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8주기를 하루 앞두고 서울시는 19일(오늘) 서울시청 신청사에서 무분별한 성장과 개발의 시대였던 지난 반세기 서울의 도시개발 역사를 성찰하기 위한 백서 ‘용산참사, 기억과 성찰’을 발표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람은 결코 철거의 대상이 될 수 없다”며 “다시는 되풀이되지 말아야할 가슴 아픈 사건인 용산참사를 기억하고 역사적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전했다.
박 시장은 "용산참사의 근본적, 구조적 원인을 살피고 따져서 발본색원하고 대책을 마련해 실천하는 것만이 이 같은 비극이 반복되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길" 이라며 이러한 이유로 서울시가 용사참사 백서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 서울시는 오는 2020년에 용산참사가 발생했던 용산4구역 내에 ‘용산참사 전시관’을 건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19일부터 서울시청 신청사 1층 로비에는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노순택 작가를 비롯한 5명의 예술가들이 용산참사와 관련해 선보인 작품 30여 점이 용산참사 백서와 함께 전시된다. 전시는 25일까지 계속되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용산참사는 2009년 1월 20일 용산4구역 재개발 현장에서 망루농성 중이던 주민들과 전국철거민연합회 회원들을 경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화재가 발생해, 철거민 5명과 경찰 1명이 사망하고 2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사건이다.
당시 철거민의 불법폭력시위가 참사의 원인이라는 검찰의 발표와 공권력의 과잉진압이 참혹한 사건을 만들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부딪히면서 오랜 법정싸움으로 이어졌다.
결국 법원은 ‘화재의 원인은 철거민이 사용한 화염병 이었고, 경찰은 정당한 공무집행을 했으며, 철거민 모두 유죄’라는 결론을 내리면서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은 지금까지도 진상규명을 위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경찰 진압 당시 영상과 법정 증언, 증인으로 참여한 이들의 육성, 철거민 측 변호인단 입장 등을 자세히 기록한 다큐멘터리 영화 '두 개의 문'이 만들어지면서 사건이 재 조명 되기도 했다. 영화를 제작한 김일란 감독은 “용산참사는 화재사건이 아니라 국가폭력의 실체가 드러난 사건이다. 참사 자체도 국가폭력이지만 그 이후에 철거민들이 재판을 받는 과정도 국가폭력의 한 양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