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남북정상회담 공동취재단)

제1독서(신명 30,1-5) 해설

<형제애가 넘치는 평등한 사회>

이 본문은 귀양살이 시기에 쓰여진 것이다. 이스라엘의 불충실은 28,15-68에서 예고된 불행을 불러일으켰다. 그렇다고 모든 것이 망하고 끝났는가? 아니다. 희망이 열린다. 백성은 자기네의 과거 역사 체험을 묵상하고 다시금 야훼께로 되돌아와 당신께 철저하게 순종해야 한다. 그렇게 하면 역사 과정이 바뀔 것이다. 백성이 다시금 모여 땅을 차지하고 새로운 축복의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29,8-14의 주 참조).

신명기는 형제애가 넘치는 평등한 사회를 이룩하는 길을 지시한다.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는 길이 바로 그 길이다. 백성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라고 질문하면서 변명할 수 없다. 행해야 할 바와 가야 할 길은 이미 제시되어 있다. 제시된 길을 묵상하고 양심과 의식을 바꾸고 삶으로 실천하면 된다.

삶과 죽음, 행복과 불행은 백성이 인간을 자유롭게 하여 살리시는 하느님 야훼와, 인간을 노예로 만들고 죽이는 우상 가운데 어느 쪽을 택하느냐 하는 역사적인 선택에 달려 있다. 원래의 신명기는 “너희와 너희 후손이 잘 살려거든 생명을 택하여라. 그것은 너희 하느님 야훼를 사랑하는 것이요 그의 말씀을 듣고 그에게만 충성을 다하는 것이다.”는 강력한 호소로 끝난다.

예레 31,10-14 해설

<주님, 흩어진 주님 백성을 모아들이소서>

예언자는 이집트의 번영을 낙원의 나무들, 즉 나라들 사이에 심어진 레바논의 송백에 비긴다. 그러나 강대한 제국들이 멸망할 때, 가난한 나라들은, 마치 온 세계가 무너지는 것처럼, 혼란에 빠진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하느님께서 그것을 역사의 교훈으로 삼아 새로운 사회 계획을 세우고 추진해 가도록 마련해 주시는 커다란 기회다.

제2독서(에페 4,29－5,2) 해설

<다양성을 존중하면서 사랑을 실천하는 공동체>

통일성을 지키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참된 사랑을 실천함으로써, 공동체는 거짓 교설을 가려내고 자기를 늘 더욱 더 성장하게 해 주는 긴장과 노력을 생생하게 유지함으로써 참다운 그리스도의 교회가 될 수 있다.

거짓된 이론이나 가르침은 믿음의 일치를 위협한다. 따라서 그런 헛된 이론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 그리고 교회는 그리스도를 성장의 원천과 목표로 삼고 살아가는 유기체, 몸이다. 그 몸이 자라고 온전해지는 것은 자기에게 맡겨진 직무를 성실히 수행하는 그리스도인 각자에게 달려 있다.

바오로는 끊임없이 회개하도록 그리스도인들을 초대한다. 이 회개는 세례로 시작한다. 세례를 받을 때 그리스도인은 낡은 인간(불의한 생활방식)을 벗어 버리고 새로운 인간(성령의 인도를 따라 사는 정의로운 생활방식)을 옷 입듯이 입는다. 25-32절에서 바오로는 그 건너감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구체적인 예를 들어서 보여준다. 거짓에서 진실로, 어떤 모양이나 방법으로든 남의 것을 빼앗는 생활에서 아무것도 없는 사람들과 모든 것을 나누는 올바른 생활로, 파괴하는 말에서 건설하는 말로, 이기적인 태도에서 서로 너그럽게 대하는 태도로 건너가게 된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을 슬프게 하는 짓은 성령을 슬프게 하는 짓이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은 성령께서 그 안에 머무시는 살아 있는 성전이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헐뜯고 해치는 말과 행동은 공동체 생활을 어지럽힌다. 사람들을 하나 되게 하는 것은 용서와 화해다. 용서하는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다운 사람이다.

복음(마태 18,19ㄴ-22) 해설

<서로 받아들이고 용서하면서 하나가 되는 공동체>

혼자 기도하는 것보다 몇 명이서라도 함께 기도하는 것이 좋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몇 사람이라도 모이면 그 가운데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신다. 그런 공동체 안에서 예수님께서 현존하여 계시면서 활동하신다.   

예수님의 공동체 안에서 용서의 한계란 존재하지 않는다. 일곱 번씩 일흔 번이라도 용서해야 한다. 즉 끝없이 용서해야 한다. 예수님의 공동체 안으로 들어갈 때, 모든 사람은 이미 아버지의 끝없는 용서를 받았다. 따라서, 공동체 생활은 사랑과 자비에 기초를 둘 필요가 있다. 아버지께서 우리 죄를 용서하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 용서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우리 형제를 용서하면 아버지께서도 우리를 용서하실 것이다.

유다인들은 최대한 네 번까지는 용서할 수 있다고 말하고, 베드로는 일곱 번까지 용서하면 족하겠느냐고 예수께 여쭙는다. 이들은 용서하는 일에 이기적인 한계를 정해 놓음으로써 하느님의 자비를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한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끝없이 용서하라고 말씀하신다. 용서와 사랑은 동전의 양면과 같다. 용서하지 않으면 사랑한다고 말할 수 없고 사랑하면 용서하지 않을 수 없다. 용서는 사랑을 증거한다. 우리의 차가운 정의가 아닌 하느님의 따뜻한 정의는 용서할 것을 요구한다. 공동체와 사회는 죄스런 인간들로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용서만이 공동체 생활을 가능하게 해 준다. 

모든 인간은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신 자녀로서 서로 형제자매이며, 그래서 서로 사랑할 의무가 있다.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지우는 오직 한 가지 의무는 사랑하라는 의무다. 형제자매인 인간끼리 서로 용서하라는 요구는 우리 각자가 예수 안에서 하느님께 받은 용서에 뿌리를 두고 있다. 사랑하기에 끝없이 용서하는 것이다.

묵상

하느님 안에서 하나 됨

너와 나는 본래 둘이 아니다.

너는 나의 분신, 나는 너의 분신이다. 

사람이면 모두 하나다.

사람이면 모두 하늘의 자녀다. 

너와 나, 모든 사람이 한 몸, 공동체다. 

나의 소질과 재능은 너를 섬기기 위한 것이다. 

내가 가진 것, 내 몸은 너를 먹이기 위한 것이다. 

나는 너의 밥, 너는 나의 밥이다.

서로 나누고 바치고 섬기는 너와 나는 하나다.

우리는 하나다.  

영남 사람과 호남 사람도 하나다.

북녘 동포와 남녘 동포도 하나다.

흑인도 백인도 황인도 하나다.

모든 나라 모든 백성이 하나다. 

온 인류가 하나다. 

인간과 자연도 하나다.

하느님을 어버이로 모신

한 가족이다. 

남북통일 기원미사 독서·복음

제1독서(신명 30,1-5)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을 다시 모아들이실 것이다>

그 무렵 모세가 백성에게 말하였다. “이 모든 말씀, 곧 내가 너희 앞에 내놓은 축복과 저주가 너희 위에 내릴 때,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를 몰아내 버리신 모든 민족들 가운데에서 너희가 마음속으로 뉘우치고, 주 너희 하느님께 돌아와서, 내가 오늘 너희에게 명령하는 대로 너희와 너희의 아들들이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그분의 말씀을 들으면,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의 운명을 되돌려 주실 것이다.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또 너희를 가엾이 여기시어, 주 너희 하느님께서 너희를 흩어 버리신 모든 민족들에게서 너희를 다시 모아들이실 것이다. 너희가 하늘 끝까지 쫓겨났다 하더라도,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그곳에서 너희를 모아들이시고 그곳에서 너희를 데려오실 것이다. 주 너희 하느님께서는 너희 조상들이 차지하였던 땅으로 너희를 들어가게 하시어, 너희가 그 땅을 차지하고 조상들보다 더 잘되고 번성하게 해 주실 것이다.

예레(31,10-14)

<주님, 흩어진 주님 백성을 모아들이소서>

제2독서(에페 4,29－5,2)

<서로 용서하십시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의 입에서는 어떠한 나쁜 말도 나와서는 안 됩니다. 필요할 때에 다른 이의 성장에 좋은 말을 하여, 그 말이 듣는 이들에게 은총을 가져다줄 수 있도록 하십시오. 하느님의 성령을 슬프게 하지 마십시오. 여러분은 속량의 날을 위하여 성령의 인장을 받았습니다. 모든 원한과 격분과 분노와 폭언과 중상을 온갖 악의와 함께 내버리십시오. 서로 너그럽고 자비롭게 대하고, 하느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여러분을 용서하신 것처럼 여러분도 서로 용서하십시오. 그러므로 사랑받는 자녀답게 하느님을 본받는 사람이 되십시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바치는 향기로운 예물과 제물로 내놓으신 것처럼, 여러분도 사랑 안에서 살아가십시오. 

복음(마태 18,19ㄴ-22)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겠다>

그 때에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 그때에 베드로가 예수님께 다가와, “주님, 제 형제가 저에게 죄를 지으면 몇 번이나 용서해 주어야 합니까? 일곱 번까지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예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내가 너에게 말한다. 일곱 번이 아니라 일흔일곱 번까지라도 용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