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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면 스님 퇴진해야
  • 김근수 편집장
  • 등록 2015-12-02 17:33:32
  • 수정 2015-12-02 17:3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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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근수 편집장) 선생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 (김윤길 동국대학교 대외담당관저는 동국대학교에서 대외담당관이라는 직책을 맡고 있는 김윤길입니다.


-선생님 단식하신 지 얼마나 되셨죠?

 

16일째입니다.

 

- 어떻게 하시다가 동조단식을 시작하게 되신 건지요?

 

지난 1년 동안 학교 상황을 지켜보면서 그 어느 때보다도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특히 이번에 김건중 학생이 농성텐트를 치고 단식을 시작한 이후에는 그 모습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아프고 부끄럽고 힘들었습니다.

 

학생이 학교의 구조적 문제, 학교의 최고책임자 선출 문제에 대해서 직접 목소리도 내고 급기야 단식 투쟁까지 하는 모습을 보고 제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습니다. 또 참을 수 없는 울화가 치밀어 올랐습니다. 31일째 되는 날 이사회 석상에서 새로운 정기가 마련되고 학생이 단식을 끝냈으면 하는 바람이었는데그 바람이 좌절되었습니다. 제가 고민을 하다가 김건중 학생의 단식을 내가 이어서 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이 사건의 원인은 널리 알려져 있는데 선생님은 이 사건의 해법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현재 이사장 스님 임기가 끝나는 시점이 곧 3주 앞으로 다가왔는데, 그때 이사장 스님이 모든 걸 내려놓고 퇴진하시는 게 시급한 해법이라고 봅니다. 동국대학교의 총장이나 이사장 선출을 앞두고 짧게는 4, 길게는 12년마다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일인데요. 그것은 조계종립 학교라는 점과 맞물려있기 때문입니다. 동국대학교가 불교계 선각자들이 세운 불교계 학교로서 훌륭한 건학이념도 가지고 있고, 학문과 연구 콘텐츠도 훌륭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국대학교가 종립학교로 구현되는 방식은 이사회에 3분의 1은 스님들이 들어와서 최고 의사결정을 좌우합니다. 스님들이 권력의 형태로써 종립학교라는 틀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권력이 좋게 행사되면 괜찮지만 저희 학내 대다수는 스님들이 동국대학교를 불교계의 큰 이권집단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합니다.

 

이런 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이사회나 대학 평의원회 등 여러 제도 장치들이 제거되어야 합니다. 동국대학교가 종립학교로서 바로 서기 위해서는 조계종단과 불교계가 동국대학교를 어떻게 바라보고 뒷받침할 것인지 다시 정립되어야 합니다.

 

- 동국대 사태는 조계종의 종단개혁이라는 큰 맥락과 이루어지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점도 일부 있겠지만 동국대학교라고 하는 한국의 교육법과 사립학교법에 의해 존립하는 대학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자율권과 자치권이 부여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종립학교라는 틀 안에서 그것이 훼손되는 것이 더 큰 문제입니다. 현재 종단 지도부의 인식이 종단 개혁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연관되지만, 동국대학교 문제는 독자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점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 원천적으로 이사장이나 총장에서 스님들을 제외한다면 어떻겠습니까?

 

저는 원친적인 해법은 아니라고 봅니다. 스님들 중에는 훌륭하신 분들도 계시죠. 종립학교이기 때문에 그런 분들이 이사장이나 총장을 맡을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이사장 스님은 그 전에 좋은 일도 하셨지만, 동국대에서 1년 동안 보여주신 모습은 대학에 필요한 리더십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것을 자명하게 드러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학생들이 이사장 스님 퇴진을 주장하고 교수님들과 많은 분들이 공감하고 동참하고 있습니다.

 

또한 총장 보광 스님께서 승려로서 교수생활을 훌륭하게 하신 분이지만, 대학 사회에서 학문 윤리가 중요한 흐름입니다. 표절문제가 전면화 된 상태에서 보광 스님께서 총장을 맡는 다는 것은 학생들에게 더 이상 교육을 하지 않겠다는 포기선언과 마찬가지입니다.

 

스님의 경력이나 연륜, 역량 이전에 대학이 지켜야 할 가치에 의해서 보광 스님께서도 표절 문제를 명명백백하게 밝히고 그 결과에 따라서 거취를 결정하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선생님의 대학 후배이자 따님은 선생님과 이 이야기를 자주 나누고 있습니까?

 

제 딸은 졸업 준비를 앞두고 바쁜 와중에 하루에 한 번씩 저를 찾아옵니다. 아빠가 농성하는 데 같이 동참하지 못하는 점에 대해서 이해해달라더군요. 제가 농성장에 있는 사진을 가족 카톡방(카카오톡 대화방)에 올렸더니 딸이 농담으로 아빠 안중근 닮았네. 김중근 의사라고 하는데 그 대답을 보고 눈물이 났어요.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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