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선 공사를 반대하는 밀양 주민들과 한국전력 및 경찰 사이의 벌어진 밀양 송전탑 저지투쟁에 대한 사진 보고서다. 2013년 5월부터 행정대집행부터 2014년 6월 저지투쟁이 무산될 때까지 밀양에서 전개된 주민들의 사투를 흑백 사진으로 보여준다.
7부로 구성된 이 책은 현장 사진과 작가의 글을 통해 밀양 사태의 본질과 전개 그리고 ‘밀양 할매’로 대변되는 밀양 주민들의 절규를 전달하고 있다. 잔인한 권력으로 주민을 억압하는 공권력을 고발한다. 밀양 송전탑 건설이 탈핵이라는 근원적인 문제에 눈떠가는 과정이 사진집의 핵심이다. 그 중심에 밀양 할매들의 애끓는 소리가 들린다.
장영식의 사진은 대상에 밀착하지만 때론 뒤로 물러서 현장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현장을 꿰뚫는 시각과 약자에 대한 연민을 넘어선 동지애는 그의 특징이다. 그는 고통의 현장을 찾아 사람과 사건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아픔을 집중하고 있다.
예수 시대에 작가가 태어났다면, 그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예수를 따라다니며 현장 사진을 담았을 것이다. 사진으로 성서를 썼을 것이다. 장영식 작가는 사진가요 활동가다. 먼저 사람들과 일치하고 그 다음에 사진을 찍는다. 그래서 나는 작가에게‘현장 신학자’라는 호칭을 드리고 싶다.
예수는 작가에게 기꺼이 예수 사진을 제작하라고 부탁했을 것이다. 작가의 사진을 쓰는 가톨릭프레스는 이 사진집을 기쁘게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