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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 케이블카 반대운동 할 때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있다. 환경단체가 반대운동을 할 때 박근혜 정부는 누구를 이용해 맞불을 놓을 것인지 말이다. 바로 노인단체와 장애인단체다.
장애인단체 가운데 보수적 혹은 친정부성향 단체를 이용해 맞설 것이다. 개인마다 단체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장애인단체에서 환경이슈로 활동하는 경우가 드물다. 연대한다고 해도 그게 뭐가 문제인지, 사람과 피조물의 연결에 대해서 고민을 적게 한다는 것이다.
가톨릭교회에서도 장애인이 생태계에 관심 갖고 활동하는 사람들이 얼마 없다. 신학자로는 황종렬 박사가 유일하다. 교회운동에서 보면, 연대를 깊이 있게 하지 못하는 문제를 보인다. 장애인 환경운동가로 유명한 사람은 이균도 선생이 유일하다. 장애인 활동가들이 환경문제를 가지고 고민하고 행동한다는 게 사실 쉬운 일이 아니다.
진보정당에 장애인당원이 있는데 이들이 주로 집중하고 활동하는 건 인권문제에 국한돼 있다. 이균도 선생처럼 환경문제 그 자체에 집중하는 경우는 드물다. 송전탑 투쟁에서도 보면 환경과 생태계를 집중해서 관심 갖기보다 계급이나 생존권에만 집중하는 양상을 보여 아쉽다.
이유가 있는데 조심스럽게 접근을 해보면 환경단체 활동가 가운데 장애인들이 적다. 채용 땐 비장애인 중심으로 이뤄지는 안타까움이 있다. 그러다보니 일부 환경단체 활동가가 장애인을 비하하는 문제가 생긴다.
장애인운동이 도시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농촌장애인들 문제는 많이 놓친다. 결국 농촌장애인 문제는 주로 사회사업시설에만 집중되고 농촌 마을에서 벌어지는 인권문제는 놓쳐버리는 경우가 많다.
농촌장애인들이 농사를 자유롭게 지을 수 있다면 생태운동 심화에도 도움이 될 텐데 요즘 농촌에선 장애인들도 공장으로 내몰리는 추세다. 농촌에 어르신들이 남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그 때문이기도 하다.
장애인들도 자신이 누리는 문명의 혜택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자신이 타는 전동휠체어의 전기가 어디서 왔는지 생각해 보길 바란다. 자신이 끼는 보청기의 건전지가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생각하길 바라본다.
산에 오를 때 힘들지만 기어서, 걸어서 도착했을 때 기분 좋게 외치는 것이 맞을까, 산을 부당하게 파헤친 케이블카 타고 맞을까 어느 것이 옳은지 장애인들이 생각했으면 좋겠다. 인권과 더불어 생태계도 집중하길 바란다. 환경단체 비장애인 활동가들은 장애인 활동가들을 편견 없이 대해주길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박근혜정부가 케이블카 정당화를 위해 친정부 장애인단체에 용역 주는 일에 저항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