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발표를 맞아 교황의 회칙과 권고가 어떻게 다른지와 역대 교황들의 사회회칙에 대해 알아본다.
다음은 천주교 주교회의가 밝힌 내용이다.
회칙과 교황 권고, 어떻게 다른가
교황 문헌은 사목적 차원에서 회칙, 교황 교서, 교서(서한), 교황 권고, 권고, 담화, 연설(훈화), 강론으로 분류된다. 분류 순서가 앞에 올수록 문헌의 수신자 범위가 넓고 구속력이 강하다.
회칙, 교서, 권고 등의 제목은 원문(보통 라틴어)의 첫 구절을 따서 짓는 것이 관례다. ‘찬미를 받으소서’의 원제 Laudato Si’는 ‘태양의 찬가’의 이탈리아어 원문(13세기 움브리아 지방의 방언)이다.
회칙(回勅, Encyclical)은 보편 교회에 대해 교황이 발표하는 공식 사목교서.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오늘의 사회, 윤리적 문제에 비추어 해석하고 적용 원리와 방안을 제시한다. 회칙은 교리적 정의를 공포하는 문서가 아니므로 그 자체가 무류(無謬: 오류 없음)적인 것은 아니고 시대 변화에 따라 수정이 요구될 수도 있다.
교황 권고(Apostolic Exhortation)는 교황이 목자요 스승으로서 교회의 진로를 제시하고 세계 교회의 반성을 촉구하며 모든 신자들(주교, 성직자, 평신도)의 협력을 권고, 제안, 지시하는 교황의 서한이다. 주로 세계주교대의원회의에서 연구 검토 건의한 것에 대해 교황이 후속 조치로 반포한다.
▣ 역대 교황들의 사회 회칙
레오 13세, ‘새로운 사태’(Rerum Novarum, 1891.5.15)
최초의 사회 회칙이다. 산업혁명 시대 노동자의 비참한 현실, 빈곤과 갈등의 원인과 해결책, 국민들을 위한 국가의 의무, 적정 임금과 아동 노동자 보호, 가톨릭 노동자와 단체의 역할, 사회 문제의 해결책으로서 애덕의 의미를 고찰한 ‘역사적’ 문헌이다
비오 11세, ‘사십주년’(Quadragesimo Anno, 1931.5.15)
회칙 「새로운 사태」 반포 40주년을 맞아 이 회칙의 성과를 평가하고 사회 경제 문제에 대한 교회의 대응을 촉구했다.
요한 23세, ‘지상의 평화’(Pacem in terris, 1963.4.11)
냉전시대에 발표된 회칙으로, 인권 보장을 위한 의무들, 현대 세계의 변화, 정치와 국제 공동체 안에서 인간과 공권력의 바람직한 관계와 균형을 위해 지켜야 할 원리, 세계 평화 건설을 위해 가톨릭 신자들이 해야 할 일들을 제시했다.
바오로 6세, ‘민족들의 발전’(Populorum progressio, 1967.3.26)
인류 평화를 위협하는 현대의 문제점들로 식민화, 빈부격차, 문화 간 충돌 등을 지적하고, 발전이란 경제적 성장만이 아니라 인간과 인류 전체의 향상임을 밝히며 인류의 공동 발전을 위해 연대성과 보편적 사랑 원칙에 입각한 방법들을 제안했다.
요한 바오로 2세, ‘노동하는 인간’(Laborem exercens, 1981.9.14)
‘새로운 사태’ 반포 90주년 기념 회칙이다. 정의 구현의 임무가 세계적 차원에서 대두되는 오늘날, 인간의 노동은 인간의 선이라는 관점에서 사회 문제 전체에 대한 ‘본질적인 핵심’이고 근본적 결정적 중요성을 갖는다고 점을 역설했다.
요한 바오로 2세, ‘백주년’(Centesimus annus, 1991.5.1)
‘새로운 사태’ 반포 100주년 기념 회칙이다. ‘새로운 사태’의 원리들을 재발견하고, 오늘날 우리 주위의 새로운 도전들을 둘러보며 현대 사회의 문제를 인간 중심으로 해명하고 제삼 천년기를 바라보도록 권고했다.
베네딕토 16세, ‘진리 안의 사랑’(Caritas in veritate, 2009.6.29)
자본주의 확산과 문제 상황에서 제시한 교회의 사회교리적 주장을 재확인한 회칙이다. 바오로 6세의 ‘민족들의 발전’과 그 20년 후에 반포된 요한 바오로 2세의 ‘사회적 관심’ 이후, 다시 20년이 지나 세계화에 대한 통찰과 그리스도교적 가르침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