오직 하느님의 영광만이 드러나기를 바라서라는 것입니다.


이북 출신으로서 전쟁의 고난을 겪고 사제직의 부르심을 받은 후에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회와 고락을 함께 한 김수창 야고보 신부


야고보 사도도 바오로 사도처럼 신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남겼습니다. 박해 속에서 도시와 농촌에 흩어져 사는 신자들이 하느님의 자녀로서 가난한 이들을 따뜻하게 맞이해야 하며, 하느님 앞에서 겸손하고 정결한 마음으로 이웃을 위해 사랑을 실천해야 함을 일러주었습니다. 그래서 행동으로 드러나는 믿음을 강조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이러한 야고보 사도의 말씀대로 살고 있는 또 한 사람의 야고보, 김수창 신부의 사제직 행보와 지향을 덧붙이고자 합니다. 이북 출신으로서 전쟁의 고난을 겪고 사제직의 부르심을 받은 후에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녀회와 고락을 함께 한 김 신부는 모든 것을 복음을 위하여 라는 지향으로 한평생을 살았고, 평양에서 내려온 이 수녀회가 언젠가는 다시 평양으로 돌아가서 복음을 전하리라는 희망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제

(영원한도움의성모수녀회 파견사제)



[필진정보]
이기우 (사도요한) :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제. 명동성당 보좌신부를 3년 지내고 이후 16년간 빈민사목 현장에서 활동했다. 저서로는 믿나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행복하여라』 등이 있으며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에서 발간한 『간추리 사회교리』를 일반신자들이 읽기 쉽게 다시 쓴 책 『세상의 빛』으로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을 수상했다. 현재 영원한도움의성모수녀회 파견사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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