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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평신도 시국선언, “이제 내려와 심판을 받으라”
  • 문미정
  • 등록 2016-11-03 12:3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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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진


헌정 사상 초유의 국정 농단 사태에 대해 전국에서 시국선언이 이어지는 가운데 천주교 평신도 단체들도 현 시국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가톨릭농민회, 천주교 인권위원회 등 14개 단체는 “박근혜 정권은 그 시작부터 불의와 부정의 결집체였다”고 비판하며 현 사태는 “노동자를 짓밟고, 농민을 억압하고, 서민들의 삶을 무너뜨리는 이 정권 실상의 일각에 불과할지 모른다”고 꼬집었다. 


이들 평신도 단체는 “불의한 무리들이 적당히 꼬리를 자르고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여 기득권을 유지하려 하고 있다”면서 “그리스도인들은 거짓맹세를 하고, 품팔이꾼의 품삯을 떼어먹고, 과부와 고아를 억압하는 불의의 무리들과 타협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국정농단의 주범이 박근혜 대통령이라고 밝히며 ▲박근혜 대통력은 즉각 자리에서 내려올 것 ▲국정농단의 공동 주범이었던 공직자들, 새누리당 국회의원들은 모두 자리에서 내려와 법의 심판을 받을 것 ▲사정 당국은 이미 긴급체포 된 최순실 뿐 아니라 국정농단의 공범들을 속히 검거하여 철저히 수사할 것 등을 요구했다.


한편, 천주교에서는 수원가톨릭대학교 신학생들의 시국선언을 시작으로 부산, 인천, 광주, 대구가톨릭대 신학생들이 시국선언을 발표했고 1일 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에서도 입장을 밝히고 대통령에게 국민 주권과 법치주의를 유린한 전적인 책임을 지라고 촉구했다. 



다음은 천주교 제 단체들의 시국선언문 전문이다. 



박근혜 대통령, 이제 그 자리에서 내려오십시오!



나는 심판하러 너희에게 다가가리라. 나는 주술사와 간음하는 자 

거짓 맹세하는 자 품팔이꾼의 품삯을 떼어먹고 과부와 고아를 억압하는 자

이방인을 밀쳐 내는 자 나를 경외하지 않는 자들을 거슬러 곧바로 증인이 되리라. (말라키 3,5)



우리 선조들의 피와 땀으로 이루어낸 공화국의 운명이 백척간두입니다.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풍찬노숙을 마다 않던 독립투사들의 기개, 민주주의를 위하여 뿌려진 거리의 선혈, 사람답게 살기 위하여 흘린 노동자들의 눈물로 이루어 낸 민주 공화국은 대통령 박근혜와 그를 통해 잇속을 챙기던 무리들에 의하여 처절하게 짓밟혔습니다.


박근혜 정권은 그 시작부터 불의와 부정의 결집체였습니다. 국가기관에 의한 대선 불법 개입으로 만들어진 정권이었고, 국민의 안위를 지키기는커녕, 살인을 자행하는 정권이었습니다. 노동자를 짓밟고, 농민을 억압하고, 서민들의 삶을 무너뜨리는 정권이었습니다. 이제야 만천하에 드러나고 있는 국정농단은 어찌 보면 이 정권 실상의 일각에 불과할지 모릅니다. 


지금 이 불의한 무리들은 드러난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기보다 어떻게 은폐하고 회피할 것인지만 을 궁리하며 공작을 획책하고 있습니다. 적당히 꼬리를 자르고 다른 모습으로 변신하여 기득권을 유지하려 하고 있습니다. 친일 세력이 그러했듯, 독재 정권의 하수인들이 그러했듯 졸렬한 변신을 통하여 이 사태를 무마하려 하고 있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이 땅에서 하느님의 정의를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거짓맹세를 하고, 품팔이꾼의 품삯을 떼어먹고, 과부와 고아를 억압하는 불의의 무리들과 타협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불의와 부패와 맞서 싸울 것이고, 그 길이 바로 하느님 나라를 이루는 길임을 고백할 것입니다. 이에 우리는 결연한 마음으로 이 정권에 가담했던 위정자들과 불의한 무리들에게 요구합니다.



가. 박근혜 대통령은 즉각 그 자리에서 내려오십시오. 국정농단의 주범은 바로 박근혜 당신입니다.


나. 정권의 시작부터 국정 농단의 공동 주범이었던 공직자들, 새누리당의 국회의원들은 모두 자리에서 내려와 법의 심판을 받으십시오. 아무리 거짓으로 무마하고 은폐하려 해도 진실은 드러나게 되어 있습니다. 국민 앞에 겸허히 반성하고 죄값을 달게 받으십시오.


다. 사정 당국은 이미 긴급체포 된 최순실 뿐 아니라 국정 농단의 공범들을 속히 검거하여 철저히 수사하십시오. 과거처럼 사정 당국이 숨기고 왜곡하려 할 경우 더 큰 민중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가는 일을 시작할 것입니다.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더 큰 힘을 모아 끝까지 불의와 맞설 것입니다. 우리가 이 불의의 세력을 솎아낼 때 새로운 민주 공화국이 시작 될 것이고, 하느님 나라를 이 땅에 이루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2016월 11월 2일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가톨릭농민회, 새세상을여는 천주교여성공동체, 우리신학연구소, 인천노동사목, 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 천주교 인권위원회, 가톨릭평화공동체, 마산교구 예수일꾼, 부산 천주교사회교리실천네트워크, 예수살이공동체, 전국가톨릭대학생협의회동우회, 천주교서울대교구지구청년대표자협의회, 한국가톨릭노동장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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