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59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모든 불자들께 진심으로 축하인사를 드린다. 부처님은 인류의 스승이시다. 부처님은 그리스도인에게도 스승이시다. 부처님의 가호가 불자뿐 아니라 그리스도인에게도 내리길 빈다. 부처님오심은 우리 그리스도인에게도 큰 기쁨이다.
부처님은 인간의 고통을 깊이 생각하고, 고통 받는 인간에게 관심을 보이셨다. 부처님은 자비를 몸소 베풀고 알려주셨다. 부처님이 남긴 인간 평등사상은 온 인류에게 복된 가르침이다.
부처님은 걸인 종교를 창시하셨다. 예수는 노숙인 종교를 창시하셨다. 부처와 예수 모두 가난한 사람, 고통받는 사람에 대한 관심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셨다. 불교와 그리스도교는 가난한 사람들에 대한 관심에서 형제자매 종교다.
불교는 한민족의 애환을 백성들과 함께 나누어 왔다. 불교는 민족사에서 위로자로서 큰 역할을 맡아 왔다. 한민족은 불교에게 크게 빚지고 있다. 민족사에 새겨진 불교의 역할을 우리는 높이 평가하고 존경한다. 우리 그리스도교는 불교에서 많은 좋은 것을 보았고 배웠다.
한국 불교가 잘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불교가 잘 되어야 그리스도교도 잘 될 수 있다. 불교와 그리스도교는 공동 운명체다. 그것이 참된 의미에서 연기설 아닌가. 어둠에 싸인 오늘 한국에서 불교와 그리스도교가 정의와 평화를 위한 노력에 손잡고 나가길 바란다. 불교와 그리스도교가 협조하면 우리 사회는 한층 더 밝아질 것이다. 우리가 한국 사회를 밝히는 빛이요 소금이 되기를 바란다.
그러나 종교가 세상을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이 종교를 걱정하는 시대가 되었다. 불교와 그리스도교는 그동안 백성들에게 기쁨과 희망보다 슬픔과 절망을 선사해왔다. 특히 가난한 사람들을 크게 실망시켜 왔다.
불교와 그리스도교는 반성과 자기 정화에도 앞장서는 종교가 되어야 한다. 불교와 그리스도교가 참으로 회심하고 회개한다면, 그것은 우리 민족에게 큰 위로와 희망이 될 것이다. 특히 불교와 그리스도교 지배층이 반성과 회개에 앞장서야 한다. 종교 지배층은 있지만 종교 지도층은 없다는 백성들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가.
불교에게 축하하는 그만큼 우리 같이 반성하자고 말하고 싶다. 오늘 부처님 오신 날에 이 말을 하고 싶다. “종교 지배층은 백성들의 소리를 들어라.” 우리 모두 마음을 고치자. 우리 자신을 바로 보자. 이웃을 위해 기도하자. 불의한 세상을 바로잡기 위해 행동하는 종교가 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