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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되는 가자지구 폭격…이스라엘군, 전투기로 언론사도 폭격
  • 강재선
  • 등록 2021-05-18 18:35:37
  • 수정 2021-05-19 01: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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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폭격으로 폐허가 된 가자 지구 마을의 모습(사진출처=France 24)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이스라엘 가자 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시민들이 수백 명씩 사망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용납할 수 없는 일” 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지난 10일부터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에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를 척결하겠다며 발사한 미사일로 인해 팔레스타인 시민 수백 명이 사망했다.


이에 프란치스코 교황은 “예루살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을 깊은 우려로 지켜보고 있다”며 “가자 지구와 이스라엘 간의 격렬한 대립이 두각을 드러내어 죽음과 파괴의 소용돌이가 될 위험에 처해있다”고 말했다.


교황은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다쳤고, 수많은 무고한 사람들이 죽었다”며 “이들은 중에는 아이들도 있었으며 이는 끔찍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아이들의 죽음은 우리가 미래를 건설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파괴하고자 한다는 징표”라고 규탄했다.


교황은 “‘증오와 복수는 어디로 이어질 것인가?’라고 자문해본다. 우리는 정말로 타인을 파괴하여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라며 “이스라엘인과 팔레스타인이 대화와 용서의 여정을 통해 한 발씩 공동의 희망, 형제간 공존에 마음을 열고 인내하는 평화와 정의의 일꾼이 되어주기를 끊임없이 기도하자”고 제안했다.


같은 날 팔레스타인 예루살렘 라틴 교회 총대리 자친토-보울로스 마르쿠초(Giacinto-Boulos Marcuzzo) 몬시뇰은 교황청 전교기구 산하 매체 < Fides >에 이스라엘 정부의 가자 지구 폭격을 두고 “우리가 본 것에 따르면, 미국에서 이스라엘의 군사적 대응이 ‘알맞는 규모’라고 말하고 있는 이들의 주장에는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비판했다.


마르쿠초 몬시뇰은 “그 유명한 ‘스마트밤’은 군사 목표물과 시민을 구별하지 못해 모든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며 “모든 것의 근간에는 수십 년간 지속되어 온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더불어, 무엇보다도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영토를 점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 지도부를 정밀 폭격하겠다며 전투기를 대동하여 가자 지구에서 대공 작전을 펼치고 있지만, 현재 집계만 살펴보면 군사적 이득보다는 민간인 피해가 훨씬 큰 것으로 드러났다.


마르쿠초 몬시뇰은 “분쟁의 뿌리에 닿아있는 원인들이 해결될 때까지는 불꽃 하나만 튀어도 모든 것이 또 다시 폭발하게 될 것”이라며 최근 이스라엘 정부가 동예루살렘에서 팔레스타인들을 축출하려 하거나, 이곳에 위치한 이슬람 성지에 팔레스타인들의 출입을 금지시킨 사건등 “불행한 상황”이 쌓여서 지금의 분쟁으로 치달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날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면서 1967년 이후로 국제사회가 합의한 원칙을 깨트렸던 사건과 더불어 이스라엘이 유대인과 무슬림이 공존하는  지역에서 두 공동체 간에 충돌이 일어났을 때 무슬림을 차별하며 “치안 병력들이 공정한 방식으로 개입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예루살렘 라틴 교회 히브리어권 공동체 총대리를 지냈으며 현재 예수회 예루살렘 관구장 데이비드 노이하우스(David Heuhaus) 예수회 사제도 < Vatican News >와의 인터뷰에서 1948년 팔레스타인 지구를 자신들의 땅으로 선포한 이스라엘 때문에 팔레스타인은 자기 조국을 얻지 못했다고 지적하며 "때로 찾아오는 평온은 자기 권리를 주장하는 팔레스타인 시민들을 상대로 한 폭력과 억압, 그리고 이들의 무력감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노이하우스 사제는 "마찬가지로 팔레스타인인들이 살고 있는 이스라엘 내에서도 점차 이스라엘의 유대교적 정체성을 강조하는 차별 정책이 펼쳐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탄압을 두고 노이하우스 사제는 "아주 불의하게 사람들이 집에서 쫒겨나고 있다"고 강조하고 이스라엘이 예루살렘을 비롯해 다른 민족과 국가의 땅까지도 자기 것으로 만들려는데서 문제가 발생한다고 강조했다.


노이하우스 사제는 "1948년 이전에 이곳이 유대인의 땅이었다는 이유로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곳에서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쫒아내려 하고 있다. 불의는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을 동등하게 여기고 있지 않다는 사실에 있다"며 "이 지역에서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은 1948년 지금은 이스라엘의 영토가 된 지역에서 자기 집을 잃은 것이다. (결국)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을) 동등하게 여기는 사고방식의 결핍, 한 쪽이 지역 전체를 독점하고 지배하는 것이 큰 문제로 남아 있다"고 비판했다.



사실상 이스라엘의 일방적인 팔레스타인 ‘때리기’


실제로 언론 보도만 살펴보면 이스라엘군의 가자 지구 폭격은 해당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슬람교 기반의 무장단체 하마스(Hamas)가 이스라엘을 상대로 발사한 미사일에 대한 대응으로 보인다. 그리하여 이번 분쟁 초반에는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 시스템 ‘아이언돔’(Iron Dome)이 큰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사건의 내막을 살펴보면 이번 사태는 세간에서 보도되듯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정치의 한 축을 담당하는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 간의 직접적인 대결에서 비롯되었다기보다는 가자 지구를 비롯해 예루살렘을 실효 지배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분쟁을 부추겨 화를 부른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지난 4월 이스라엘은 라마단 기간 중에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성전산(유대인은 이곳을 ‘성전산’이라고 부르고, 무슬림은 이곳을 ‘고귀한 성역’이라 부름) 남쪽에 위치한 이슬람교 성지 알아크사 이슬람 사원(Al-Aqsa Mosque)과 그 일대에 접근하는 것을 금지했다. 


팔레스타인 시민들은 이슬람교의 최대 행사 가운데 하나인 라마단 기간 중에 이스라엘 측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적대적 태도를 보인 것에 이스라엘을 상대로 시위에 나섰고, 이때 이스라엘 경찰의 무력 진압으로 수백 명의 팔레스타인들이 부상을 입었다.


이와 더불어 이스라엘은 최근 팔레스타인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동예루살렘의 셰이크 자라흐(Sheikh Jarrah)에서 이스라엘인 정착을 만들기 위해 팔레스타인인들을 쫒아내겠다고 위협하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측은 이미 오래전부터 요르단 강 서안 지구를 비롯해 동예루살렘에도 이스라엘 정착촌을 건설하여 약 22만 명의 이스라엘인을 이주시키면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거주를 위협하는 ‘이스라엘화’를 지속해왔다.


이에 관해 이스라엘 인권 단체 비티셀렘(B’Tselem)과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 정책이 인종분리 정책(아파르트헤이트)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1967년 예루살렘을 비롯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지역에서 각국의 주권 및 영토를 존중하는 원칙에 만장일치로 합의한 UN 안보리 결의 제242호에도 불구하고, 역사적 관점에서의 팔레스타인을 제거하고자 했던 이스라엘의 대팔레스타인 위협과 더불어 이슬람 라마단 기간 중에 팔레스타인 시민들을 특정하여 종교의 자유와 같은 기본권을 정당한 이유 없이 제한한 것이 이번 사태의 시작이었다.


가자 지구에 ‘갇힌’ 팔레스타인 시민들 피해 막중

이스라엘군, 전투기로 언론사 건물도 폭격


이러한 사태 가운데 가자 지구에서 주로 활동해온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탄압에 맞서는 시민들과 “연대”하겠다며 지난 5월 10일 예루살렘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그러자 이스라엘은 이에 대한 보복으로 하마스가 주로 주둔하고 있는 가자 지구에 미사일을 발사했다. 


문제는 가자 지구가 이스라엘이 모든 물자 출입을 관리하는 것은 물론 팔레스타인 거주민들을 완전히 통제하고 있는 지역이라는 점이다. 즉, 이스라엘의 폭격이 벌어지더라도 무고한 시민들이 이스라엘의 폭격을 피해 달아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소탕하겠다며 전투기까지 투입했다. 


이로 인해 17일 기준 최소 가자 지구에서는 팔레스타인 아동 58명, 여성 33명을 포함한 팔레스타인인 200여 명이 사망, 1,230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스라엘 측에서는 아동 한 명과 군인 한 명을 포함하여 10여 명이 사망했다. 


언론사가 있다는 사전 고지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정부는 무장단체 소탕을 앞세워 미국 통신사 < AP > 가자지국 건물을 공습하기까지 했다. 이에 국경 없는 기자회(RWB)는 16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이스라엘 측의 전쟁범죄 혐의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국제사회 미온적 태도…중국은 미·이스라엘 강하게 비판, 미국은 UN 성명 반대


국제사회는 미얀마 사태와 마찬가지로 서로의 이해관계로 인해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고 못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러시아 등의 반대로 군부의 폭력을 규탄하지 못했던 미얀마 사태와는 달리 이번에는 오히려 중국, 노르웨이, 튀니지가 이스라엘-하마스 간의 적대 행위 중단 요청을 포함한 UN 성명을 발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에 미국이 반대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해 지난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전화통화에서 “가자지구의 하마스 및 다른 테러 단체들의 공격에 맞서 스스로를 방어할 이스라엘의 권리를 강력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반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과의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에 대한 로켓 발사를 중단할 필요성”을 언급하며 팔레스타인 측의 책임을 묻는 모습을 보였다.


이러한 미국의 미온적인 태도는 중동 문제에 대한 개입을 지양함과 동시에 미국이 모든 자금을 지원한 ‘아이언돔’의 성공 때문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사일 방어체계 아이언돔의 개발 주체는 이스라엘 군사업체 라파엘(Raphael)이지만, 이는 버락 오바마 정부와 당시 미 의회 승인 하에 미국 정부의 예산으로 만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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