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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교회 ‘포용성’ 구현할 신임 추기경 13명 발표 - 교황선출권 가진 9명에 투표권 없는 추기경 4명 - 르완다·브루나이 최초 추기경, 수도회 출신 3명 등 다양성 인사
  • 끌로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0-10-27 12:52:12
  • 수정 2020-10-27 21:5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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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Vatican Media)


오는 28일 추기경 회의에서 서임할 13명의 신임 추기경 명단이 공개됐다.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Conclave) 투표권을 가진 80세 미만의 신임 추기경 9명, 투표권이 없는 80세 이상 신임 추기경이 4명이다.


가톨릭교회의 입장에서 ‘존재의 변방’으로 여겨지는 곳에 추기경을 임명하여 ‘다양성 가운데 보편성’ 정신을 강조하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기 초부터 강조해온 다양한 차원의 ‘포용성’을 교회 안에서 드러낼 수 있는 인물들로 평가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7번째 추기경 서임에 해당하는 이번 인사에는 프란치스코 수도회 출신 인물이 3명이 포함되어 있다. 신임 추기경의 출신 대륙은 아시아(2명), 아프리카(1명), 라틴아메리카(2명), 북아메리카(1명), 유럽(7명)이다. 


‘다양성 가운데 보편성’ 인사 이어져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번 임명에서도 가톨릭교회의 종주국으로 여겨지지 않는 지역 출신의 추기경을 선택하여 가톨릭교회가 다양성을 지향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르완다 최초의 추기경이 될 키갈리(Kigali) 대교구장 앙투안 캄방다(Antoine Kambanda, 61세) 대주교는 투치족(Tutsi) 출신이다. 벨기에의 식민통치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원주민 부족들을 분리하여 대립시키는 ‘분열통치’(divide and rule)의 결과로 생겨난 투치족과 후투족 사이의 갈등이 내전으로 번진 르완다 집단학살 때 형제 한 명을 제외하고 모든 가족을 잃은 아픔을 지녔다. 


캄방다 대주교는 1990년 요한 바오로 2세의 르완다 순방 때 키갈리 대교구에서 사제서품을 받고, 2005년 교황청립 알폰시아눔 대학교에서 윤리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키갈리로 돌아가 교구 카리타스 국장,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냈으며, 주로 신학교 교수와 학장을 역임하며 후학 양성에 힘썼다. 


캄방다 대주교는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주교서품을 받아 르완다 키붕고 교구장을 지내다가 2018년 르완다의 수도 키갈리 대교구장으로 임명 받았다.


필리핀 카피스(Capiz) 대교구장 호세 아드빈쿨라(Jose F. Advincula, 68세) 대주교는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을 역임하고 있는 타글레(Luis Antonio Tagle) 추기경과 함께 콘클라베 투표권을 가진 두 번째 필리핀 출신 추기경이 된다.


아드빈쿨라 대주교는 1976년 카피스 대교구에서 사제서품을 받고 마닐라에서 심리학, 교회법을 공부하고 교황청립 안젤리쿰 대학에서 교회법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아드빈쿨라 대주교는 2001년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주교서품을 받고 2011년 카피스 대교구장에 임명되었으며, 필리핀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 원주민위원회에서 활동했다.


아직까지 정식 교구가 설정되지 않은 브루나이의 대목구장 코르넬리우스 심(Cornelius Sim, 69세) 주교는 영국 스코틀랜드 던디 대학에서 이공계 학사를 취득하고 미국 오하이오 스튜벤빌 프란치스코 대학에서 신학 석사를 취득했다. 브루나이 출신의 최초의 주교였던 심 주교는 이번 임명을 통해 브루나이 출신의 첫 추기경이 된다.


심 주교는 1989년 사제서품을 받았으며, 이반 팽(Ivan Fang) 사제에 이어 브루나이 출신의 두 번째 사제가 되었다. 이후 1990년대 브루나이의 교계제도 설립을 위해 브루나이 지목구의 감목으로 활동하였으며 2004년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지목구가 대목구로 승격되면서 주교서품을 받았다. 


다양한 인종과 난민 포용하는 추기경들


‘형제애’ 따르는 프란치스코 수도회, 추기경 3명 배출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 세계 각지의 약자를 포용하는 ‘형제애’를 실현하는 사제들을 추기경으로 서임했다. 이는 교황이 임기 내내 가장 큰 관심을 기울여온 부분이기도 하다. 


지난해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최초로 워싱턴 대교구장이 된 윌튼 그레고리(Wilton D. Gregory, 72세) 대주교는 최초로 아프리카계 미국인 출신의 추기경이 된다.


최근 미국에서 벌어진 ‘조지 플로이드 사건’에 대해 그레고리 대주교“인간 사이에 퍼진 인종차별이라는 바이러스를 드러내었다”며 “모든 인종차별 행위와 마찬가지로 조지 플로이드 죽음의 참혹함은 우리 안에 있는 그리스도의 육신에 상처가 되었다”고 규탄한 바 있다. 


미국에서 역사적으로 차별을 받아온 아프리카계 미국인으로서 인종차별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온 그레고리 대주교는 1973년 사제서품을 받은 뒤 1980년 교황청립 안셀모 대학에서 전례학 박사를 취득했다. 이후 1983년 주교서품을 받은 뒤 1993년 일리노이 주 벨빌 교구장, 2004년 조지아 주 아틀랜타 대교구장직을 수행했다. 


그레고리 대주교는 미국 주교회의(USCCB) 의장직 등 각종 요직을 거쳤다. 오는 11월 80세를 맞아 콘클라베 투표권을 상실하는 전 워싱턴 교구장 도날드 우얼(Donald Wuerl) 추기경의 뒤를 잇는 미국 출신의 콘클라베 유권자 추기경이 된다.


난민 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온 주교들도 추기경으로 서임된다. 먼저 이탈리아 토스카나 시에나-콜레디발델사-몬탈치노 대교구장 아우구스토 파올로 로주디체(Augusto Paolo Lojudice, 56세)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측근으로서 난민 문제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왔다. 특히 로주디체 대주교는 이탈리아 주교회의(CEI) 난민위원회 총무를 맡고 있다.


에티오피아, 에리트레야 교황대사와 주 유엔 총회 교황청 영구 참관인을 역임한 실바노 토마시(Silvano M. Tomasi, 80세) 대주교는 이탈리아 산 카를로 스칼라브리니안 선교회 출신으로 1965년 사제서품을 받았으며 뉴욕 포드햄 대학교에서 사회학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뉴욕시립대(CUNY)에서 조교수를 지냈다. 


토마시 대주교는 민간 싱크탱크 이민연구센터(Center for Migration Studies)와 국제이민학술지(International Migration Review)를 창립하는 등 난민 문제 해결과 연구에 천착해왔다. 뿐만 아니라 교계제도 내에서도 토마시 대주교는 미국 주교회의 이주난민사목국(PCMR) 국장(1983-1987)과 교황청 이주사목평의회 총무(1989-1996)로 활동하며 난민 문제에 오랫동안 관심을 기울여왔다.


추기경으로 지명된 로마 카스텔 디 레바(Castel di Leva)의 거룩한 사랑의 성모 성당 엔리코 피에르체(Enrico Fierce, 80세) 사제 역시 1965년 로마에서 사제서품을 받은 이후 교구에서 난민, 빈곤 퇴치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왔다. 


피에르체 몬시뇰은 로마 카리타스 재단 이사장 겸 고리대금업 피해자 지원단체 < 살루스 포폴리 로마니 >(Salus Popoli Romani) 이사장으로 활동했다. 특히 피에르체 몬시뇰은 난민, 빈민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생활, 교육 등을 지원하는 < 로마 연대 협동조합 >(CRS)의 이사장을 맡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교황은 최근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정신을 따라 발표한 새 회칙 『모든 형제들』 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2013년부터 지금까지 아시시 사크로 콘벤토(Sacro Convento) 수도원 성지보호관구장으로 활동해온 마우로 감베티(Mauro Gambetti, 55세)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OFMconv) 사제를 추기경으로 서임하기로 했다. 감베티 사제는 1998년 종신서원을 하고 2000년 사제서품을 받았다.


교황은 이외에도 2년 전 대규모 성직자 성범죄가 드러남에 따라 모든 주교가 사퇴서를 제출하기까지 한 칠레 가톨릭교회에도 새 추기경을 서임한다. 카푸친 작은 형제회(OFMcap) 출신의 칠레 산티아고 대교구장 셀레스티노 아오스 브라코(Celestino Aós Braco, 75세) 대주교는 2019년 성직자 성범죄 은폐 혐의로 공백이 된 산티아고 대교구의 교구장서리직을 수행하다가 같은 해 12월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교구장으로 임명되었다.


아오스 대주교는 스페인에서 태어나 사라고사와 팜펠루네에서 철학과 신학을 공부하고 바르셀로나 대학에서 심리학 석사를 받았다. 이후 1967년 종신서원을 거쳐 1968년 사제서품을 받고 2014년 주교서품을 받았다.


이외에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공동합의성과 교황청 개혁을 위한 신호를 보내려는 듯 최근 자신이 주교 시노드 사무총장에 임명한 마리오 그레치(Mario Grech, 63세) 주교를 추기경에 서임하기로 결정했다. 


그레치 주교는 1984년 사제서품을 받고 라테라노 대학에서 석사, 안젤리쿰 대학에서 교회법 박사를 취득하고 말타 고조(Gozo)로 돌아가 2011년 베네딕토 16세에게 주교서품을 받아 교구장이 되었다. 2019년에는 주교 시노드 사무총장 대리로 임명되었으며, 지난 9월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사무총장직에 임명되었다. 


추기경 평의회(Council of Cardinals)에서 교황청 개혁을 보좌하다가 전임 시성성 장관의 갑작스러운 사퇴로 최근 시성성 장관에 임명된 마르첼로 세메라로(Marcello Semeraro, 62세) 대주교 역시 추기경에 서임된다.


세메라로 주교는 1971년 사제서품을 받고 교황청립 라테라노 대학에서 신학 박사를 취득하고 대학에서 교의신학과 교회학을 강의했다. 이후 1998년 주교서품을 받았다.


이외에도 교황청 강론 전담 사제 라니에로 칸탈라메사(Raniero Cantalamessa, 86세) 카푸친 작은형제회(OFMcap) 사제도 추기경으로 서임된다. 칸탈라메사 사제는 1958년 사제서품을 받고 스위스와 밀라노에서 신학과 고전문학을 선공했으며 밀라노 성심대학에서 교수로 재직했다. 이후 종교학과 학장을 거쳐 1980년 요한 바오로 2세 때부터 현재까지 계속해서 교황청 강론 전담 사제로 40년 이상 활동해왔다.


칸탈라메사 사제는 대림사순 시기에 교황과 추기경 등 교황청 고위성직자들이 참여하는 묵상에서 강론을 해왔다.


멕시코 산 크리스토발 데 라스 카사스 교구장 출신의 펠리페 아리스멘디 에스키벨(Felipe Arizmendi Esquivel, 80세) 명예주교는 본당 사제, 신학 교수 등을 거쳐 주로 성소 양성과 관련된 직분을 수행해왔다. 에스키벨 명예주교는 1963년 사제서품을 받고 1991년 타파출라(Tapachula) 교구장에 임명된 뒤에 라틴아메리카주교단총회(CELAM) 사무총장을 역임했다.


이렇게 해서 오는 11월 28일 신임 추기경들의 서임과 함께 콘클라베 투표권을 가진 80세 미만의 추기경 수는 128명이 된다. 이 중 프란치스코 교황이 임명한 추기경은 73명, 베네딕토 16세가 임명한 추기경은 39명, 요한 바오로 2세가 임명한 추기경은 16명이다. 


(1) 지목구(Apostolic Prefecture): 정식 교계제도 설정 전에 교구의 역할을 하는 교회 제도를 말한다. 지목구에서 교세가 안정적으로 확장되면 더 큰 규모의 준교구인 대목구(Apostolic Vicariate)와 정식 교구로 승격된다.


(2) 감목: 주교 또는 주교의 직분을 수행하는 성직자를 일컫는 말로, 보통 정식 교구가 설정되지 않은 지목구, 대목구를 관장하는 성직자를 일컫는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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