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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이름 납치’는 명백한 범죄행위”
  • 최진
  • 등록 2017-04-21 20:08:40
  • 수정 2017-04-21 20: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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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유철 시인 ⓒ 최진


국민의당 경남선거대책위원회(이하 경남선대위)가 한 예술인의 이름을 본인 동의도 구하지 않고 선대본부장으로 발표해 논란이 되고 있다. 자신의 이름을 무단으로 도용당한 김유철 시인은 국민의당이 ‘이름 납치극’으로 예술인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사건이 발생하게 된 원인을 밝히고 관계자들의 진솔한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 18일 국민의당 경남도당 선거대책위원회(이하 경남선대위)는 출범식을 열고 안철수 후보의 승리를 위한 결의를 다지면서 경남선대위 명단을 발표했다. 이날 경남선대위는 김유철 시인을 선대위 공동본부장으로 발표했지만, 정작 시인 본인은 이 사실을 다음날 신문을 통해 처음 알았다.


김유철 시인은 시집 < 천개의 바람 > < 그대였나요 > 등을 펴낸 시인으로, 경남 민주언론시민연합 이사와 창원민예총 대표를 지낸 예술인이다.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이며, 현재 ‘삶·예술연구소’ 대표를 맡고 있다.


김유철 시인은 “국민의당은 60년을 살아오면서 어떤 특정 정치인에게도 곁눈질하지 않았던 한 시인의 삶을 모독했다. 영문도 모르는 ‘혼인신고’로 예술가의 이름과 삶을 납치했다”라며 “그런데도 경남도당 책임자는 이런 범죄행위를 ‘해프닝’으로 일축하는 인터뷰를 했다. 정치인과 예술인은 언제부터 이토록 다른 세상을 살고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또한 “정치적 위상 부풀리기에는 긴 명함을 가진 이름이 필요하겠지만, 시인이 ‘삶·예술연구소 대표’라는 현 직책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들은 ‘경남민예총 부회장’이란 전직을 들먹였다”라며 “이것은 개인과 단체에 대한 이중적인 모욕이며 범죄”라고 지적했다.


김유철 시인은 경남도당에서 시인의 이름을 무단으로 도용해 공동본부장으로 올린 관계자의 이름을 밝힐 것과 ‘이름 납치극’으로 피해를 본 자신과 경남민예총, 그리고 모든 문화예술인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혹여 망각의 시간이 해결해주거나 안철수 후보의 당선을 자만하며 뭉개서는 안 될 것”이라며 “관계자들의 반성과 진솔한 사과 없이는 이번 ‘이름 납치극’에서 시인이 받은 모욕감과 지역에서 받은 명예추행은 씻을 길이 없다”고 했다.


경남민예총도 성명을 발표하며 “경남선대위의 ‘이름 납치행위’는 한 예술가의 인권유린과 명예훼손을 넘어서 모든 예술인에 대한 명예와 자존심을 짓밟은 폭거”라며 “이번 행위는 국민의당이 적폐세력의 한 축임을 명백히 드러내는 것이다”고 규정했다.


이에, 국민의당 경남도당은 20일 사과문을 통해 사전 당사자 확인을 거치지 못해 발생한 실수라고 인정했다.


정중규 국민의당 중앙선대위 전국장애인위원장은 “확인도 없이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은 변명의 여지없이 백번 잘못한 것이다. 상식적이지 못한 일이 발생해 안타깝고 죄송하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중앙당에 이와 관련해 보고가 올라갔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라며 “김유철 시인의 성명을 보니 더 안타까움이 든다. 다시 중앙당에 보고 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대선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해 더욱 안타깝다”라며, “과열된 진흙탕 싸움이 자칫 이번 사태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 예술인에 대한 진정한 사과와 인격적인 회복이 아니라, 단지 상대에 대한 비판의 도구로 사용되고 넘어갈까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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