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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사능오염수 방류중지 한일시민도보행진’을 시작하면서
  • 이원영
  • 등록 2023-06-15 10:58:41
  • 수정 2023-06-15 12:3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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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주인이 일본정부의 방류를 중단시켜야


문제는 식물성플랑크톤이다. 방사능 핵종에 따라서 적게는 바닷물 농도의 십만 배, 많게는 백만 배가 그 속에 축적된다. 아무리 많은 물로 방사능 트리튬(삼중수소)을 희석한들, 버리는 절대량은 변하지 않는다. 그 오염된 바닷물이 어디로 흐르든, 접촉하는 식물성플랑크톤에는 고스란히 축적될 수밖에 없다. 식물성플랑크톤은 바다의 기본 화폐와 같다. 그걸 먹고사는 동물성플랑크톤을 거쳐 먹이사슬로 상위의 어종에 축적된다. 뭇생명이 파괴되는 것이다.


또하나 심각한 것은 식물성플랑크톤은 산소탱크의 역할도 한다는 점이다. 이미 1950년대 이후 식물성플랑크톤 양이 40%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식물성플랑크톤은 광합성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이는 한편으로 산소를 생산한다. 대기 중 산소의 많은 양이 지난 20억년 동안 식물성플랑크톤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 바다가 황폐해지면 지구생명과 인류도 설 자리가 없다.


이미 2019년에 일본의 원전엔지니어 고토 마사시 박사가 서울에 와서 증언했다. “123년간 육상에서 탱크에 보관하면, 반감기 때문에 방사능을 1/1000로 줄일 수 있다. 돈도 얼마들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탱크비용이라고 해봐야 얼마나 되겠는가? 용지비가 많이 들 수도 있겠지만 후쿠시마원전 주변에는 못 쓰는 땅이 많다.


그와 함께 온 과학저널리스트 마키타 히로시 박사도 증언한다. “ALPS장치로 제거되지 않는 핵종이 삼중수소 외에도 상당하다. ‘처리된’ 물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바다에 버려서는 안 된다.”


원래 지구촌에서 가동 중인 412개 원전에서는 냉각수를 식히는 과정에서 알게 모르게 방사능이 누출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기술적으로 개선해야 할 상황이지만 불가피한 부분이 있다. 하지만 고의로 버리는 것은 전혀 얘기가 다르다. 약간의 돈을 핑계로 자포자기하는 정책인 것이다. 어느 나라인들 본받지 않겠는가. 어느 후손인들 본받지 않겠는가. 인류자멸의 테러다.


이젠 지구촌 주인이 나서서 바로 잡아야


언제부터인가 국제사회가 고장났다. 지금 지구촌을 리드해야 할 강한 나라들이 제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인류가 얼떨결에 UN은 만들었지만, 아직 멀었다. 원자력진흥기구인 IAEA가 언제부터 주인행세를 했는가? 이조차도 방관하는 미국이나 UN에만 지구를 맡겨둘 수는 없다.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젠 지구촌 주인이 나서서 바로잡아야 한다. 세상이 복잡해지고 권력을 관리하는 시스템에 대한 수요도 커졌다. 대응해야 한다. 행동으로 나서서 질서를 재편해야 한다. 그래야 생존이 가능하다. 이번 한일시민 도보행진은 그 걸음의 하나다. 걸어서 행진하면 민중의 뜻을 모으기 쉽다. 간디도 걸어서 인도의 독립을 이끌어내었다.


한일시민도보행진은 6월 18일 10시 반, 촛불혁명의 진원지인 광화문 이순신장군 동상앞에서 기자회견을 한 후, 서울을 출발한다. 부산까지 500여km, 그리고 배로 바다를 건넌 후 시모노세키에서 도쿄까지 1100여km, 모두 1600여km를 86일간 걸어서 9월11일에 도착한다.



하루평균 20km를 걸어가는 동안 만나는 시민들의 메시지를 기록해서, 도쿄의 일본 국회의사당에 도착해서는 그 서간문집을 전달할 예정이다. 그리고 그 사본을 일본내각, 한국의 정부와 국회에도 전달할 예정이다. 그리고 그 모든 여정을 지구촌 주민들과 함께할 것이다.


진행하는 일정과 정보는 다음 사이트에 상세히 소개되어 있다.


원전오염수 방류중지 한일시민 도보행진


여름철이어서 아침(7시~10시)과 늦은 오후(4시 반~7시 반)로 나눠서 걷는다. 누구든지 신청해서 걸을 수 있다. 함께 걸으면 바꿀 수 있다.


국토미래연구소장



[필진정보]
이 칼럼은 < 한겨레:온 >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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