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국회 환경노동위 국정감사, 인천성모병원 노조탄압 증언
  • 이완규 기자
  • 등록 2015-10-09 14:27:56

기사수정


▲ 10월 8일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홍 지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 이완규 기자


천주교 인천교구가 운영하는 '인천성모병원 노조 탄압'과 관련, 8일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홍명옥 인천성모병원 노조지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탄압사례를 증언했다. 사측인 '인천성모병원'을 운영하는 신부에 대한 증인채택이 무산됐다.


새정치민주연합 장하나 의원은 "천주교 인천교구가 운영하는 인천성모병원에서 일상적으로 자행되는 노조탄압과 직장에서의 괴롭힘 문제를 이번 국정감사에서 재대로 다뤄보고자 했다. 그래서 인천성모병원 행정부원장 박문서 신부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부르고자 했으나, 여야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무산됨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 10월 8일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장하나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 이완규 기자


장 의원은 천주교 인천교구가 2005년 인천성모병원을 인수해 경영하면서, 당시 200명이 넘던 노동조합원이 현재 11명만 남게 된 이유와 최근 천주교 인천교구와 수개월 째 투쟁하면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증인으로 출석한 홍명옥 지부장에게 물었다.


홍 지부장은 "먼저 이 자리에 나올 사람은 인천성모병원의 병원장 신부와 행정부원장 신부라고 생각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홍 지부장은 "국제성모병원의 부당청구사건, 그리고 인천성보병원 노조지부장에 대한 '집단괴롭힘'이 발단이 돼 국정조사까지 하는 상황에서, 이 행위의 직접적인 당사자들이 바로 병원장과 행정부원장임에도 불구하고, '성직자(가톨릭 신부)라는 이유로 증인채택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이들 신부는 인천성모병원은 1500명이 넘는 노동자가 일하는 기관의 대표다. 경영의 최 일선에서 경영자 역할을 할 때는 CEO(최고경영자)이고, 그 경영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때, 특히 노사관계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는 자리에서는 '성직자'라는 이유를 들어 면죄부를 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홍 지부장은 “병원 측이 환자를 끌어 모으기 위해 병원직원들에게 신규환자와 종합검진환자 소개 할당을 하고, 2000데이, 3000데이라는 것을 통해 2,000명, 3,000명으로 정한 외래환자 목표를 채우도록 직원들에게 강요한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병원 직원들이 환자 수를 채우기 위해 가족과 친인척을 환자로 등록하고 처방을 받는다. 이렇게 발행한 처방을 근거로 해 건강보험공단에 보험급여를 청구했는데, 이런 사실이 국제성모병원에서 퇴직한 간호사가 경찰에 제보해 드러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홍 지부장은 “이런 국제성모병원 건강보험금 부당청구사건, 인천성모병원 노조지부장에 대한 집단괴롭힘 사건이 벌어져 지난 5개월 간 병원 측과 대화를 수차례 요구했으나 병원장도 병원을 운영하는 천주교 인천교구도 대화를 외면했다. 최근에는 지역 고용노동부 지청장이 문제 해결을 위한 노사 간담회 자리를 주선했으나 병원 측이 노조와는 대화하지 않겠다고 해 결국 무산된 상태다”라고 밝혔다.


장하나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이 문제에 대해 고용노동부 북부지청의 중재노력도 효과를 발휘하지 못해 진전이 없고, 또 병원 측에서 응하지 않고 있으니 고용노동부 본부 차원에서 나서 달라”는 요청을 장관에게 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은 "관할 지청에서 중재했으나 안됐다는 보고를 들었다. 정확히 내용을 파악해 보겠다. 부당노동행위가 있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인영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천주교 인천교구가 병원을 인수한 뒤 200명이 넘던 노동조합원이 11명 남게 되기까지의 노동탄압 사례를 물었다.


이에 홍 지부장은 ‘내 아버지의 집을 장사하는 집으로 만들지 말라!’(요한 2, 16)는 성서 구절과 프란치스코 교황 사진을 넣어 만든 피켓을 들고 설명했다.


▲ 홍 지부장이 피켓을 들고 노동탄압사례를 말하고 있다. ⓒ 이완규 기자


그 피켓 한쪽에는 병원 측이 노조탄압을 하는 과정에서 당시 구사대 활동을 하던 중간관리자들에게 배포한 노동조합원들의 사진이 들어있다. 당시 병원 중간관리자에게는 노동조합원 전원의 사진을 A4용지 앞뒤로 인쇄해 나눠줬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중간관리자가 갖고 있던 노동조합원 얼굴사진에 '근조리본'을 그려 넣기도 했고, 차마 입에 답지 못한 욕설을 적나라하게 써 놓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천주교 인천교구가 병원을 인수하자마자 노조를 탄압하고 이 과정에서 악덕 기업에서나 볼 수 있는 여러 물리력을 동원했다. 노조원의 집단 탈퇴, 조합원 간부 징계와 고소 고발, 손배가압류, 단협 해지까지 다 당했다”고 홍 지부장은 주장했다.


가장 잔인했던 것은 자신에 대한 직장 내 '집단괴롭힘'이었다며, 다소 울먹이는 목소리로 증언을 이어갔다.


홍 지부장은 자신에 대한 인권탄압을 병원 직원 대부분 아는 사실이고, 자신이 정신과 전문의로부터 적응장애라는 진단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병원 측에서는 병원이 벌인 일이 아니고 직원간의 갈등이라며 피해가려 한다며, 억울해 했다.


권성동 의원(새누리당)은 국감 증인으로 ‘신부여서 안 된다’라고 자신이 말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인천성모병원 홍명옥 노조지부장께서 증인으로 출석했고, 인천성모병원에서 노사 간에 다툼과 분쟁이 있는 것은 잘 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노조에서 발간한 유인물을 보면 야당 이인영 간사께서 박문서 신부에 대한 증인신청을 했는데 마치 여당 간사인 제가 ‘신부여서 증인신청을 거부했다’고 유인물에 적혀있는데, 그건 오해라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저는 신부님인데도 증인신청을 할 것이냐고 물어봤고, 기본적으로 이건 노사문제이기 때문에 노동청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지 국회가 개별적인 노사 사건에 대해 개입할 권한이 없다라는 이유로, 재고해 달라고 해서, 이인영 의원께서 증인신청을 철회한 것이지, ‘신부여서 안 된다’ 이렇게 이야기 한 일은 없다”고 말했다.


또 “노조 유인물에는 마치 제가(권성동 의원) 거부해서 박문서 신부에 대해 증인신청이 안된 것처럼 돼 있는데, 그렇게 표현된 것은 좀 삼가 해 달라”고 증인으로 출석한 홍명옥 지부장에게 말했다.  


TAG
키워드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