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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시노트 신부 1주기, 평전 발간
  • 최진 기자
  • 등록 2015-12-22 19: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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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5년 3월17일 동아일보 농성장에서 시노트 신부가 기자들과 함께 농성을 하다 경찰에 연행되고 있다. (사진출처=경향신문)


‘제임스 시노트 신부 평전 발간위원회’는 시노트 신부 선종 1주기를 기념해 21일 서울 종로구 여전도회관에서 ‘제임스 시노트 평전’ 출판 기념식과 유작 판매전을 개최했다. 제임스 시노트(한국명 진필세) 신부는 ‘최악의 사법살인’으로 손꼽히는 ‘인혁당 재건위원회사건’(이하 인혁당사건)의 진실 규명과 한국사회의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하다가 지난해 12월 23일 향년 85세의 나이로 선종했다.


‘제임스 시노트 평전’은 유신독재 체제하에서 고통스런 시간을 지낸 우리나라 국민을 위해 온 삶을 내던졌던 선교사 제임스 시노트 신부의 삶을 조명하고 1주기를 기억하기 위해 발간됐다. 평전은 시노트 신부의 생애를 재구성해, 세상사와 상관없이 사목에만 열중하던 섬마을 사제가 차츰 현실을 직시하고 온전히 민주화와 정의실현에 헌신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평전은 당시 시노트 신부와 함께 인혁당 사건과 민주화 운동 등에 참여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과 인혁당 사건 유가족 등과의 인터뷰가 담겨있어, 1970년대 한국의 정치·사회적 상황을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들여다 볼 수 있다. 또한 시노트 신부가 지은 시와 그가 남긴 그림 등의 작품을 소개하며, 그를 기억하는 이들이 쓴 추모의 글도 담겨있다. 


메리놀외방전교회 소속으로 1961년 한국에 온 시노트 신부는 14년 동안 인천교구 영종도본당 등에서 사목하던 중 인혁당 사건을 접했다. 그는 이 사건이 고문에 의한 자백 진술 등으로 조작된 것이라고 폭로하고 억울하게 사형을 선고 받은 도예종·서도원·하재완·송상진·우홍선·김용원·이수병·여정남 씨의 구명을 위해 노력했다. 특히 시노트 신부는 외신을 통해 인혁당 사건의 조작 상황을 알려, BBC에서는 특집으로 방송하기도 했다.


하지만 1975년 4월 9일 여덟 명은 사형판결 18시간 만에 형을 집행당해 생을 마감했고, 이에 시노트 신부는 관련자 혐의가 명백하지 않은 상황에서의 사형집행은 유신정권의 민주화 탄압이 아니냐며 한국 정부에 항의했지만 4월 말 강제 추방당했다. 시노트 신부는 미국에서도 한국의 실상을 알리는 일을 계속해 여러 번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20년 후 정식 비자를 받아 한국에 돌아온 시노트 신부는 2004년 10월 ‘1975년 4월 9일’이라는 책을 발간해 인혁당 사건의 부당함을 다시 증언했다. 또한 “희생자들의 사형집행은 전 생에서 가장 아프고 슬픈 체험이었다. 다시는 그러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인혁당 사건의 진실이 밝혀져야 한다”며 사건의 진실규명을 위해 목소리를 내왔다. 


민주화운동 현장에서 시노트 신부와 함께했던 문정현 신부(전주교구)는 시노트 신부가 평소에도 인혁당 희생자 8명의 이름을 하나하나 외울 정도로 인혁당 사건과 한국사회의 민주화에 대해 헌신적이었다고 밝혔다. 결국 인혁당 사건 희생자 8명은 2007년 재심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시노트 신부 1주기 추모미사는 23일 오전 11시 시노트 신부의 장례미사가 거행된 파주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봉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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