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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언론, “자유를 지키자” 이례적 단결 화제
  • 끌로셰
  • 등록 2020-09-24 15:25:16
  • 수정 2020-09-24 18:4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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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NCY/PHOTOPQR/L`EST REPUBLICAIN)


2015년 이슬람교를 풍자한 삽화를 그렸다는 이유로 이슬람을 표방한 극단주의자들이 프랑스 풍자 주간지 < Charlie Hebdo > 기자 8명, 삽화가 1명, 건물 관리인 1명, 경찰 2명을 살해한 일명 ‘샤를리 에브도 테러’ 사건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프랑스 주요 언론사들은 재판이 진행되는 가운데 또 다시 샤를리 엡도를 위협하는 발언이 이어지자 이례적으로 공동 성명을 발표하고 “표현의 자유를 지키자”며 단결했다.


종교를 비판할 자유란, 종교인들이 공론장에서 자기 신념을 제약 없이 밝힐 수 있는 자유와 같다. 


< Charlie Hebdo > 국장 리스(Riss)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번 ‘함께, 자유를 지킵시다 : 이웃시민들에게 보내는 공개서한’(Ensemble, défendons la liberté. Lettre ouverte à nos concitoyens)에는 100여 개의 프랑스 언론이 참여했다. 샤를리 엡도 테러가 벌어진 근간이 되는 ‘표현의 자유’의 침해를 막고자 < Le Monde >(르몽드), < La Croix >(라크루아), < Le Figaro >(르피가로), < Libération >(리베라시옹) 등 대부분의 중앙 언론과 지역 언론들이 대거 함께 참여했다.


이들은 공개서한에서 “서로 다른 관점을 옹호하는 언론들이 일반적으로 잘 사용하지 않는 성명서 형식으로 이토록 엄숙하게 독자와 이웃시민들에게 호소한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면서 “우리가 이렇게 하는 것은 민주주의의 가장 근본적 가치 중 하나인 여러분의 표현의 자유에 관해 알려주는 일이 시급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언론은 오늘날 서로 다른 입장을 가졌다는 이유로 위협받는 일이 잦아졌다며 “언어폭력은 점차 물리적 폭력으로 변하게 되었다. (…)  프랑스 사람들은 자기 출신이나 의견 때문에 광인들에 의해 살해되었다. 기자와 삽화가들도 살해되어 자유로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릴 수 없게 되었다”고 고발했다.


프랑스 혁명을 통해 만들어진 1789년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이 보장한 기본권은 “공기와도 같은 것인데 그 공기가 사라지고 있다”면서 “이러한 기본권을 쟁취한 선조들이 우리에게 남기고 간 것을 온당히 누리기 위해 우리는 더이상 이러한 죽음의 이념에 굴복하지 않을 것을 결의해야 한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시민들을 향해 “우리는 여러분이, 여러분의 결집이, 여러분의 양심이 쌓은 성벽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우리가 비록 의견도, 믿음도 다를지언정 우리는 모두 함께 자유의 적과 맞서 싸우는 결의에 찬 상대임을 그들이 알아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 La Croix >의 기욤므 구베르(Guillaume Goubert) 보도국장은 논설을 내고 샤를리 엡도 테러 때와 마찬가지로 종교를 비난했다는 이유로 상대방에게 모든 유형의 폭력을 가하는 행위를 규탄하며 “종교의 자유는 표현의 자유와 한 쌍”이라고 말했다. 구베르 보도국장은 “이에 더해 종교를 비판할 자유란 종교인들이 공론장에서 자기 신념을 제약 없이 천명할 수 있는 자유와 같다”고 강조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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