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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종교 그리스도교의 시작 - [이신부의 세·빛] 진리가 전해지고 퍼져나가는 경위, 룻과 율법학자의 경우
  • 이기우
  • edit@catholicpress.kr
  • 기사등록 2021-08-20 16:10:46
  • 수정 2021-09-07 12:5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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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베르나르도 아빠스 학자 기념일(2021.8.20.) : 룻 1,1-22; 마태 22,34-40 


하느님께서 아브라함을 처음 부르시고 나서 이스라엘 백성이 이루어지기까지, 팔레스티나 땅에는 아브라함의 적통을 이어 받은 후손들만 살아간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스마일이나 에사우 등 방계 후손들뿐만 아니라 바벨론 평원에서 살던 아브라함의 조상들로부터 퍼진 후손들이 사방에 흩어져 살고 있었습니다. 이들은 하느님을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을 뿐 섬기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오늘 독서에 나오는 룻은 그런 모압족의 여인이었는데, 유다인 나오미의 며느리가 되면서 하느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룻은 남편이 죽었는데도 자기 동족에게로 돌아가지 않고 시어머니 나오미의 하느님을 섬기겠다고 선언하였습니다(룻1,16). 결국 룻은 유다 지파에 속하는 보아즈와 혼인하여 다윗의 3대 조상이 되는 오벳을 낳았습니다(마태1,5). 이로써 예수님의 조상 중에는 모압족이 포함되게 되었고, 이렇게 신앙은 순수 유다인 혈통을 넘어서는 개방성을 지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해서 유다인들에게 전해져 내려온 하느님 신앙은 예수님을 통해서 결정적인 전환을 이룩합니다. 사두가이 유다인들은 소나 양을 불태워 유다인들의 죄를 없애준다는 속죄 제사로 사제직을 수행하다가 성전 정화 사건으로 단죄를 받은 바 있었는데, 바리사이 유다인들도 나서서 예수님을 시험하고자 들었습니다: “율법에서 가장 큰 계명은 무엇입니까?”(마태22,36). 

 

본시 십계명으로 시작된 율법이 그 당시에는 613가지로 늘어나 있었기 때문에 그 중에서 가장 중요한 계명을 가려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평소에 율법 교사들 사이에서도 논쟁이 그치지 않았던 터이기는 하지만 궁금해서 물어본 것이 아니라 떠보기 위해서 물어본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연히, 십계명의 첫째 계명을 꼽으셨을 뿐만 아니라 그제까지 바리사이 유다인들이 소홀히 취급하던 또 다른 계명까지 더 추가 인용하여 대답하셨습니다(신명6,4-5; 레위19,18). 예수님께서는 하느님과 이웃을 사랑하라는 이 가르침으로 십계명의 종교였던 유다교를 넘어서셨습니다. 사랑의 종교인 그리스도교가 이렇게 해서 시작된 것입니다. 

 

동아시아 문명에 널리 알려진 한자문화권 언어로는 이 가르침이 경천애인(敬天愛人)입니다. 하느님을 흠숭하되 목숨과 마음을 다하는 정성으로 할 것이요, 사람을 사랑하되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진정성으로 해야 할 것입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제

(영원한도움의성모수녀회 파견사제)



[필진정보]
이기우 (사도요한) : 천주교 서울대교구 사제. 명동성당 보좌신부를 3년 지내고 이후 16년간 빈민사목 현장에서 활동했다. 저서로는 믿나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행복하여라』 등이 있으며 교황청 정의평화위원회에서 발간한 『간추리 사회교리』를 일반신자들이 읽기 쉽게 다시 쓴 책 『세상의 빛』으로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을 수상했다. 현재 영원한도움의성모수녀회 파견사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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