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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성탄시기··· 소비열풍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자”
  • 끌로셰
  • 등록 2020-12-22 13:37:55
  • 수정 2020-12-23 14: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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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Vatican Media)



예수의 탄생이 여러분의 삶을 포함한 우리 모두의 삶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이는 헛된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20일 대림 제4주 주일 미사 후 삼종기도 연설에서 성탄시기에 소외된 이웃을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지금처럼 일상이 멈춘 가운데 “코로나 때문에 무엇을 하지 못한다고 불평하기보다 덜 가진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를 행하고, 자신과 우리 친구들에게 선물을 주기보다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에게 선물을 하라”는 것이다. 


마리아가 대천사 가브리엘로부터 주님의 탄생을 예고하는 소식을 듣게 되는 대림 제4주일 복음에서 “분명 마리아는 마음에 빛과 힘이 가득 차올랐을 것이나 동시에 자기 목숨까지 걸고 하느님께 ‘예’라고 응답하거나 혹은 그러한 초대를 거절하고 자기 일상을 이어가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상황에 처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마리아가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 38)라고 응답했을 때 사용한 ‘이루어지다’라는 말은 “강한 열망, 무언가가 실현되기를 바라는 확고한 의지”를 뜻한다.


마리아는 연약하게 무언가에 굴복하며 받아들이는 태도가 아니라 강하고 생생한 열망을 표현하고 있다. 수동적이 아니라 능동적이다. 


교황은 이어서 “마리아는 하느님을 견뎌낸 것이 아니라 하느님께 동조한 것”이라며 “마리아는 조금 더 생각해볼 시간을 달라거나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지에 대한 설명을 더 해달라고 청할 수도 있었으나, 그 반대로 지체하지 않고 일을 미루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렇게 온전한 의지로 주님 탄생 예고 소식을 받아들인 마리아에 비해 “오늘날 우리를 생각해보면, 영적 생활을 포함한 우리 인생 전체가 무언가를 미루는 일로 점철되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도하는 것은 기분이 좋지만 오늘은 시간이 없다’, ‘이런 사람을 돕는 것이 중요하고, 그렇게 해야겠으나 내일 할 것이다’라는 태도를 “내일의 연속, 일을 미루는 태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교황은, “성탄을 앞두고 마리아는 우리로 하여금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예’라고 답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코로나 때문에 무엇을 하지 못한다고 불평하기보다 덜 가진 사람들을 위해 무언가를 행하고, 으레 자신과 친구들에게 선물을 주기보다는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에게 선물을 하라”고 제안했다.


예수께서 우리 가운데 태어나실 수 있도록 우리 마음을 준비하고 가서 기도하자. 선물도 사야 하고, 이것저것 해야 한다는 식의 소비열풍에 휩쓸리지 않도록 하자.


교황은 이러한 물질주의적, 성과주의적 태도를 두고 “중요한 것은 예수다. 그러나 소비열풍이 우리에게서 성탄을 앗아갔다”고 안타까워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베들레헴의 말구유에 있는 것은 소비열풍이 아니라 현실, 빈곤, 사랑”이라며 “악에서 벗어나 하느님을 환대할 준비를 했던 마리아처럼 우리 마음을 준비하자”고 호소했다.


교황은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라는 마리아의 말을 두고 “대림 마지막 주일에 동정녀 마리아가 마지막으로 한 말”이라며 “이는 성탄을 향해 구체적인 발걸음을 내딛으라는 초대다. 예수의 탄생이 내 삶, 여러분의 삶을 포함한 우리 모두의 삶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이는 헛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1) 대림 시기예수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다리는 예수 성탄 대축일 전 4주간.

(2) 삼종기도: 이는 오전 6시, 낮 12시, 저녁 6시에 성당의 종소리를 울려 시간을 알리면, 이 소리에 따라 바치는 예수님의 생애를 간추린 기도를 말한다. 



[필진정보]
끌로셰 : 언어문제로 관심을 받지 못 하는 글이나 그러한 글들이 전달하려는 문제의식을 발굴하고자 한다. “다른 언어는 다른 사고의 틀을 내포합니다. 그리고 사회 현상이나 문제는 주조에 쓰이는 재료들과 같습니다. 따라서 어떤 문제의식은 같은 분야, 같은 주제의 이야기를 쓴다고 해도 그 논점과 관점이 천차만별일 수 있습니다. 해외 기사, 사설들을 통해 정보 전달 뿐만 아니라 정보 속에 담긴 사고방식에 대해서도 사유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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