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이...맞아들이는 이 (요한 13,20)
‘돌돌돌돌 턱 돌돌돌돌....’
오래된 바퀴 구르는 소리가 새벽부터 들리는 것을 보니
아마, 오늘은 장날인가 봅니다.
장에 가신 할머니는
첫배타고 나오는 분들을 위해 8시부터 시작하는 병원에서
주사 한 방 맞고
늘 다니는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말고 난 뒤
천천히 돌돌돌돌 구르는 바퀴처럼
이른 아침부터
비슷한 차림의 사람들 사이를
이 곳 저 곳 훑으며
절뚝거리며
불안하지만
재미진 마음 담아
사람 구경,
장 구경을 시작하실 것입니다.
늘 같은 듯 다른 일상에서
우리는 주님께서 보내신 이를 맞아들이는 이가 됩니다.
때로 내가 누군가에게 보내어져 맞아들여지기도 합니다.
사람과 사람,
만남과 만남 가운데
예수님께서 계십니다.
우리의 불안한 발걸음에
재미진 마음 담아
예수님께서 함께 하십니다.
말 한마디, 눈빛 한번으로도
좋은 사람 나쁜 사람이 정해지는
우리의 약한 만남 안에서
예수님이 보내주셨음을 기억한다면
우리는 조금은 순한 마음으로
‘그(너)’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