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노동, 그 불같은 말
  • 김유철
  • 등록 2019-11-26 10:06:29

기사수정


▲ 2009년 쌍용자동차로부터 10년, 세상은 달라진 것이 있는 걸까 ⓒ 김유철



노동, 그 불같은 말



불을 댕겨라

노동자의 거친 손등에서

노동자의 강철 같은 발등에서

노동자의 타들어가는 가슴에서

불을 댕겨라


불을 댕겨라

전태일의 불붙은 손에서

김용균의 부릅뜬 눈에서

쌍용자동차 스물두명의 처절한 무덤 속에서

불을 댕겨라


불을 댕겨라

비정규직을 강요하는 자들의 머릿속에

탄압과 해고를 일삼는 자들의 마음속에

노동자를 붉은 눈으로 바라보는 권력들에게

불을 댕겨라


불을 댕겨라

우리의 단결을 위하여

우리의 생존을 위하여

우리의 내일을 위하여

불을 댕겨라


노동, 그 불같은 말이 우릴 노동자로 만든다

함께 가자

함께 살자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함께 가자

함께 살자


노동자여

노동자여 단결하라



[필진정보]
김유철(스테파노) : 시인. 천주교 마산교구 민족화해위원회 집행위원장. <삶예술연구소>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여러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한국작가회의, 민예총, 민언련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시집 <천개의 바람> <그대였나요>, 포토포엠에세이 <그림자숨소리>, 연구서 <깨물지 못한 혀> <한 권으로 엮은 예수의 말씀> 등이 있다.
TAG
키워드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가스펠툰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