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성주군민 2천여 명, “우리는 일당 받고 소리 지르는 알바생이 아니다”
  • 최진
  • 등록 2016-07-21 19:51:09
  • 수정 2016-07-22 12:39:34

기사수정


‘사드배치 철회 성주투쟁위원회’(이하 투쟁위)는 21일 서울역 광장에서 반대집회를 열었다. 이날 성주군민 2,000여 명은 일부 언론의 ‘외부세력 개입’ 주장을 규탄하며, 주민 동의 없이 강행된 정부의 사드배치 결정에 분노했다. 


▲ 21일 성주 군민 2천여 명이 서울로 올라와 오후 2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사드 반대 집회를 열었다. ⓒ 최진


군민들은 이날 오전 9시께 전세버스 52대에 나누어 타고 서울로 올라와 오후 2시부터 서울역 광장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머리에는 ‘사드배치 결사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띠를 둘렀고 가슴에는 파란리본을 달았다. ‘외부세력 개입’을 주장하는 일부 언론의 보도에 대응코자 이들은 자신의 거주지가 적힌 명찰을 달고 집회에 참석했다. 


▲ 이날 성주 군민들은 외부세력 개입을 주장하는 일부 언론에 대응하고자 거주지가 적힌 명찰을 달고 집회에 참석했다. ⓒ 최진


어제는 후보지, 오늘 바로 최적지. 소가 웃을 일이다


김안수 투쟁위 공동위원장은 “우리는 외부의 선동이나 사주 때문에 일당 받고 소리 지르는 알바생이 아니다”라며 “정부는 국가안보라는 명분으로 주민을 무시하고, 법을 무시했다. 어제는 후보지, 오늘 바로 최적지, 너무도 황당한 발표를 했다. 소가 들어도 웃을 일이다”고 규탄했다. 


▲ 김안수 투쟁위 위원장은 외부의 선동이나 사주때문에 일당 받고 소리 지르는 알바생이 아니라고 말했다. ⓒ 최진


마당에서도, 뒤뜰에서도, 하우스에서도, 거실에서도 보인다


이어 “특히 이 엄청난 결정을 한 장관이나 책임자들이 현장방문 한번 하지 않고 책상 위에서 결정했다는 것은 그 누구도 이해할 수 없다. 어떻게 1만여 명의 주민이 사는 곳에 듣지도 보지도 못한 위험한 무기를 가져다 놓을 수 있느냐”라며 “마당에서 보이고 뒤뜰에서도 보이고 하우스에서도 보이고 거실에서도 보인다”고 지적했다. 


▲ 이부영 대표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행정조치를 해놓고 항의하는 사람들을 폭도로 몰아세우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 최진


일방적 행정조치에 항의하는 사람을 폭도로 몰아세운 일, 한두 번이 아니다


이부영 민주평화복지포럼 상임대표(전 열린우리당 의장)는 “왜 생업에 종사하고 살아가야 할 농민들을 이 뜨거운 계절에 서울까지 끌어올리는가. 왜 농민들의 마음을 모르고 함부로 일방적인 결정을 하는가”라며 “이렇게 정부는 일방적으로 행정조치를 해놓고 이에 항의하는 사람들을 폭도로 몰아세운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드 문제는 성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성주에 사드기지가 배치된다는 것은 한국 안보가 위태로워진다는 것이다”라며 “중국과 러시아는 한국에 배치되는 사드기지를 유사시에 제1의 타격 목표로 삼겠다는 것을 공표했다. 성주에 사드기지 배치는 궁극적으로 미국 본토를 지키기 위한 가장 최전방 망루 노릇을 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 서영섭 신부는 천주교 신부와 수도자들, 신자들은 성주 군민들과 동지로서 사드 반대 투쟁에 함께 하며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 최진


전자파만 해결되면 사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서영섭 신부는 “우리가 사드를 반대하는 이유는 사드가 전쟁 긴장감을 키우는 것이지 평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라며 “사드는 실효성에 대한 의문점이 남아있고 국가에 경제적인 부담을 안긴다. 또한, 국민의 피해가 만만치 않다. 그런데 정부는 마치 전자파가 해결되면 사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처럼 문제의 본질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신부는 “성주군뿐 아니라 이 땅 어디에도 사드배치를 하면 안 된다. 천주교 신부와 수도자들은 신자분들과 성주군민들의 사드배치 반대 투쟁에 동지로서 함께 하며 적극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24일 성주군청에서 있을 ‘사드배치 반대를 위한 평화 미사’에 주민들이 함께해달라고 요청했다. 


▲ 이날 김항곤 성주 군수와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은 삭발식을 하며 사드 배치 결정을 막아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 최진


성주군뿐 아니라 이 땅 어디에도 사드배치 안된다


이날 김항곤 성주 군수와 배재만 성주군의회 의장은 삭발식을 거행하며 정부의 사드배치 결정을 막아내겠다는 각오를 다졌다. 서울역 집회는 오후 4시께 평화 시위로 마무리됐다. 투쟁위 대표단은 이날 집회가 끝난 뒤 청와대와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를 방문해 성주 군민들의 항의서한을 전달할 계획이다. 


TAG
키워드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