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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찾은 프랑스 신자들의 '진정한 성지순례'
  • 끌로셰
  • 등록 2016-10-28 12:17:49
  • 수정 2016-10-28 12:2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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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지난 24일까지 한국 성지를 순례한 프랑스 사절단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 La Croix >의 21일자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원제 : 한국에서 프랑스 순교자들의 발자취를 따라) -편집자주



▲ 병인순교 150주년을 맞아 한국 성지순례를 온 프랑스 사절단이 21일 한국 성지 중 하나인 절두산 순교성지를 방문했다. (사진출처=절두산순교성지)


프랑스 8개 교구에서 온 6명의 프랑스 주교와 60명의 신부 및 평신도로 구성된 사절단은, 19세기에 파리 외방선교회 성직자 10명이 참수되었던 장소들을 돌며 24일까지 한국 성지 순례를 하게 된다.


이번 일을 기획한 것은 이브 르 쏘 주교였다. 르망의 주교인 이브 르 쏘는, 파리 외방선교회 사제로 서품 받아 1854년 한국에서 주교로 임명된 뒤 1866년 서울에서 참수를 당한 사르트 출신의 성인 시메온 베르뇌의 흔적을 따라서 지난 2011년에 이미 한국을 방문한 바 있다. 


시에몬 베르뇌 순교자의 순교 150주년을 맞아, 르 쏘 주교는 1866년에 순교하여 1984년 요한 바오로 2세에 의해 시성을 받은 다른 9명의 프랑스 신부들 출신 교구에서 온 주교들을 자신의 행보에 동참시키고자 했다. 


이렇게 6명의 주교와 60명의 신부 및 신자로 구성된 사절단은(엑상 프로방스 교구의 부쉬뒤론 주, 아미앙 교구 솜 주, 앙굴렘 교구 샤랑뜨 주, 보르도 교구 지롱드 주, 딘뉴 교구 알프드오트프로방스 주, 렁그르 교구 오뜨마른 주, 르망 교구 사르트 주, 뤼쏭 교구 벙데 주) 한국 전체를 10월 13일부터 24일까지 순방하게 된다.


26세 때 참수


“이 여행의 성격은 진정 성지 순례라 할 수 있다”고 1840년 랑곤에서 태어나 파리 외방선교회 신부로 1866년 한국에서 참수를 당한 루이 보리외 성인의 출신 교구인 보르도의 대주교 장-삐에르 리카르 추기경이 강조했다.


실제로 11일 동안 한반도의 가톨릭 주요 명소들을 방문하게 된다. 이를테면 성유물을 간직하고 있는 절두산 순교 성지와 1787년 믿음을 위해 죽은 첫 번째 한국인 순교자 김범우 토마스의 옛 집터에 지어진 명동성당 등을 방문하게 된다.


한국판 “사도행전”


순교자들이 사제직을 수행했던 다양한 장소에, 각 교구 순교자들의 출생지에서 화분 하나만큼의 흙을 퍼왔고, 우리는 프랑스 흙과 한국 흙을 섞어 나무를 한 그루씩 심을 것이다. 


이 성지 순례에서는 언급한 10명의 프랑스 선교사뿐만 아니라 19세기에 믿음을 위해 죽음을 받아들였던 수만 명의 한국 신자들의 성지에서 기도를 드리게 된다. “이러한 한국 순교자들의 수를 알고, 기억의 장소를 세우고 성지 순례를 기획하기 위해 1984년부터 해온 모든 일에 매우 감동을 받았다”라고 리카르 추기경이 말하면서, 이러한 기독교의 비극적 시작을 사도행전과 비교하여 설명했다.


프랑스 사절단은 또, 방데 주 출신 성인으로 1839년에 태어나 1865년 신부로 한국에 도착한 뒤에 마찬가지로 1866년 3월 8일에 참수를 당한 삐에르-앙리 도리의 성지를 방문했다.


사절단은 사형장으로 사용되었던 한강 근처의 새남터를 방문하기도 했는데, 이 곳은 엑상 프로방스 교구 출신 로랑 앵베르 주교와 딘뉴 교구 출신 쟈끄 샤스탄 성인이 고문을 받고 죽임을 당한 곳이다. 또 갈매못 성지도 방문했는데, 이 곳에서는 아미앙 교구 출신 마리-니콜라 앙뚜완 다브뤼 주교와 랑그르 교구 출신 마르땡-뤽 위앵 성인, 그리고 앙굴렘 교구 출신 삐에르 오메트르가 순교했다.


“순교자들이 사제직을 수행했던 다양한 장소에, 각 교구 순교자들의 출생지에서 화분 하나만큼의 흙을 퍼왔고, 우리는 프랑스 흙과 한국 흙을 섞어 나무를 한 그루씩 심을 것이다”라고 뤼쏭 교구 성지 순례 책임자인 프랑수와 가르니에가 설명했다.


뭐든지 조심하고 보는 우리 사회에서 19세기 이 젊은 선교사들의 증거는 우리에게, 예수로 인해 죽을 수도 있다는 위험까지 감수하며 자신의 집을 떠나게 만든 ‘믿음의 힘’에 대해 시사하고 있다. 


하느님의 부성애와 박애


모든 곳에서, 사절단은 지역 가톨릭 단체들에게 열렬히 환영을 받았고, 여러 가정과 성직자들을 만날 수 있었다. “뭐든지 조심하고 보는 우리 사회 속에서 19세기의 이 젊은 선교사들의 증거는 우리에게, 예수로 인해 죽을 수도 있다는 위험까지 감수하며 자신의 집을 떠나게 만든 믿음의 힘에 대해 시사하고 있다”라고 보르도 교구 대주교가 설명했다.


프랑스 사절단은 또한 외국인 성직자 혹은 교인이 아닌 한국 신자들을 통해 이뤄진 한국의 복음화 – 교회 역사에서 유일하다고 여겨진다 – 를 더 자세히 이해하게 되었다. 특히 마태오 리치의 책을 읽고서 감명을 받은 지식인들을 꼽는데, 리카르 추기경은 이들이 “차별 없는 사회를 만들어줄 수 있는 하느님의 부성과 박애에 감명을 받은 것”이라고 한마디로 이야기했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의 문제로 인해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 혹은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 '문제제기'라고 하는 것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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