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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투쟁은 우리의 기도”
  • 문미정
  • 등록 2024-09-04 14:07:43
  • 수정 2024-09-06 09: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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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원전백지화기념탑 앞에서 박홍표 신부의 주례로 `100차 탈탈탈 기후미사`가 봉헌됐다. ⓒ 문미정


1일, 삼척 원전백지화기념탑 앞에서 ‘100차 탈탈탈 기후미사’가 봉헌됐다.


이날 미사에는 삼척 석탄화력발전소 반대 투쟁에 연대하기 위해 모인 여럿이함께 협동조합과 인천 지역 환경과 생명을 지키는 교사회원들이 함께 했다.


박홍표 신부는 “연대를 하러 온 사람들 덕분에 현장에서 투쟁하는 사람들이 힘을 낼 수 있었고 외롭지 않았다”면서 “많은 사람들이 와서 위로의 말씀을 해주셔서 우리가 싸워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현장에 함께 하지는 못하더라도 연대의식을 가지고 기도로 함께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서 성원기 삼척석탄화력반대투쟁위원회(이하 반투위) 공동대표는 핵발전소 백지화 투쟁의 역사를 이야기했다.


“피켓시위를 한다고 핵발전소, 화력발전소가 꺼지겠어? 우리가 기도하는 모든 것을 주님께서 이뤄주신다는 신앙 안에서 활동하고 있는데 그것만 가지고 되겠어? 이런 생각을 하실 수가 있다”며 말문을 열었다.


성원기 공동대표는 “핵발전소 백지화 투쟁 역사 안에서 주님께서 어떻게 우리와 함께 하셨는지 신앙 고백을 하는 것이 필요하겠다”고 말했다.


▲ 탈탈탈 기후순례를 하기 전 구호를 외치는 성원기 공동대표 ⓒ 문미정


그러면서 “이 모든 투쟁이 결국 우리가 기도하는 행위이고 그 기도를 주님께서 들어주시는 그때가 끝나는 때”라며 “그렇게 해서 백지화가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1982년 전두환 정권은 삼척 덕산리를 핵발전소 예정 구역으로 지정하고 1992년 근덕면에 핵발전소 건설을 발표한다. 삼척 시민들은 후손들이 살아갈 이 땅을 지키기 위해, 이길 때까지 싸운다는 마음으로 투쟁했다. 삼척의 농민회는 원전백지화투쟁위원회를 만들어 투쟁했고 1993년에는 대규모 원전 반대 궐기 대회가 열렸다. 간절한 마음으로 이어진 투쟁으로 1998년 원전 건설을 백지화시켰다.


2005년에는 삼척이 핵폐기장 후보지로 거론되자 시의회를 압박해 막기도 했다. 그러나 2010년 김대수 전 삼척시장이 삼척원전 유치 신청을 하면서 이를 막고자 삼척핵발전소반대투쟁위원회(상임대표 박홍표 신부)를 만들고 다시 핵발전소 저지를 위한 투쟁이 시작됐다.


삼척시의회에서 핵발전소 유치에 대해 주민투표를 실시하는 조건으로 삼척원전유치 동의안을 찬성했으나 김대수 전 시장은 주민투표를 실시하지 않았다.


이에 2012년 6월 삼척시장 주민소환 운동이 시작되고 주민소환투표가 실시됐지만 조직폭력배를 동원하고 투표를 하는 사람을 사진으로 남기는 등 김대수 전 시장측의 조직적인 방해로 투표율 미달로 주민소환운동은 끝이 났다. 투쟁이 힘을 잃어가자 박홍표 신부가 원전 반대 성명서를 발표하고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하며 투쟁의 불을 다시 지폈다.


현장에서 기도하라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가 일어나고, 2012년에는 고리 핵발전소 1호기 수명 연장을 하면서 교체한 부품이 품질검증서를 위조한 부품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성원기 공동대표는 “핵발전소를 폐쇄하고 신규 원전 건설을 막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합니까?”라고 기도했고 “현장에서 기도하라”는 결론을 얻은 성 대표는 원전이 있는 현장에서 기도를 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성 공동대표는 탈핵 희망 국토 도보순례를 시작했다. 당시 강원대학교 교수였던 성 공동대표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방학을 이용해 핵발전소 반대 깃발을 배낭에 꽂고 전국을 걸었다. 탈핵 순례가 알려지면서 혼자 시작했던 탈핵 순례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전국적인 운동으로 확대됐다. 당시 은경축이었던 천주교 원주교구 박홍표 신부도 은경축 휴가를 반납하고 도보순례에 함께 했다.


“순례의 발자국들이 계속 이어졌다. 단체가 주관할 뿐이고 지역 주민들이 계속 참여해서 탈핵에 대한 여론이 전파됐다”고 성 대표는 말했다.


핵발전소를 저지하기 위해 간절한 마음으로 매일 집회시위를 하고 주민들에게 탈핵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한 결과, 2014년 6.4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는 원전 유치를 지지하는 김대수 전 시장을 제치고 반핵을 공약으로 내세운 김양호 시장이 압도적인 지지율로 삼척 시장으로 당선됐다.


김양호 시장의 당선으로 핵발전소를 저지할 수 있었지만, 당시 박근혜 정부는 핵발전소 건설을 강행하려고 했다. 이에 반투위는 탈핵 운동을 전국적으로 확산시키며 대한민국의 대통령을 탈핵 대통령으로 뽑기 위한 운동을 시작했다.


‘탈석탄법’ 제정해야


▲ 삼척 시내에서도 석탄화력발전소의 굴뚝이 보인다. ⓒ 문미정


삼척은 핵발전소 건설을 저지했지만, 지금은 석탄화력발전소가 들어서면서 이를 폐쇄하고 신규 건설을 막기 위해 싸우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 시점을 명시한 탈석탄법을 만드는 것이 우리 모두가 해야 할 일”이라며 “탈석탄법을 통해 삼척석탄화력발전소 뿐만 아니라 전국의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시키고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국가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 공동대표는 탄소 소비를 줄일 수 있는 대안도 제시했다. “전기를 적게 소비하는 것뿐만 아니라 한발짝만 더 나아가면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며 태양광 패널 설치에 대해 설명했다.


4인 가구의 월평균 전기소비량은 300kw/h 정도고, 아파트 베란다 혹은 집 지붕 옥상에 태양광 패널을 설치할 수 있는데 크기는 1.4평정도 된다. 하루에 만들어지는 전기량은 3.3kw/h, 한달이면 99.9kw/h다. 설치비용은 약 150만원 정도인데 한번 설치하면 25~30년동안 사용할 수 있다.


자신이 사는 집에 설치할 수 없다면 햇빛조합을 통해서 태양광 발전소 건립에 힘을 보탤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척에서는 매일 오후 4시 탈탈탈 기후순례(삼척우체국-시청-우체국)가 진행되며, 오후 5시부터는 삼척 우체국 앞에서 탈탈탈 피켓시위와 삼표 쓰레기 시멘트 중단 요구 피켓 시위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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