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으로 그 어느 때보다 인류, 국가간 연대가 절실한 가운데 신앙 회칙 「신앙의 빛」,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에 이어 형제애에 관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세 번째 회칙이 조만간 공개된다.
새 회칙의 이탈리아어 제목은 「우리 모두는 형제 – 형제애와 사회적 우애에 관해」(“Fratelli tutti” sulla fraternità e l’amicizia sociale)이다. 아직까지 영어 제목(“All Brothers”)과 스페인어 제목(“Hermanos todos”) 외 한국어 제목은 공개된 바 없다.
이탈리아 일부 언론에서 새 회칙이 공개될 것이라는 보도 이후, 지난 5일 교황청 공보실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새 회칙이 발표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오는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 축일 하루 전인 10월 3일 이탈리아 아시시에 위치한 사크로 콘벤토(Sacro Convento) 수도원의 성 프란치스코 대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한 이후 새 회칙에 서명한다. 회칙 전문의 공개 일자는 아직 발표된 바 없으나 통상 서명 이후 수일 내에 공개된다.
교황청은 이번 미사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신자들이 참여하지 않는 비공개 미사로 봉헌된다고 덧붙였다.
< Vatican News > 이탈리아어 판에 따르면 새 회칙 제목은 생태회칙 「찬미받으소서」(Laudato Si’)와 마찬가지로 성 프란치스코의 발언에서 따왔다.
새 회칙 제목은 성 프란치스코의 발언을 모은 「권고」(Admonitiones) 6장 ‘주님을 본받는 일에 관해’(De imitatione Domini)에서 기원한다.
형제 여러분, 우리 모두 당신 양들을 속량하기 위해 십자가의 수난을 감수하신 착한 목자께 집중합시다”(Attendamus, omnes fratres, bonum pastorem, qui pro ovibus suis salvandis crucis sustinuit passionem) (Adm 6, 1: FF 155)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5월 14일 성녀 마르타의 집 미사 강론 때도 “성 프란치스코께서는 ‘모두는 형제’라고 말씀하셨다. 이를 위해서 오늘날 모든 종교의 형제 자매들이 함께 기도하고 속죄하여 이 팬데믹을 치유할 수 있는 은총을 청해야 한다”며 성 프란치스코의 권고를 언급한 바 있다.
이탈리아 아시시 대교구장 도메니코 소렌티노(Domenico Sorrentino) 대주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3일 아시시를 찾는 이유를 두고 “아시시의 성 프란치스코의 영감과 위로가 담긴 메시지를 세상에 보내고자”하는 것이라며 “하늘에 계신 유일한 하느님께서는 모든 인간 사이의 유일한 형제애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히 종교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형제애를 강조한 바 있다. 2019년 2월 프란치스코 교황과 이슬람 수니파 대이맘 알타예브와 공동 서명한 「세계 평화와 더불어 사는 삶을 위한 인간의 형제애」가 그 예다.
지난 9월 초 발표한 피조물을 위한 기도의 날 담화문에서도 “가난한 이들과 약자들에게 현재 팬데믹이 미치는 불평등한 악영향”을 강조하며 형제자매로서 종교를 뛰어넘어 모든 인류가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야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