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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부활대축일 북한에 사제 파견
  • 최진 기자
  • 등록 2015-12-08 14: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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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주교주교회의 민족화해 주교특별위원회(이하 민화위)가 7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난 방북 결과를 설명했다. 민화위는 내년 4월 부활대축일부터 서울교구 사제가 북한을 방문해 대축일 미사를 집전할 수 있을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한국주교회의 의장으로 방북단장을 맡았던 김희중 대주교는 간담회에서 “내년 4월 부활대축일에 서울대교구에서 평양에 사제 파견을 추진하는 등 북측과 정기미사 봉헌이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주교는 “가톨릭교회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4대 또는 5대 축일에 우리가 (사제를) 파견할 테니 협조해주면 좋겠다고 말했고, 북측이 적극 협조하겠다고 답했다”며 “북측에선 당국자 간 이변이 없는 한, 신부님이 오면 언제든지 환영하겠다고 반겼다”고 말했다. 


한국가톨릭에서는 성모마리아대축일, 부활대축일, 성모승천대축일, 성탄대축일 등을 4대 의무 축일로 정하고 반드시 미사에 참석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미사는 남측의 협조로 1988년 지어진 평양 장충성당에서 봉행될 예정이며 서울대교구에서 각 미사에 파견할 인원은 사제 1, 2명, 수행원 1, 2명 정도로 예상된다.


이어 김 대주교는 “종교적인 목적이 우선이었기 때문에 정치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자리를 함께한 이들은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남북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며 “이번 평양 방문은 민화위가 그동안 추진해 온 북한과의 교류협력 사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전환점이 됐고, 민족 화해를 위하여 추진해온 기도 운동과 인도주의적 교류 협력 사업을 더욱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시행할 필요성에 공감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한국가톨릭 주교와 사제가 개인 자격으로 방북한 사례는 몇 차례 있었지만, 주교회의의 공식 방북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주교는 “주교들만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함께 북한을 방문한 것은 분단 이후 처음”이라며 “우리의 행로가 종교 분야뿐 아니라 인도주의적 교류협력, 남북 간 국면을 풀어가는 조그마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조선가톨릭교협회 관계자들 역시 이번 한국 주교들과의 만남이 남북 신자 간의 활발한 교류 협력의 물꼬를 트는 중요한 밑거름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민화위에 따르면 조선가톨릭교협회 김대영 부위원장은 “남북 간에 해묵은 논쟁을 벗어나 6.15 선언과 10.4 공동선언의 정신을 남북이 계승 발전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며 이번 한국가톨릭 주교회의와의 만남이 금강산 관광사업의 재개 등의 현안들이 남북의 민간 교류 활성화에도 이바지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주교는 “어떠한 경우에도 한반도의 전쟁은 피해야 하며 남북 간의 민간 교류 협력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여 상호 존중과 배려의 정신을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또한 “2012년 방북 때와 비교해볼 때 평양 시가지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며 “평양의 순안비행장은 국제공항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고 휴대폰을 사용하는 이들도 많이 눈에 띄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북한 사제 양성과 관련한 협의에 대해서는 “당장 얘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고, 정례적 사제 파견을 통해 여건이 성숙되면 논의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화위는 조선가톨릭교협회(중앙위원회 위원장 강지영)의 공식 초청으로 지난 1일부터 4일까지 북한을 방문했다. 방북단은 김 주교를 단장으로 김운회 주교(춘천교구장), 이기헌 주교(의정부교구장), 박현동 아빠스(성베네딕토회)와 실무자 등 17명으로 구성됐다. 방북단은 지난 5일 닷새간의 일정을 마치고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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