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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복) 부활 제5주일 독서·복음 묵상
  • 김수복
  • 등록 2017-05-12 23:58:00
  • 수정 2017-05-12 23:5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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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독서(사도 6,1-7) 해설

<사도들은 기도하고 말씀을 전파하는 일에 온 힘을 기울였다>


오늘 제1독서를 분석해 보면, 그 중심에 12사도의 말이 나오고(6,2-4), 그 다음에 봉사자 일곱 명을 뽑는 이야기가 나온다(6,5-6). 초대 공동체 안에 불화가 생긴다. 신도들의 숫자가 불어나자 가난한 신자들의 궁핍을 해결해주는 일에서 말썽이 빚어진다. 이 대목에서 루카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는 공동체 안에서 사도들이 수행해야 할 역할을 분명히 하려는 데 있었다. 그리고 교회 안에 새로운 직분이 생겨나는 과정을 밝히려는 데 있었다.


‘12사도’의 으뜸가는 임무는 ‘말씀에 대한 봉사’에 있다. 그러나 루카에 의하면 그 봉사가 단순한 선포와 설교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도 12사도가 어디까지나 한 집단으로 뭉쳐 적극적으로 공동증언을 함으로써 이루어지는 봉사였다.


또 루카가 ‘12사도’에게 고유한 두 번째 임무라고 규정하는 것은 ‘끊임없이 기도하는 일’이었다. 이 표현은 분명히 바오로다운 표현이다. “희망 속에 기뻐하고 환난 중에 인내하며 기도에 전념하십시오”(로마 12,12).


그 다음, 교회의 새로운 직분은 새로 선출된 ‘일곱 사람’의 직분이었다. 이 직분은 신도들의 숫자가 불어나는 새로운 상황에 따른 필요성 때문에 생겨난 직분이다. 그들은 식량 배급과 같은 임무를 띠었다. 그들도 성령으로 충만한 사람들이어야 했다.


시편 (32) 해설

<의인들아, 주님 안에서 환호하여라. 올곧은 이들에게는 찬양이 어울린다>


이 시편은 창조주 하느님을 찬미하는 노래이고, 선택받는 백성을 향한 하느님의 사랑을 찬양하는 노래이다. 시편 작가는 하느님의 보호와 총애를 받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하느님을 찬미하도록 초대한다.


이 시편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당신 사람들의 기대에 응답하시는 하느님의 사랑에 찬 섭리를 밝힌다. 하느님의 눈길은 그들 뒤를 따르고 그분의 은총이 늘 그 사람들 위에 내린다. 하느님의 보호와 은총이 당신의 사람들인 인류 모든 사람에게 내린다.


제2독서(베드 전 2,4-9) 해설

<인류 공동체와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은 주춧돌이신 그리스도 위에 세워진 하느님의 성전이다>


- 그리스도인 공동체는 하느님의 새로운 성전이다. 그리스도께서 사람이 되어 오고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 구원사업을 이룩하셨으니 인류 공동체와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느님의 새로운 성전이 되라고 부르심을 받았다. 이제 모든 사람은 그리스도와 생명을 나누어 갖게 되었고 그리스도와 함께 죄(분열과 미움)에 죽고 생명(화해와 합심)으로 부활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우리가 사람을 존중하는 것은 사람이 하느님의 살아 있는 성전이 되어 예수님처럼 죽고 부활하도록 초대받고 있는 귀중한 존재이기 때문이다.


- 그리스도께서는 주춧돌이다. 베드로는 자기 자신을 교회의 초석이라 말하지 않고, 그리스도만이 살아 있는 하느님 성전의 초석임을 분명히 한다. 그리하여 그리스도를 대리하여 일하고 있는 일꾼이나 제자라 할지라도, 오늘도 인류 안에서 구원 활동을 펴시는 그리스도께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되고 그분의 쓸모 있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신자들은 모든 사람과 온 인류를 하느님의 나라 안으로 인도하는 일에 몸 바치라고 부르심을 받은 그리스도의 일꾼이요 도구이다.


복음(요한 14,1-12) 해설

<십자가를 통과하신 예수님만이 인류를 하느님과 친교를 맺도록 인도하신다>


- 예수님의 길은 어둠을 통과하는 길이다. 토마와 다른 사도들에게도 의심에 차 있던 시기가 있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과 당신을 따르는 모든 사람이 통과해야 하는 극적인 사건을 예고하신 바 있다. 


▲ ⓒ 최진


그리스도의 삶을 이어받아서 그리스도답게 살려는 모든 사람은 존재의 뿌리가 흔들리는 동요를 견디어내야 한다. 그리스도처럼 십자가의 길을 통과할 수밖에 없다. 하느님 아버지께서는 숨어계신 가운데, 예수님께서 취해야 할 길은 칼바리아를 향하는 길이다. 그리스도처럼 참되고 올바르게 살려는 사람에게 인생이 죽음과 맞닥뜨리고 있어도, 진리는 자기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다.


하느님, 그 분을 눈으로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처럼 하느님께서 계시지 않는 듯한 상황을 구약시대에서부터 사람들이 고통스럽게 체험했고, 신약시대에 와서도 그 점은 마찬가지다. 우리에게 드러난 하느님의 유일한 모습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일그러진 예수님의 모습뿐이다.


- 예수님을 알아보는 사람은 하느님 아버지를 알아본 사람이다. 예수님께서 오신 뒤에는 하느님께서 더 이상 찾을 수 없는 분,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분이 아니시다. 하느님께서는 이제 예수님 안에서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분이시다. 이 진리는 귀중한 그만큼 투쟁해서 지켜나가야 할 진리이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께서 인류의 한 사람이 되심으로써 인류는 모두 서로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생명을 받도록 부르심을 받았다. 그 생명은 고귀한 그만큼 모든 사람이 서로 사랑하여 키워나가야 할, 모든 위협을 물리치고 목숨을 바쳐 지켜야 할 생명이다.


묵상


앞으로 나아가야 할 하느님의 백성


오늘의 전례는 하느님의 백성이 지닌 여러 가지 측면을 제시한다. 사도행전은 인류 공동체가 해결해야 할 문제를 묘사한다. 베드로는 교회를 새로운 성전으로 규정한다.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당신을 뒤따라 참다운 사람이 되려는 모든 사람이 통과해야할 길을 가리켜 보이신다(“나는 길이다”).


봉사자의 임무


오늘 읽은 사도행전은 근본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인류공동체(하느님 백성이 되라고 모든 사람이 불리웠다)가 합심하여 서로 위해주고 사는 생명(새 생명: 그리스도의 생명)은 불의하게 권력을 휘두르는 세력에 의하여 지켜지는 것이 이니라, 그리스도처럼 몸 바쳐서 서로 위해주고 섬기는 사람들에 의해 자란다.


특히 사도들의 후계자인 주교들과 성직자들과 신자들은 인류 안에 그리스도의 생명이 자라도록 십자가를 지고 몸 바치라고 부르심을 받은 사람들이다. 눈으로 볼 수 있는 성직자와 신자뿐 아니라, 사람을 섬기기로 결심하고 노력하는(그리스도 닮은 사랑을 지닌) 모든 사람은 인류 안에 사랑의 성장을 위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를 지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의 사람들이다.


▲ 재개발에 맞서는 만덕5지구 6년 투쟁 기간 동안 최초의 미사가 2016년 4월 22일 저녁에 봉헌됐다. ⓒ 장영식


그리스도의 뒤를 따라 인류 안에 사랑을 자라게 하는 모든 사람은 하느님으로부터 받은 자질과 능력과 소임에 따라 다양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 소임 중에는 사도들의 후계자들로 구성된 주교단도 있고, 기타 성직자단도 있고, 학자들도 있고, 교사들도 있고, 지도자들도 있다. 부모도 있고, 자녀도 있다. 각 사람이 맡은 바 소임을 힘껏 다 해야 한다. 


근본적으로 말해서 모든 사람이 각자의 삶을 충만히 성취하기 위해 온 힘을 기울이는 가운데 그리스도께서 그 사람 안에서 삶을 살아가시고, 그리스도의 삶은 각 사람 안에서 다양하게 펼쳐지고 조화를 이루어 인류의 합심(合心)에 이바지 한다.


그중에서도 주교단과 성직자단은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는 데 온 힘을 기울여야 하는 특별한 소명을 받은 사람들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온 인류에게 선포해야 하는 사람들이다. 하느님의 말씀을 효과 있게 선포하려면 그 선포의 대상인 모든 사람과 온 인류의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처럼 가난하고 억눌리고 천대받는 인류 대부분과 소비생활 수준을 같이 하여 그들과 동화하는 것이 그들에게 봉사하는 말씀 선포의 첫걸음이 되고 출발점이 된다. 이것이 생명이신 하느님을 전달해 주는 그리스도의 방식이다. 입으로 외치는 것만으로는 전혀 전달이 되지 않는다. 구체적인 삶과 마음의 전달이 참된 전달이다. 


그 다음에라야 마음으로부터 우러나오는 말씀이 하느님의 말씀이신 그리스도가 되어 사람들에게 생명처럼 전달된다. 그래서 주교단과 성직자단이 말씀의 봉사에 전념하도록 부르심을 받았다는 참 뜻은 그들의 삶 자체와 그 삶에서 저절로 우러나오는 말씀이 그리스도다운 삶을 살아가려 하는 다른 무수한 사람(가난하고 순직한 인류 대부분)에게 표양이 되고 귀감이 되라고 부르심을 받았다는 뜻이다.


그렇게 해야만 그들이 그리스도답게 살려고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의 중심에 서서 힘을 모아 인류의 진정한 공동선(합심과 일치의 성장)을 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받은 소명은 이처럼 중대한 것이다.




부활 제5주일 독서·복음



제1독서(사도 6,1-7)

<성령으로 가득 찬 사람 일곱을 뽑다>


그 무렵 제자들이 점점 늘어나자, 그리스계 유다인들이 히브리계 유다인들에게 불평을 터뜨리게 되었다. 그들의 과부들이 매일 배급을 받을 때에 홀대를 받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열두 사도가 제자들의 공동체를 불러 모아 말하였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제쳐 놓고 식탁 봉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형제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에서 평판이 좋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찾아내십시오. 그들에게 이 직무를 맡기고, 우리는 기도와 말씀 봉사에만 전념하겠습니다” 이 말에 온 공동체가 동의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믿음과 성령께서 충만한 사람인 스테파노, 그리고 필리포스, 프로코로스, 니카노르, 티몬, 파르메나스, 또 유다교로 개종한 안티오키아 출신 니콜라오스를 뽑아, 사도들 앞에 세웠다. 사도들은 기도하고 그들에게 안수하였다. 하느님의 말씀은 더욱 자라나, 예루살렘 제자들의 수가 크게 늘어나고 사제들의 큰 무리도 믿음을 받아들였다.


시편(32)

주님, 저희가 당신께 바라는 그대로

저희 위에 당신의 자애를 베푸소서 


제2독서(베드 전 2,4-9)

<너희는 선택된 민족이요 하느님의 제관들이다>


형제 여러분, 주님께 나아가십시오. 그분은 살아 있는 돌이십니다. 사람들에게는 버림을 받았지만 하느님께는 선택된 값진 돌이십니다. 여러분도 살아 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짓는 데에 쓰이도록 하십시오. 그리하여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되십시오. 그래서 성경에 이런 말씀이 있습니다. “보라, 내가 시온에 돌을 놓는다. 선택된 값진 모퉁잇돌이다. 이 돌을 믿는 이는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믿는 여러분에게는 이 돌이 값진 것입니다. 그러나 믿지 않는 이들에게는 “집 짓는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하는 그 돌이며, 또한 “차여 넘어지게 하는 돌과 걸려 비틀거리게 하는 바위”입니다. 그들은 정해진 대로, 말씀에 순종하지 않아 그 돌에 차여 넘어집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선택된 겨레고 임금의 사제단이며 거룩한 민족이고 그분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여러분을 어둠에서 불러내어 당신의 놀라운 빛 속으로 이끌어 주신 분의 “위업을 선포하게 되었습니다.” 


복음(요한 14,1-12)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너희 마음이 산란해지는 일이 없도록 하여라. 하느님을 믿고 또 나를 믿어라. 내 아버지의 집에는 거처할 곳이 많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러 간다고 말하였겠느냐? 내가 가서 너희를 위하여 자리를 마련하면, 다시 와서 너희를 데려다가 내가 있는 곳에 너희도 같이 있게 하겠다. 너희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알고 있다” 그러자 토마스가 예수님께 말하였다. “주님, 저희는 주님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알지도 못하는데, 어떻게 그 길을 알 수 있겠습니까?”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 나를 통하지 않고서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 너희가 나를 알게 되었으니 내 아버지도 알게 될 것이다. 이제부터 너희는 그분을 아는 것이고, 또 그분을 이미 뵌 것이다” 필립보가 예수님께, “주님,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저희에게는 그것으로 충분하겠습니다” 하자, 예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필립보야, 내가 이토록 오랫동안 너희와 함께 지냈는데도, 너는 나를 모른다는 말이냐? 나를 본 사람은 곧 아버지를 뵌 것이다. 그런데 너는 어찌하여 ‘저희가 아버지를 뵙게 해 주십시오’ 하느냐?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는 것을 너는 믿지 않느냐?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은 나 스스로 하는 말이 아니다. 내 안에 머무르시는 아버지께서 당신의 일을 하시는 것이다. 내가 아버지 안에 있고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다고 한 말을 믿어라. 믿지 못하겠거든 이 일들을 보아서라도 믿어라.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를 믿는 사람은 내가 하는 일을 할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큰 일도 하게 될 것이다. 내가 아버지께 가기 때문이다. 





[필진정보]
김수복 : 살레시오 수도회에서 10년 동안 수도생활을 하고, 그 동안 서울 가톨릭 신학대학 6년을 수료했다. 40년 동안 5개 언어에서 성서와 신학 관련 서적을 우리말로 옮기는 번역노동자였다. 현재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둘, 손자 넷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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