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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중국, 주교임명에 관한 잠정협정 연장하기로 - “협정 결과 긍정적이라 판단”…2년 연장 결정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0-10-26 13:34:00
  • 수정 2020-10-26 13:3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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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Vatican Media)


중국에서의 인권이나 종교의 자유에 관한 측면에서 상당한 비판이 일었음에도 교황청은 중국과의 관계를 유지하여 단계적으로 가톨릭교회 정상화를 꾀하며 종교의 자유를 개선하려는 쪽으로 방향을 결정했다.


교황청 공보실은 지난 22일, 입장문을 내고 “2018년 9월 22일 베이징에서 체결되어 10월 22일부터 효력을 발휘한 ‘주교임명에 관한 교황청과 중국 간의 잠정협정’ 만료 도래에 따라 양국은 잠정협정의 실험적 적용 기간을 2년 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자오 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역시 저녁 정례 브리핑에서 잠정협정이 연장되었음을 공개하고 양국이 긴밀한 대화를 유지하며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교황청과 중국이 맺은 잠정협정은, 중국이 종교를 앞세운 내정간섭을 꺼린다는 사실과 중국에서 그리스도교가 탄압받고, 정상적인 교회생활이 불가능하다는 교황청의 인식을 절충한 협정이다. 중국 정부 산하 단체인 중국 천주교 애국회 및 중국 주교회의 측에서 주교 후보를 지정하면 교황이 그들 중 한 명을 최종적으로 임명한다는 내용의 협정으로 알려졌다.


교황청은 해당 협정이 인권을 비롯한 중국 관련 정치 현안이 아닌 오로지 교회 생활에 국한된 문제를 다룬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강조하며 지난 2년간의 협정 결과에 대해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이는 합의한 문제에 관한 양국의 원활한 소통과 협조 덕분”이라고 밝혔다. 


교황청은 “가톨릭교회 생활과 중국 국민의 이로움을 위한 개방적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추구하고자 한다”면서 대화의 문을 열어두었음을 재차 확인했다. 


공식 발표에 앞서 전날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Pietro Parolin) 추기경은 “22일까지 기다려봐야 정확히 알겠지만 모든 것이 잘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여도 된다”고 말해 협정연장 여부에 관심을 모은바 있다.


주교임명에 관한 잠정협정, 베네딕토 16세도 승인해


이날 함께 공개된 교황청 공보 < L'Osservatore Romano >에는 협정연장 목적과 상세한 이유가 공개되었다. 


먼저, 협정연장은 간략한 외교문서의 형태인 구상서(Note verbale)로 이루어졌음을 밝히며 “주교단과 주교임명 자체에 있어 교황만의 역할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이 협상의 영감이 되어 협정문 작성의 지침이 되었다”고 밝혔다.


교황청은 이 협정이 “긴 여정의 도착점이자 동시에 더 크고 선구안적인 합의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하며 “프란치스코 교황의 전임자들이 시작하여 이끌어 온 수년간의 긴 협정 후에, 그리고 재론의 여지 없이 전임자들과 같은 생각의 연장선에서” 이루어졌음을 강조하며 베네딕토 16세도 교황청-중국 협정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올해 2월, 2020 뮌헨안보회의(MSC)에서 잠정협약 이후 양측 장관급 외교 인사들이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협정연장 의지를 확인하고 접촉을 계속해왔다고 교황청은 설명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21일 기자들의 질문에 “최근까지 코로나로 인해 모든 일이 복잡해지기는 했지만 양자간 접촉이 있어왔다”고 말했다. 프랑스 일간지 < La Croix >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주 이탈리아 중국 대사관을 통해 교황청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도 대변인을 통해 지난 9월 교황청-중국 잠정협정을 두고 “성공적으로 적용되었다”며 협정연장에 긍정적이라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내놓았다. 당시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올해 초부터 양측은 코로나19 팬데믹 가운데 서로 상호적으로 지지해왔으며, 국제 공공보건의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고 여러 긍정적인 반응을 통해 상호 신뢰와 합의를 쌓아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교황청은 지난 2월 중국 후베이성과 저장성, 푸젠성에 70만 개의 마스크를 지원하기도 했다. 저장성 원저우 교구장 샤오 주민(Shoa Zhumin) 지하교회 주교는 이에 보답하고자 코로나19 확산이 급증했던 지난 4월 이탈리아와 교황청에 마스크를 전달하기 위한 기금을 모집하기도 했다.


협정 성과 미약하나, 종교의 자유 개선 위한 출발점


교황청은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Pietro Parolin) 추기경이 전날인 21일 언급한대로 교황청은 “협정이 교회의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모든 문제나 정체된 상황을 다룬 것은 아님을 지적할 필요가 있겠다”면서 종교의 자유나 중국 인권 문제 등과 관련된 사안을 이번 협정과 연계하여 해석하려는데서 협정에 관한 오해가 생겨난 것이라고 짚었다. 


그럼에도 교황청은 이러한 협정이 “국제 공동체 전체를 위한 공동선”을 추구할 것이라 강조하고 “여전히 큰 고통을 안겨주는 많은 상황들이 존재함을 인정한다. 교황청은 이를 아주 잘 알고 있으며 이를 고려하여 종교의 자유를 더욱 내실 있게 행사할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 중국 정부의 관심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갈 길은 여전히 멀고 어려움도 없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교황청은 구체적인 협정 성과에 대해 내몽골 자치구 지닝 교구장 야오 슌(Antonio Yao Shun) 주교, 산시성 한중 교구장 수 홍웨이(Stefano Xu Hongwei) 주교임명 사례를 들었으며 “다른 여러 주교임명 절차가 정도는 다르지만 진행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치상으로는 훌륭한 성과는 아니나 좋은 출발이라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아직까지 비밀에 부쳐진 협정 내용에 대해 “협정의 많은 부분을 여러분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실상 주교임명권과 관련해 지금까지 드러난 내용이 핵심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파롤린 추기경은 “협정으로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 생각지 말라. 협정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도 있다”며 중국에서의 종교의 자유가 전반적으로 개선되지 않았음도 시사했다.  


지난 7일 미국 가톨릭 매체 < Crux >와 인터뷰를 가진 교황청 국무원 외무장관 폴 갤러거(Paul Gallagher) 대주교도 “문에 발을 걸치는 것과 같다”며 협정의 성격을 요약했다.


전 홍콩 교구장이었던 젠(Joseph Zen) 추기경을 비롯한 중국 천주교회 일부에서는 잠정협정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간 종교의 자유가 개선되지 않았고, 그리스도교 탄압도 줄어들지 않았다며 협정을 비판한 바 있다. 


특히 젠 추기경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지난 3일 파롤린 추기경이 교황청 전교기구(PIME) 주최 학술회의에서 중국 선교의 역사를 되짚으며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청과 중국 잠정협정을 직접 승인하였다’고 한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고 파롤린 추기경을 “거짓말쟁이”라고 비난했다.


젠 추기경은 “베네딕토 16세가 부정하지 않을 것을 알고 협정을 승인했다고 말한 것이 가장화가 난다”며 베네딕토 16세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아시아 교회 정책 사이에는 “연속성”이 없고, 자신은 협정문을 보지 못했으니 파롤린 추기경이나 협정에 관한 어떤 말도 믿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교황청은 이러한 지적을 의식한 듯 협정연장 이유에서 “연속성”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실제로 2009년 베네딕토 16세가 중국 가톨릭교회에 보낸 개요(Compendium)을 살펴보면 “교황청은 현재의 어려움이 극복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협상에 언제나 열려 있다”(5번)고 말한 바 있다.


지난 9월 마이크 폼페이오(Mike Pompeo) 미국 국무장관은 한 종교매체 기고글에서 교황청이 협정 이후 종교의 자유가 개선된 것이 없고, 최근 중국에서 티베트족, 위구르족 탄압 등의 인권 문제가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교황청이 이를 “도덕적으로 증언해야 한다”고 압박하며 협정연장 반대 입장을 이례적으로 내비치기도 했다.


한편, 중국 가톨릭교회에서는 협정에 관해 스스로를 “무능력하다”, “재능이 없다”, “시대와 맞지 않는다”며 협정을 가로막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사퇴하는 주교가 나오기도 했다. 푸젠성 민동(Mindong) 교구장 궈시진(Vincenzo Guo Xijin) 주교는 지난 4일 갑작스럽게 은퇴를 선언하기도 했다.


중국을 방문하여 주교서품식에 참여하는 등 교황청-중국 잠정협정의 실무를 담당한 클라우디오 마리아 첼리(Claudio Maria Celli) 대주교는 지난 6월 이탈리아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교황청이 협정을 연장할 것이라는 추측을 내놓은 바 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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