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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교, 대사, 사제, 부제직’에 ‘지원’한 프랑스 가톨릭 여성들 - “여성들도 자기 소명을 공표하고자 하는 것”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0-07-24 17:02:30
  • 수정 2020-07-24 18:3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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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여성 모두가 사도 > 트위터 갈무리)


프랑스 가톨릭 평신도 여성신학자가 최근 리옹교구 대교구장직에 지원하면서 화제를 모은 가운데 다른 프랑스 여성 평신도들도 이같은 움직임에 동참했다.


지난 22일, 여성 문제의 대두와 함께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사도 중의 사도” 성녀 마리아 막달레나의 축일을 맞아 가톨릭교회 평신도들로 구성된 단체 < 여성 모두가 사도 > (Toutes Apôtres)의 여성 평신도 7명이 파리 주프랑스 교황대사관을 찾아 주교, 교황대사, 본당 사제, 부제직 ‘지원’ 서류를 제출했다. 


이들이 ‘지원’한 직분은 대부분 가톨릭교회에서 사제서품이 필요한 직분들로, 현재는 여성들이 수행할 수 없도록 규정된 자리들이다.


연기자, 신학자, 외교관, 심리치료사, 공무원 등 다양한 직업 가진 여성들이 성직에 지원 


< 여성 모두가 사도 > 단체에는 최근 필리프 바르바랭(Philippe Barbarin) 추기경이 성직자 성범죄로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퇴하여 공석이 된 리옹 대교구장직에 ‘지원’한 안느 수파(Anne Soupa)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들은 지원서를 제출하고 주프랑스 교황대사 첼레스티노 밀리오레(Celestino Migliore) 대주교와의 면담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본당이든, 교구든, 바티칸에서든 또는 서품직에서든 책임 있는 위치에 여성이 부재하다는 사실은 그 자체로 충격이자 교회의 자기부정”이라며 “이러한 불의는 작은 문제가 아니라 교회의 몸 전체에 상처를 내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 중에서는 실제로 여성서품을 관철시키기 위해 투쟁해온 이들도 있고, 이러한 지원을 통해 가톨릭교회 내 여성 지위와 위상을 재고하는 토론을 촉발시키기 위한 기회로 삼는 이들도 있었다.


단체 기자회견문에서 이들은 “각 직분에 대한 지원서는 각자의 부르심과 식별의 결실”임을 강조하고 “안느 수파의 리옹대교구장직 지원이 일으킨 충격 이후, 이 여성들도 자기 소명을 공표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서로 다른 배경과 직업을 가지고 있다. 지원자들은 연기자, 평신도 신학자, 외교관, 심리치료사, 공무원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진 여성들이다. 


이 중에는 가톨릭교회의 공인은 받지 못했으나 여성서품을 위해 오랫동안 투쟁해온 로마가톨릭여성사제협의회(ARCWP)에서 서품을 받은 스페인 출신 후보자도 있다. 


가톨릭교회 여성 관련 논의 활성화하는 기회로 삼아


프랑스 일간지 < La Croix >는 지원서를 제출한 7명의 여성과 이에 대한 반응을 한데 모아 보도했다. 


부제직에 지원한 공무원 출신의 마리-오톤느 테포(Marie-Automne Thépot) 씨는 “나는 ‘지원하면 잃을 게 너무 많다’고 털어놓았던 다른 모든 여성들을 위해 나선다”고 말했다.


이들을 지지한 안느 수파 역시 “여성을 성직자중심주의에 편입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하지만 이는 무척 교활한 논리”라며 “그렇다면 그동안 교회 한구석에 처박힌 채, 평생 누군가를 대신하는 존재로 밀려난 여성들을 위해서 가만히 있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너무 자극적인 측면으로 인해 역효과를 나을 수도 있다”는 우려 또한 있으나 이러한 의견을 낸 평신도들도 가톨릭교회 여성들이 자기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수단과 방식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공감했다.


오는 8월부터 스위스 프라이부르크 주 독일어권의 주교 대리로 활동하게 될 마리안느 폴 엔젠(Marianne Pohl-Henzen)은 “여성으로서 나는 교회 안에 남아 안에서부터 변화시켜보기로 결심했다”면서 “꾸준히 하면 변화는 조금씩 생겨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이번 가톨릭여성들의 지원이 “교계제도를 뒤흔든다는 점에서 흥미롭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움직임을 본 프랑스 성직자들 역시 교회 내 여성 지위에 대한 토론을 촉발하는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프랑스 예수회 월간지 < Etudes > 편집장 프랑수아 위베(François Euvé) 사제는 “안느 수파 역시 여성을 사제로 만드는 것이 해답이 아님을 잘 알고 있으나 이를 통해 논의를 개시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베 사제는 “가톨릭교회 여성관련 논의는 부차적인 문제로 다뤄져서는 안 되며, 설령 처음에는 예민한 반응을 촉발 시킬지라도 분명 발 벗고 나설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느 수파의 대교구장직 지원 당시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던 프랑스 푸아티에 대주교 파스칼 빈저(Pascal Wintzer) 대주교는 “이 일곱 개 지원서의 위법적 측면에만 천착하여 자문하지 않은 채 이들의 행동과 자격을 비판할 수도 있겠으나 거기에서 멈춰 더욱 깊이 숙고하지 않는 것은 속좁은 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빈저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공동합의성에 대해 강조하시며, 이를 통해 우리는 지역적 차원에서 숙고해보아야 한다”며 “이에 관해 보편적인 결정을 기다리기만 하면, 그러한 결정은 절대로 내려지지 않을 것”이라며 논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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