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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철) 평신도 희년에 평신도가 고발되다
  • 김유철
  • 등록 2018-07-31 11:02:22
  • 수정 2018-07-31 18: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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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모퉁이 글 <바람소리>를 시작합니다. 시인의 부족한 글을 2016년 1월부터 가톨릭프레스에 연재했습니다. <붓과 시편>으로 2년간 연재했고, 2018년에는 <노자와 교회>로 만났습니다. 하반기를 맞아 7월부터는 새로운 마음으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바람소리>라는 꼭지명으로 독자들에게 다가가겠습니다. 그 바람 안에 성령이 담기기를 기도합니다. 김유철 두손모음



바람이 전하는 말


박사 중에 최고 박사인 인터넷 질병백과사전에 나와 있더라. “분노는 말과 행동이 돌발적으로 격렬하게 표현되는 본능적인 감정입니다. 과도한 스트레스에 장기간 노출되거나 가슴 속에 화가 과도하게 쌓여 있으면 이것이 잠재되어 있다가 감정을 자극하는 상황이 생기면 화가 폭발하게 됩니다. 특히 성장과정에서 정신적 외상이 있을 경우 분노 조절이 더 안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분노는 표현하는 방식에 따라 드러내거나, 품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고 병적으로 분노가 표출될 때 분노조절장애 라고 합니다. 이전에는 지나친 분노 억압으로 인한 울화병이 많았지만 지금은 지나친 분노 폭발로 인해 분노 조절 장애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분노 조절 장애는 충동적인 분노폭발형과 습관적 분노폭발형 크게 두 가지 양상을 보입니다. 충동형 분노조절장애는 도저히 화를 참을 수 없어 분노가 폭발하는 것으로 이 사람들을 흔히 다혈질이라고 합니다. 습관적 분노 조절장애는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분노 표현 자체가 효과적이라는 것을 학습한 사람들로 목소리 크면 이긴다는 식의 경험을 통해 시간이 갈수록 분노 표출 빈도가 커집니다. 


분노조절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경우 감정 조절을 위한 약물을 복용하기도 하고 분노조절 훈련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찾도록 합니다. 자신이 화난 것을 이야기 하고 자신이 바라는 것을 주장하는 문제 해결식 분노표현을 훈련받는 것이 좋습니다.”(참고1)


‘자기애성 성격장애’라고 들어봤니?


어느 비행기 운수회사 가족들이 돌아가면서 난리갑질을 할 때 전문가들은 그들이 ‘분노조절 장애’라기보다는 ‘자기애성 성격장애’의 특성을 갖고 있다고 봤지. 그 진단이 어쩌면 지금의 일도 설명이 가능하다고 봐. 어느 대학교수는 “자기애성 성격장애인 이들은 공감능력이 없고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 약하다. 성격장애는 보통 본인이 아니라 타인을 불편하게 한다. 이 때문에 돈이나 권력이 없는 사람이 성격장애를 가진 경우는 어떻게든 고치거나 도태된다. 하지만 권력자는 성격장애가 있어도 고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어쩌면 이렇게 꼭 집어낼까? 예리한 분석이야. 네 발이 저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또 다른 병원의 교수는 “굉장히 거만하고 착취적이면서 다른 사람의 감정을 고려하지 않고 마음대로 안 됐을 때 분노를 표출하는 모습이다. 자기애성 성격장애가 의심된다.”며 “이 정도면 당하는 사람이 정신질환이 생긴 사람이 있을 가능성도 있다. 그동안 이 같은 언행이 알려지지 않았다니 심각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다시 한 번 더 그 분석에 탄복했어.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게 더 심각한 문제라는 것을 말이야.


허걱! 중세봉건적 특권의식.


그렇게 끝나기를 바랐는데 보도에 인용된 또 다른 의대교수는 “재벌 2세, 3세들이 부와 권위를 그대로 대물림하면서 중세 봉건적인 특권의식에 사로잡혔다. 자칭 상류 계층 특유의 미성숙한 문화와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진단했어. 아울러 “이럴 경우 부모 등에게 받은 스트레스를 엉뚱한 이들에 푸는 전이(Transference), 남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투사(Projection), 반성과 소통 대신 일단 소리 지르고 주먹을 휘두르는 행동화 경향(Acting out) 등의 미숙한 자기방어 기제가 나타난다.”고 설명했다.(참고2) 여기서 말하는 대상이 꼭 돈 많은 재벌만 두고 하는 말일까? 그런데 이런 분석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 ‘중세 봉건적’ ‘특권의식’이야. 어디선가 많이 듣던 말인데 나는 내 심장이 멎는 줄 알았어.


그렇다고 이 사람들을 모두 명예훼손으로 다루지는 마. 틀린 말이 아니거든. 7월의 끝 날이야. 내내 여름일거 같지만 곧 지나갈 것 같아. 노자 선생이 “회오리바람은 아침나절 내내 불지 않고, 소나기는 종일 내리지 않는다”(飄風不終朝 驟雨不終日)고 하셨지. 하늘과 땅 사이에 흐르는 바람이 전하는 소리를 들으면서 다시 생각하자. 우리가 남이가? 형제아이가?



[필진정보]
김유철 (스테파노) : 한국작가회의 시인, 경남민주언론시민연합 대표이며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이다. ‘삶·예술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저서로는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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