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에서 참으로 놀라운 소식이 전해졌다. 교황청의 회계를 투명하게 하기를 바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의지에 따라 교황청이 역사상 처음으로 외부기관에 회계감사를 맡기기로 했다고 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금 큰 문제는 교황청 재정의 투명성 부족”이라며 “지출 근거와 지급 형태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한 바 있다.
세계적 회계법인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PwC)가 조지 펠 추기경이 이끄는 바티칸 경제기구와 협력해 교황청에 대한 외부감사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이탈리아 언론 더 로컬이 전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교황청의 방만한 지출과 부적절한 회계 시스템에 분노했다는 이탈리아 언론인 잔루이지 누치의 폭로 ‘성전의 상인’(Merchants in the Temple)이 출간된 지 한 달 만에 이루어진 일이다.
교황의 이번 조치를 가톨릭프레스는 크게 환영한다. 교황청 회계감사를 외부 기관에 맡긴 프란치스코 교황의 조치에서 한국천주교회는 무엇을 배워야 할까. 교구 회계를 투명하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하나 제안하고 싶다. 현재 각 교구청 관리국장 자리를 사제가 맡고 있다. 그런데, 교구의 돈 관리 실무 책임을 반드시 사제가 맡아야 할까.
돈 관리는 사제보다 평신도의 몫 아닐까. 평신도는 능력이 모자라느니 믿을 수 없다느니 하는 말은 하지 말자. 평신도는 은행도 경영하고, 교구보다 규모가 큰 돈 관리도 한다. 금융기관에서 근무하는 천주교 평신도는 수천 명이 넘는다. 돈 관리는 평신도가 전문이다.
경제 공부를 하지 않은 사제가 돈 관리를 맡는 것은 어색하다. 돈을 만지는 성직자의 모습은 보기 딱하다. 성직자와 돈은 하늘과 땅처럼 거리가 멀수록 좋다. 성직자는 사목에 전념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돈과 관계된 분야는 평신도에게 맡기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사제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는 분야는 아주 많다. 사제는 사목 현장에 있는 것이 적절하다. 소중한 사목에 전념해야 할 사제들이 돈 관리에 애쓰는 모습이 참으로 안타깝다. 사제는 사목에 전념하고, 궂은일은 평신도에게 맡기는 것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