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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모스크, 유대교 사원 한데 모인 ‘아브라함의 집’ 짓는다
  • 끌로셰
  • 등록 2019-09-24 12:23:08
  • 수정 2019-09-24 17:5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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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브라함의 집 조감도 (사진출처=Edelman)


아브라함(이브라힘)을 공통 조상으로 두고 있으면서도 종교간 분쟁이 끊이지 않았던 그리스도교, 유대교, 이슬람이 함께 종교의식을 지내는 장소가 UAE(아랍에미리트)에 마련된다. 


지난 20일 인간형제애 고등위원회(Higher Committee of Human Fraternity, 위원장 미구엘 아유소 기소 대주교)는 뉴욕공립도서관에서 열린 회의에서 아부다비 사디야트 섬(Saadiyat Island)에 지어질 아브라함의 집(Abrahamic Family House) 조감도를 공개했다. 


< 인간형제애 고등위원회 >는 지난 2월 말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슬람 수니파를 대표하는 알아즈하르 대이맘 알타예브(Ahmed al-Tayeeb)가 종교 갈등을 해소하여 평화를 이루고자 서명한 공동선언문 「세계 평화와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인간의 형제애」(Document on “Human Fraternity for World Peace and Living Together”)에 따라 설립된 종교간 단체다. 


세 종교는 아브라함이라는 뿌리를 공유하고 있음에도 종교간 분쟁과 이로 촉발되는 내전 등으로 인해 집안싸움을 벌이는 모순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대표적으로, 세 종교의 성지로 여겨지는 예루살렘은 ‘평화의 마을’이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종교별로 구역이 나뉘어져 따로 종교의식을 치를 만큼 분열되어 있다. 


< 인간형제애 고등위원회 >는 이러한 뿌리 깊은 종교간 갈등과 긴장을 해소하려는 공동선언문의 원칙에 따라 아브라함의 집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아브라함의 집에는 교회, 이슬람 사원(모스크), 유대교 사원(시나고그)가 한데 모여 있다. 각 종교는 개별적인 공간에서 종교의식을 치를 수 있으면서도, 정원이라는 공통된 공간을 통해 서로 연결된다. 아브라함의 집 건축가 데이비드 아디아예(David Adjaye)는 UAE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세 종교가 모인 건물은 여태껏 존재하지 않았다”며 “나는 각 신앙이 고유한 경험을 지키면서도 이들을 한 가지 장치로 연결할 수 있는 건축물을 만들고 싶었다. 그게 바로 정원”이라고 설명했다.


아브라함의 집 건축에 대해 교황청 종교간대화위원회 의장이자 인간형제애 고등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아유소 기소 대주교(추기경 서임예정자)는 “이러한 시도는 인류에게 매우 감동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그는 “악과 증오, 분열이 뉴스를 만들지만, 더 깊은 곳에서는 선이 자라나고 있으며 이는 우리로 하여금 대화하고, 서로를 알아가며, 형제애와 평화의 세상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해준다”고 말했다.


알아즈하르 대이맘 자문을 담당했던 이슬람교 모하메드 마흐무드 압델 살람(Mohamed Mahmoud Abdel Salam) 판사는 “모두의 안전, 공존 그리고 평화를 이루기 위해 공동선언문의 원칙을 전파하려는 이 에너지와 결단력에 감동했다”면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대이맘 알타예브는 종교와 국적과 관계없이 인류 전체의 행복을 이루겠다고 결심을 내린 것”이라고 밝혔다.


유대교측의 브루스 러스틱(Bruce Lustig) 시니어 랍비는 “종교지도자들과 공동체 사이의 다리를 놓는 일 뿐만 아니라 차이로 점철된 시대에 평화와 조화를 기르는데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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