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한국관광공사)

1월 14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천도교 중앙총부가 서소문역사공원 바로세우기 범국민대책위와 함께 '조선시대 서소문 역사 바로 보기'를 주제로 학술회의를 열었다. ‘서소문 밖 역사유적지 관광자원화 사업’이 천주교에 편향돼 있다고 주장해 온 범국민대책위와 천도교 대표기관인 중앙총부가 공동 주최하고, 동학학회, 서소문역사공원 바로세우기 사료발굴위원회가 주관 단체로 함께 했다. 

이번 회의에는 천도교 신자뿐 아니라 역사학자, 시민사회단체 회원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정정숙 천도교 중앙총부 교화관장은 "갈등이 생기지 않게 서로의 지혜를 갖고 이 주제를 잘 풀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원로 사학자 이이화선생(전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사장)은 천주교 중심의 '서소문 성역화'에 대해 "자치단체와 중앙정부의 국가예산 지원은 국가예산으로 특정 종교 사업을 벌이는 반헌법적 행위 또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서소문 일대에서 천주교 신자들만 처형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서대문형무소 터와 독립문 중심의 독립공원과 서울역사박물관과 새문안교회 그리고 정동 거리를 묶어 역사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 해 5월 21일, 충무아트홀에서 서울시 중구청 주관으로 ‘서소문 밖 역사유적지 관광자원화 사업’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었다. 그 자리에서 천주교측 발언자로 나섰던 박문수(한국가톨릭문화연구원) 부원장은 “천주교 입장에서는 성지 지척에 순교 터를 굽어보고 순교자들을 기리기 위해 이미 오래 전에 세운 중림동(약현) 성당이 있고, 오래 전부터 매주 금요일 서소문 공원에서 미사를 드려오던 터”라면서 “굳이 성당 신축에 욕심을 낼 이유가 없다”고 밝혔었다.(‘서소문 유적지’천주교 편향 논란 계속”(지금 여기, 2015.05.21) 

그런데, 박문수 부원장의 발언이 있기 일년여 전 2014년 2월 16일자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서소문 성지 개발 본격화, 설계 공모 시작“에 따르면,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미 2011년 7월부터 서울 중구, 서울시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서소문 순교성지’조성을 꾸준히 제안해 왔다고 문양효숙 기자가 폭로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주요 필자중 한 사람인 박 부원장은 그 기사를 읽지 못했단 말인가. 

앞뒤 사정이 어쨌든, 작년 5월 토론회에서 박 부원장은 “굳이 성당 신축에 욕심을 낼 이유가 없다”고 분명히 말하였다. 박 부원장의 의견대로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성당 신축에 욕심을 낼 이유가 없다. 문화관광부가 천주교 서울대교구 소속 한국교회사연구소에 발주한 “한국 천주교 문화유산 실태 조사 및 활용방안”(2012) 연구에 박 부원장은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했었다. 

나는 2014년 8월 25일 경향신문에 '천주교 서소문 단독 성지 추진은 무리'라는 제목의 기고를 보내고 천주교가 서소문을 독점 소유할 권리나 명분은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교구가 서소문을 단독 성지로 추진하는 일이 이치에 맞는지, 서소문 단독 성지 사업을 교황이 정확하게 보고받고 있는지”물었고 “교황의 서소문공원 방문 사실을 마치 교황이 서소문 단독 성지 사업을 찬성하는 신호로 해석하거나 선전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나는 썼다. 서소문공원을 천주교 단독 성지보다 ”서소문에 관계된 여러 종교의 공동 성지로, 일종의 평화공원으로 만들자”고 나는 기고에서 제안하였다. 

서울대교구는 분명히 입장을 밝혀야 한다. 박문수 부원장의 말처럼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서소문에서 성당 신축에 욕심을 낼 이유가 없지 않은가. 가톨릭프레스는 그동안 칼럼과 기사에서 ‘서소문 천주교 단독 성지’를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해왔다. 가톨릭프레스는 다시 한번 그 의견을 오늘 재확인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