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6·15 공동선언 15주년 남북 공동행사 끝내 무산
  • 이상호 편집위원
  • 등록 2015-06-15 15:58:03
  • 수정 2015-10-13 15:09:36

기사수정



6·15 공동선언 15주년을 기념하는 올해 민간 차원의 남북 공동행사가 남북관계 경색으로 무산됐다.


특히 2008년 이후 7년 만에 추진됐던 공동행사가 끝내 개최되지 못했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으로 매년 있었던 기념식마저 축소 또는 취소됐다. 올해 6·15는 그 어느 때보다 조용하게 지나갔다.


남북 민간단체는 지난달 5~7일 서울에서 6·15 공동선언 15주년 행사를 개최하기로 잠정 합의했으나, 6·15 행사의 성격과 8·15 공동행사 개최 장소 등을 둘러싼 논란 등으로 북측이 지난 1일 남측에 공동행사의 사실상 무산을 통보했다.


이에 남측 '광복 70돌, 6·15 공동선언 15돌 민족공동행사 준비위원회'도 지난 12일 민족공동행사를 서울과 평양 등에서 각기 분산 개최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6·15 공동행사 무산을 공식화했다.


남측 준비위원회는 14일 서울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6·15 남북 공동선언 발표 15돌 기념 ‘민족통일대회’를 개최했다.


이창복 남측 준비위 상임대표는 “행사를 분산 개최하게 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래 전방위에 걸쳐 남북관계가 악화되었고, 그로 인해 민족공동행사를 추진할 만한 여건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빠른 시간 내에 광복 70돌 민족공동행사 추진을 위한 남북화해와 대표자회의를 다시 개최하고, 광복 70주년 민족공동행사 추진을 통해 광복 70년을 기념하는 것은 물론 나아가 한국전쟁의 종전과 한반도 평화, 그리고 남북관계 개선의 역사적 전기를 마련해 가겠다”고 밝혔다.


북측 위원회는 남측위에 보내온 연대사에서 “조국해방 70돌을 맞는 올해, 적대와 대결의 온갖 장벽들을 허물어 버리고 북남관계에서 대전환, 대변혁을 이룩하여 자주통일의 대 통로를 열어나가기 위해 귀 위원회를 비롯한 남녁 각 계층의 동포들과 더욱 굳게 손잡고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북측위원회·해외측위원회' 는 ‘공동호소문’에서 “6.15공동선언의 채택은 남북 사이의 적대와 대결을 끝장내고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나가자’는 것을 온 겨레와 세계 앞에 확약하고 남북관계를 화해와 협력, 평화와 통일, 공동 번영의 관계로 확고히 전환시킨 일대 사변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땅에서 전쟁위험을 제거하고 긴장을 완화하며 평화적 환경을 마련하는 것은 민족의 운명과 전도와 관련되는 중대 문제”라며 "남과 북, 해외가 이미 합의한 대로 6월 15일~8월 15일 공동운동기간에 민족의 화해와 단합, 통일을 추동하고 제2의 6·15통일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한 각계각층의 다양한 접촉과 교류, 통일회합을 활발히 벌여 나가자"고 호소했다.


정부는 14일 통일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북한이 6·15 남북공동선언을 존중하고 이행할 진정한 의지가 있다면 이제라도 남북 당국 간 대화에 지체 없이 호응해 나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12일 한국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확고한 의지가 있으면 방법은 있기 마련인데, 말만 있고 실천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임 전 장관은 대북전단 살포 문제가 남북관계의 발목을 잡아, 파탄 나게 된 직접적 원인이었다며 “우리는 전단 살포 문제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는다. 북한에선 최고 지도자를 비방하는 내용을 결코 수용하기 힘들다.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닌 것이다. 표현의 자유라고 강조하지만 남북관계보다 더 중요한 가치인지는 전략적으로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남북관계는 잘 나가다가도 깨지고, 깨졌다가 다시 살아나고 하는 것이다. 다만 8·15 광복 70주년 행사 무렵까지 박근혜정부가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현 정부 끝날 때까지 진전을 보기 어렵다고 본다. 앞으로 2년 반 남았는데 내년엔 총선 있고 대선도 치러야 하지 않나. 현실적으로 이제 두 달 남았다. 그 사이 기적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15일 한겨레에 실린 ‘정세현 컬럼’의 ‘6·15 공동선언에 대한 오해와 편견’에서 “박근혜 대통령도 이명박 대통령처럼 말로는 6·15 선언을 존중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정책 면에서는 6·15에 대해서 비우호적이었다. 이건 두 대통령과 주변 인사들의 6·15에 대한 오해와 편견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전 장관은 2000년 6·15 공동선언이 발표된 후 시작된 우리 내부 6·15 찬반논쟁은 아직 현재 진행형이며, 선언 5개항 중 이산가족 관련,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 관련, 당국회담 관련 3개항은 별로 시비 대상이 아니지만 1항과 2항은 처음부터 논란의 초점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제1항의 ‘통일문제를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라는 대목이 북한의 술수에 말려 반미용공 통일을 합의한 것이라는 오해에 대해, “그러면 남북의 정상들이 만나서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치자고 해야지 외국의 힘을 빌려서 통일하자고 할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리고 반미통일은 우리의 지정학적 특성 때문에 비현실적인 것이고, 용공통일을 막는 건 우리가 하기 나름이라며, 광복 70년이 돼서도 대북 피해의식을 가지고 북한을 상대하면 통일은 요원해 지금은 우리가 자신감을 가지고 북한을 리드해나가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제2항의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공통점이 있다고 보고…’라는 대목이 북한이 주장해온 연방제를 결국 수용한 것 아니냐는 주장에 대해, 이 문제에 대해서 대학에서 정부형태론을 강의하는 교수들은 “낮은 단계의 연방제는 내용상 국가연합(confederation)이다. 그건 노태우-김영삼-김대중 정부의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의 ‘남북연합’과 같은 개념이다. 북한이 그동안 주장했던 연방제(federation)는, 굳이 단계로 말한다면, ‘높은 단계의 연방제’다”라고 가르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6·15의 1항, 2항은 독소조항도 아니고 북한에 당한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6·15가 진보 정치인의 작품이기 때문에 싫다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이는 정치적 편견으로 6·15를 배척하는 것이라며, 1994년 7월 김영삼-김일성 평양 정상회담이 원래 계획대로 진행됐더라면 6·15와 비슷한 선언을 채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당시 대통령 통일비서관이었던 자신의 판단이라고 밝혔다.


정 전 장관은 남북관계가 꽉 막혀 있는 이 시점에 6·15 공동선언의 의미를 중립적으로 차분하게 되짚어볼 필요가 있고, 그러한 일은 보수 정치인들에게 더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6·15 남북 공동선언 이후 남북관계 일지


2000년

▲ 6.13∼15 : 남북정상회담(평양), 6·15 공동선언 채택

▲ 6.27∼30 : 1차 남북적십자회담(금강산)

▲ 7.29∼31 : 제1차 남북장관급회담(서울)

▲ 8.15∼18 : 제1차 이산가족방문단 교환(서울·평양)

▲ 9.25∼26 : 제1차 남북국방장관회담(제주)

▲11.30∼12.2 : 제2차 이산가족방문단 교환(서울·평양)

▲ 12.12∼16 : 제4차 남북장관급회담(평양)


2001년

▲ 1.29∼31 : 제3차 남북적십자회담(금강산)

▲ 2.26∼28 : 제3차 이산가족방문단 교환(서울·평양)

▲ 4.26 : 정부, 대북 비료지원(20만톤) 발표

▲ 9.15∼18 : 제5차 남북장관급회담(서울)


2002년

▲ 4.28∼5.3 : 이산가족 방문단 금강산 순차 방문

▲ 6.29 : 서해 교전

▲ 9.5~8 : 남북통일축구대회(서울)

▲ 9.13~18 : 제5차 이산가족상봉(금강산)

▲ 9.18 : 경의선·동해선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2003년

▲ 1.21~24 : 제9차 남북장관급회담(서울)

▲ 2.20~25 : 제6차 남북 이산가족상봉

▲ 10.14~17 : 제12차 남북장관급 회담(평양)


2004년

▲ 5.26 : 제1차 남북장성급 군사회담(금강산)

▲ 6.9 : 제10차 이산가족 생사 확인 의뢰서 교환

▲ 7.3: 금강산 당일 관광 시작

▲ 12.15 : 개성공단 시범단지 입주업체 중 리빙아트 첫 준공식 및 시제품 생산


■ 2005년

▲ 2.10 : 북, 핵무기 제조 보유 공식 선언

▲ 6.14∼17 : 남한 대표단 6·15 통일대축전 참가(평양)


■ 2006년

▲ 6.6 : 남북 경공업 및 지하자원개발 협력에 관한 합의서

▲ 6.14~17 : 6·15 통일대축전 개최(광주)

▲ 6.19~30 : 제14차 이산가족상봉행사(금강산)

▲ 7.5 : 북한, 대포동 2호 미사일 시험발사

▲ 10.9 : 북한, 1차 핵실험 단행


■ 2007년

▲ 5.13 : 남북철도연결구간 열차시험운행과 관련한 합의서

▲ 8.13~14 :제6차 남북이산가족 화상상봉

▲ 10.3~4 : 남북정상회담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공동선언' 채택(평양)

▲ 10.30 :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방북, 2008년 5월부터 서울-백두산 직항 관광 합의

▲ 11.14~16 : 남북 총리회담(서울)

▲ 11.27~29 : 남북 국방장관 회담, 군사공동위원회 가동 합의(평양)


■ 2008년

▲ 3.24 : 북, 개성공단서 남측 당국 인원 전원철수 요구

▲ 7.11 : 금강산 관광객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 금강산 관광 잠정 중단


■ 2009년

▲ 4.5 : 북, '은하 2호' 장거리 로켓 발사

▲ 5.15 : 북, 남측에 '개성공단 관련 법규·계약 무효' 통보

▲ 5.25 : 북, 2차 핵실험 단행


■ 2010년

▲ 3.26 : 천안함 사건

▲ 5.24 : 대북제재 조치 발표

▲ 11.23 : 북, 연평도 포격 도발


■ 2011년

▲ 12.17 :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 2012년

▲ 4.13 : 북한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 추대

▲ 12.12 : 북, '은하 3호'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 발표


■ 2013년

▲ 2.12 : 북, 3차 핵실험 강행

▲ 3.8 : 북, 남북 불가침 합의 폐기, 판문점 연락 채널 단절 선언

▲ 4.8 : 북, 개성공단 근로자 철수, 가동 중단

▲ 7.10 : 북, 금강산관광 재개 회담·이산가족상봉 실무회담 제의

▲ 9.16 : 개성공단 재가동


■ 2014년

▲ 1.1 : 북 김정은, 신년사 발표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 마련’ 촉구

▲ 1.6 : 박근혜 대통령 ‘통일은 대박’ 기자회견, 설계기 이산가족 상봉 제안

▲ 1.16 : 북 국방위 '중대 제안' 발표, 상호 비방 중상· 군사적대행위 중단 제의

▲ 2.12 : 남북고위급접촉 개최, 이산가족 상봉· 비방중상 중단 등 협의

▲ 2.20∼25 : 이산가족 상봉(금강산)


■ 2015년

▲ 6.1 : 북, 6·15 공동선언 행사 각자 지역 개최 의견 통보

▲ 6·12 : 남, 공동선언 행사 무산 발표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