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광주교구 교구장 김희중 주교가 23일 광주 동구 호남동성당에서 ‘숙자씨를 위한 겨울나기 침낭나눔 행사’에 참석해 노숙자들에게 따듯한 음식과 오리털 침낭을 선물하며 위로와 격려를 전했다. 광주교구와 가톨릭 광주사회복지회가 주최한 이번 행사에는 노숙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행사에 참여한 최민석 신부는 “노숙자들은 11월부터 2월까지 이어지는 겨울철이 가장 견디기 힘들고, 두려운 기간이다. 노숙자들 나름대로 지내는 방법이 있지만, 집 없는 그들의 고통은 상상하기도 힘들다”며 “이 겨울철 칼바람은 뼛속까지 침투해 들어온다. 이들의 추위를 걱정하신 김희중 대주교님께서 노숙인들을 호남동 성당에 초대하여 침낭과 음식을 나누는 잔치를 마련 하였다”고 말했다.
이어 “아주 소박하지만 특별한 일이다. 오시지 못하신 분들은 직접 침낭과 음식을 들고 찾아가서 전달 할 예정이다”며 “온정이 담긴 침낭을 통해 몸과 마음을 녹여 노숙자들이 항상 따듯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주교는 음식과 침낭을 전달하며 ‘이는 천주교에서 베푸는 것이 아니라 받은 것을 나누는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희망은 실패로 인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포기로 인해 끝나게 된다며 노숙자들이 삶의 희망을 포기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이날 나눔 행사에 참석한 한 노숙자는 이 ‘거룩한 자리’에 초대하신 하느님께 감사한다며 기도했다. 20년 가까이 노숙생활을 했다는 또 다른 노숙자는 침낭이 생겨 올 겨울은 어느 때보다 푸근할 것 같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날 호남동성당 봉사자들은 소머리 국밥을 노숙자들에게 제공했다. 광주교구는 90개의 침낭을 준비했으며 남은 침낭은 가톨릭사회복지회가 직접 현장에서 노숙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