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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철학의 고향, 아파레시다
  • 이상호 편집위원
  • 등록 2015-07-24 09:36:09
  • 수정 2015-08-13 11:4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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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관심은 그 범위가 참으로 넓다.


경제 시스템, 특히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 현상과 가난 문제 등 자본주의가 만들어 내는 심각한 부작용에서 시작해서 이민자 등 인권 문제, 가족 및 가정, 민주주의, 동성애, 이혼자, 마약, 환경 등 실로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들이 다 포함되어 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다.


게다가 교황은 각 주제에 대해 무척 깊이 알고 있다. 전문가 못지않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래서 종교와 관계없이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다.


이런 교황의 철학은 과연 어디서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


교황이 취임 후 처음으로 ‘고향 방문’인 남미 3개국 순방을 동행 취재한 뉴욕타임스의 진 야들리 기자는 브라질의 성지인 아파레시다를 주목했다.


다음은 그가 쓴 ‘아파레시다, 교황 철학이 탄생한 곳’의 내용이다.


남미 순방 중 교황은 가끔 브라질의 아파레시다라는 도시를 언급했다. 교황은 자신이 쓴 많은 글에서 아파레시다 문헌을 인용했다. 또 남미 국가 지도자들이 바티칸을 방문할 때면 종종 아파레시다 문헌의 복사본을 주기도 했다.


많은 가톨릭 분석가들은 아파레시다가 교황이 지금 세상을 보는 시각이 처음으로 이해될 수 있게끔 나타난 곳이라고 말한다. 현 교황 아젠다의 단서가 발견되는 곳이라는 것이다.


2005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대주교였던 호르헤 마리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선종으로 다음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바티칸에 갔다.


선거 결과 베네딕토 16세가 교황이 되었고, 베르고골리오 추기경은 2위였다.


2007년 남미 주교들은 5월 13~31일 브라질의 아파레시다에서 제5차 남미 주교단 회의를 열었다. 의제는 개신교가 점차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남미에서의 가톨릭의 미래였다.


남미 주교들은 아파레시다에 모여 회의를 했고, 그 결과가 아파레시다 문헌이다.


아파레시다는 연간 약 1천만 명 정도의 순례객이 찾는 남미 최대의 성지다. 고기가 잘 잡히지 않은 어촌이었는데, 어부들이 성모상을 건져 올리고 난 후 고기가 잘 잡힌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오는 곳이다.


이 회의에서 특히 주목할 것은 두 가지다. 첫째는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이 남미 주교들의 지도자가 되었다는 것이다. 아마 이들 중 상당수는 2013년 콘클라베에서 그에게 투표를 했을 것이다. 추기경은 주교회의 문헌 초안 작성의 편집자를 맡아 문헌을 완성했다.


“주교회의는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의 리더십을 분명히 인정했고, 문헌은 그의 사목 프로그램을 위한 선언문이 되었다”고 오랫동안 바티칸을 출입한 이탈리아 신문 라 스탐파의 안드레아 토르니엘리 기자는 썼다.


두 번째는 8년 후 프란치스코 교황의 핵심 의제가 되는 많은 것들을 생산해 냈다는 것이다.


노련한 바티칸 분석가이자 작가인 존 알렌은 그 회의에서 도출된 4개의 주요 결론을 이렇게 정리했다.


첫째, 남미 교회는 반드시 거리로 나가야 한다.


둘째, 이민자 및 피난민, 인신매매 피해자, 에이즈 환자, 알코올중독자, 학대받는 여성, 실업자, 노숙자, 장애인 등에게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 실제로 교황은 이번 남미 순방에서 교도소, 병원, 노인들과 장애인 등을 방문했다.


셋째, 가난한 사람들을 교회 중심에 두어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우선적 선택이다.


넷째, 성지 방문을 포함해 대중 종교 또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인 기도 방법은 장려되어야 할 중요한 요인이다. 교황은 이번 순방에서 성지를 찾았다.


이 문헌은 후에 교황의 환경 회칙으로 구체화된 환경보호 필요성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교황은 취임 후 얼마 되지 않은 2013년 7월 브라질을 방문했다. 리오의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개최된 1백만 명 이상이 모인 세계청년의 날 행사 때문이다.


교황은 그 일정에 아파레시다 방문을 끼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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