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 fr.Vatican Radio >의 3월 25일자 기사를 번역한 것입니다. (원제 : 프란치스코 교황, 밀라노 교구 신부와 수도자들에 ‘교회는 다양함 속에서 일치 되어야’) - 편집자주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5일 밀라노 교구 순방 때 사제, 수도자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었다. 교황은 이 자리에서 복음화와 다문화주의 그리고 식별에 대한 세 가지 질문에 답했다.
한 신부는 교황에게 오늘날의 신부들이 복음화의 기쁨, 역사의 한 가운데서 신앙인으로 행동하는 기쁨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선택을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했다.
이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복음화는 기쁨 그 자체”라고 답하면서 교황 바오로 6세의 교서 <현대의 복음 선교 (Evangelii nuntiandi)>(1975년 12월 8일)를 인용했으며 이 교서에 대해 “바티칸 공의회 이후 가장 위대한 사목 교서이자 현재에도 이 교서가 시사 하는 바가 있다”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 바오로 6세가 “‘교회의 기쁨이란 복음화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복음화의 기쁨을 간직할 수 있는 은총을 간구해야 한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소의 뿔을 잡듯이 도전에 정면으로 맞서야”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늘날 도래한 도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기독교의 초창기부터 역사의 각 시대는 끊임없이 여러 가지 도전에 부딪혀왔다. 이 도전들은 교회 공동체 내부의 도전이면서 동시에 사회와의 관계에서 나타나는 도전이기도 하다. (…) 도전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확실히 해두고 싶다. 우리는 수도 없이 ‘아, 너무나도 많은 도전이 존재하는 이 시대에 우리는 너무 슬프다’는 불평을 듣고 있다. 하지만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이러한 도전은 황소를 붙잡을 때 뿔을 잡듯이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어서 “도전은 우리를 성장시켜주기에 도전이 존재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도전이란 살아있는 신앙의 표징이자 주님을 찾고 열린 눈과 마음을 가진 살아있는 공동체의 표징이다. 이보다는 오히려 도전 없는 신앙을 두려워해야 한다. 이러한 신앙은 스스로 완벽하다고 여기며 ‘나는 다른 것이 필요 없다. 모든 것이 이루어졌다’고 생각한다. 바로 이 점을 두려워해야 한다. 마치 모든 말씀이 주어지고 이루어진 것처럼 행동하는 태도가 그것이다. 도전은 우리로 하여금 우리의 신앙이 이념과 닮지 않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러한 이념의 위험성은 언제나 존재해왔다. 누군가가 신앙이 완벽하다고 믿는 순간, 이념이 싹을 틔워 자라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도전은 닫히고 정립된 사고로부터 우리를 구해주고 하느님의 계시에 대한 더욱 넓은 이해로의 길을 열어준다”고 설명하면서 신앙에 대한 절대적 사고를 경계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성령은 다양성의 주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세 번째 질문을 받고 다문화, 다종교, 다인종 사회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우리가 잘 모르고 있기는 하지만 교회는 다양성이라는 문화에 대해 우리에게 많은 가르침과 도움을 줄 수 있다. 성령께서는 다양성의 주인이시다. 우리의 교구와 사제 그리고 공동체, 수도회를 살펴보자. 수많은 카리스마들이 존재하며 신앙의 경험을 하는 수많은 방법이 존재하고 있다. 교회는 따라서 여러 형태의 경험을 하면서도, 하나의 존재인 것이다. 하나가 되면서도 여러 형태를 가질 수 있는 것, 바로 이것이 교회의 보배이다. 복음은 4장의 형태를 가졌지만 하나다. 이를 통해 우리 공동체는 성령의 행위를 드러내는 보배를 받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현시대를 무조건적으로 비난하거나 신성화 하지 않고, 즉 빛과 어둠의 측면을 인정하면서 현시대를 해석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해결책을 쥐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러한 다양성은 “(여러) 차이 간의 일치라고 할 수 있는 ‘상호 의존(interdependance)’을 무력화시키려는 ‘단일성(uniformity)’ 혹은 ‘상대주의(relativisime)’의 과잉을 식별하는데도 도움을 준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마찬가지로 “교회 역시 차이 안에서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교황은 “성령은 위대한 예술가, 즉 차이 안에서의 일치를 관장하는 위대한 주인”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단일성과 일치 그리고 다원주의와 다양성을 혼동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일치와 다양성은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 두 개념은 긴장 관계를 완화시키고, 인간으로서 우리가 처하게 되는 갈등과 양면성을 해소하는 것이다. 이러한 긴장 관계의 한 축을 없애버리려고 하는 것은 하느님께서 자신의 아들이 인간이 된 모습을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자 했던 방식을 지워버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이렇게 편향된 사고는 “매우 명확하고 구별되지만 하느님의 계시와 맞지 않는, 다시 말해 이념적인 이론”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신앙이 기독교 정신에 부합하기 위해서는 과정 속에서 형성되어야 하는 것이며, 이러한 건전한 긴장 관계를 통해 우리는 교회 안에서 성장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 번째로는 식별 교육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우리가 처한 풍요의 문화는 수많은 가능성의 지평을 보여주며, 이 모든 가능성이 유효하고 바른 것이라고 보여주고 있다. 우리 청년들은 말하자면 계속해서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며 결정하지 못 하)고 있는 셈이다. 두 세 개의 화면을 놓고 인터넷 서핑을 할 수도 있고, 동시에 여러 화면에서 소통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이런 세상 속에 살고 있으며, 사목자로서 우리는 청년들이 이 세상을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의무”라고 강조했다.
“성령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청년들이 인생의 여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을 갖출 수 있도록 식별을 가르쳐주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겉으로 보기에는 모두 맞는 것 같은 여러 가지 의견들 속에서 성장하며, 우리를 죽음의 문화가 아닌 부활, 생명으로 이끄는 것을 식별하는 일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식별은) 교리, 영적 동행 그리고 강론 중에 우리(성직자)가 사람들에게 가르쳐야 할 교리의 방식이자 삶의 방식”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