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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토양력 강화’의 그린뉴딜과 ‘일거리’ - 땅과 흙을 살리는 일거리는 삶의 양식도 바꾼다
  • 이원영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0-10-21 13:58:47
  • 수정 2020-10-21 2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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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러브 코리아!”


요즘 지구촌 사람들이 한국을 좋아한다. 필자가 해직기간 걸었던 순례길에서 이 말을 들을 때마다 좋으면서도 신기했다. 언제부터 그랬던가. 만난 이들은 한류와 경제발전을 포함하여 ‘촛불 민주주의’에도 엄지 척을 올렸다. 하지만 실망하는 부분도 있다. 지구촌 관심사인 ‘에너지전환’이다. 능력에 비해 의지가 없다는 것. 심지어 ‘기후악당’이란 비난까지 듣는다. 세계 유수의 기업들이 간판처럼 여기는 RE100(재생가능에너지로만 100% 생산하겠다는 선언)도 우리 기업들은 거리가 멀다. 철 지난 원전에만 목매는 일부 언론들은 더 괴상하다.


지금 지구는 심각하다. 작년 이맘때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는 인류가 살아남으려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30년까지 2010년 대비 45%를 줄이라고 한다. 혁명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미국 대선도 그린뉴딜 공약이 나왔고 우리도 덩달아 정책을 발표했다. 표방은 했지만 실현은 미지수다. 그린뉴딜은 에너지 전환이 중요하지만 그 위에 더욱 중요한 개념이 있다. ‘토양력 강화’다. 토양에는 막대한 탄소저장능력이 있다. 그 능력을 잃어왔던 게 이백년이다.


지금 배기가스보다 지구를 뜨겁게 달구는 행위가 있다. 숲에다 불을 질러서 농지나 초지를 만드는 일이 아프리카와 아마존 밀림지대 그리고 유라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다. 재거름으로 만든 지력은 몇 년 못 간다. 또 다른 숲을 찾아 태울 수밖에 없다. 산소생산과 탄소저장도 크게 줄어든다. 산업혁명 이후 지구촌의 탄소배출 400여Gt(기가톤) 중 화석연료에 의한 것이 3분의2이고, 3분의1은 경작과 토양유실, 토양오염 탓이라고 한다. 땅을 잘못 다루어 나온 130여Gt이 숙제다. 이걸 어떻게 풀어야 할까.


현장을 보자. 가령 전 국민의 4분의1의 인구가 살고 있는 경기도를 보면, 농산어촌의 여유로운 땅도 있다. 경제활동이 집중돼 있어서 에너지전환도 선도할 수 있지만, ‘토양력 강화’를 도모하는 일거리도 만들어 낼 수 있다. 바로 건강 먹거리 수요와 관련된 농촌일거리다. 농민 개개인 누구나 실천할 수 있지만, 이를 수요자와 연계하여 도와주는 섬세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생태농업유역’도 그런 거버넌스의 하나다. 유역이란 물이 흐르는 동일수계지역을 말한다. 작은 유역안에서 농가들이 함께 농약을 치지 않는 생태적 농사를 짓는다면 안전한 먹거리를 지속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덩달아 토양도 건강해지고 탄소도 더 많이 저장한다. 하지만 손이 많이 드는 ‘일거리’다. 이런 농사를 원하는 동네가 있다면 제도화해서 공공 신뢰를 줄 수 있다. 수도권에는 생산과 소비를 함께 원할 사람이 많다.


또 지구촌 차원의 일거리도 있다. 사막에서도 벼를 재배하는 우리의 농사기술이 전파될 곳이 많다. 찾아가서 함께 농사지으면 된다. 벼농사 물을 담수하려면 숲부터 잘 보전해야 한다. 나라 안팎으로 일거리가 있다. 겸하여 축산분뇨를 활용한 바이오에너지를 마을기업이 생산해 낼 수도 있고, ‘에너지 리모델링’과 ‘영농형 태양광’ 등 개인이나 조합이 일을 할 수도 있다.


최근 코로나19 위기에 ‘기본소득’은 세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게다가 산업구조가 급변하여 일자리 마련이 어려운 요즘에는 유효한 기본적 복지다. 소액일지라도 승수효과로 경제에도 기여한다. 기본소득으로 생존이 보장된다면 ‘일거리’가 중요해진다. ‘누구나 원할 때’ 일을 할 수 있다는 ‘일거리’는 또 다른 인권이자 복지다. 젊은 노인이 많아지는 요즘은 직업으로서의 일자리 못지않다. 기본소득과 함께 쌍으로 작동하는 ‘기본 일거리’로 이름 붙여도 된다.


땅과 흙을 살리는 일거리는 삶의 양식도 바꾼다. 지구촌에 기여할 수 있다. 또 다른 “아이 러브 코리아!”가 기대된다.



이원영 수원대 교수·국토미래연구소장



[덧붙이는 글]
이 글은 [경인일보] 에도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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