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장기 파업 해결을 위한 음성 군민대책위원회’는 8일 충북 음성군 ‘엑소후레쉬물류’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풀무원 본사가 풀무원 화물노동자들의 인권 보호와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직접 나서야 한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음성군민대책위원회는(이하 대책위) 천주교 청주교구 음성성당, 음성군농민회, 음성노동인권센터 등 14개의 종교·사회단체로 구성됐다. 대책위는 풀무원이 화물노동자들과 직접대화에 나설 것과 화물노동자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풀무원 화물연대 노동자들이 지난 1월에 체결한 협약을 지키라고 요구하며 35일째 파업을 벌이고 있지만, 풀무원은 자회사인 엑소후레쉬물류에만 책임을 맡기고 있다”며 “풀무원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물류관계자와 풀무원 화물노동자들이 수차례 만났지만, 협상에 책임자가 나오지 않아 진전이 없다”며 “풀무원이 화물노동자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하라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불매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훈일 음성성당 신부(청주교구)는 “풀무원에 많은 지역 군민들이 일하고 있어서 노사분규의 원만한 조정을 위해 종교인으로 대책위원회에 참여하게 되었다”며 “처음에는 회사와 화물노동자 사이에서 원만한 해결을 위한 중재 임무를 수행하고자 했다”고 밝혔다.
김 신부는 그러나 “명절을 전후하여, 풀무원 화물노동자들을 폭력 집단으로 매도하는 언론의 보도가 쏟아지는 상황을 보고 못마땅한 마음이 들었다”며 “노사쟁의가 발생하면 그 문제에 대한 타결점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단순히 노동자들을 폭력집단으로 매도하여 해결하려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노사 양측을 중재해 보면, 노조 측에서는 대화의 의지가 명확하게 있지만, 회사 측은 외면으로 일관한다. 노동자들을 폭력 집단으로 매도해서 노사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노조를 파괴하려는 나쁜 의도가 의심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회사가 대화로 해결해야 할 문제를 언론보도를 통해 화물노동자들을 매도하여 해결하려 한다면 갈등을 키우는 일이다”며 “회사는 노조의 요구를 무시하기보다는 긍정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대책위 성명서 전문이다.
< 풀무원은 화물노동자들과 직접 대화에 나서라 >
국민의 신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바른 먹거리 풀무원은 화물연대 풀무원분회 화물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 풀무원의 자회사인 엑소후레쉬물류에 내 맡기지 말고 직접대화에 나서야 한다.
풀무원분회 화물노동자들의 파업이 35일째를 맞고 있다. 이들은 지난 1월 체결한 협약에 대해 회사 측에서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살인적인 노동 강도 개선과 산재 사고 처리 등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엑소후레쉬물류 관계자와 풀무원 화물노동자들이 여러 차례 만났지만 협상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은 사람이 계속 대화에 나서면서 협상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는 풀무원 쪽에서 “우리는 대화를 하고 있다”는 명분 쌓기 꼼수에 불과 하다.
풀무원은 더 이상 기업의 정신을 훼손하지 않기 바란다. 정직한 기업을 표방한 풀무원은 이웃사랑과 생명존중의 정신을 실천한다고 회사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생명존중 정신에 대해 “작은 생명도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자연환경을 가꾸어 나가겠다는 사람과 자연과의 약속”이라며 “자연을 자연답게 살려야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풀무원이 벌리고 있는 작금의 현실은 어떠한가? 이곳에서 일하는 화물노동자들은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고, 일하다가 다쳐도 보상은커녕 대차 비용까지 물게 하고 있다. 어찌 생명존중을 기본으로 하는 기업이라 할 수 있나 묻고 싶다.
이에 우리는 풀무원 측에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이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우리와 뜻을 함께하는 진보시민단체와 함께 풀무원 불매 운동에 적극 나설 것은 천명하는 바이다.
하나. 풀무원은 화물노동자들과 직접대화에 나서라
하나. 풀무원은 화물노동자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노동조건을 개선하라
2015년 10월 8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