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만난 천사들의 따뜻한 영혼
2014년 7월 여름. 고 이승현 군의 아버지 이호진 씨와 누나 아름, 고 김웅기 군의 아버지 김학일 씨는 길에서 수많은 천사들과 함께 보냈다.
막내아들 승현 군이 수학여행을 떠난 2014년 4월 16일 아침, 세월호가 진도 앞 맹골수도에서 침몰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저자가 단원고로 달려간 이야기로 이 책은 시작된다. 그 뒤 자식과 형제자매를 잃은 다른 이들과 함께 유족이 된 승현 아빠는 도움이 되겠다는 수많은 국민을 접하게 된다. 유가족을 위로하며 도와주던 시민, 종교인들과 만나던 그는 광주에 있는 사랑의 씨튼 수녀회에서 쉬는 동안, 이 사건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한 생각으로 도보 순례에 나서기로 결심한다.
안산에서 진도 팽목항까지, 다시 대전까지 걷는 동안 900킬로미터, 2200리, 180만 보 길 위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해주었다. ‘다함께 끝까지 기도하는 마음으로’ 응원을 보냈고, ‘잊지 않겠다’, ‘곁에 있겠다’, ‘오래 지켜주겠다’고 약속하고 실천하는 시민들을 보며 세월호 진실도 인양되리라는 희망을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영혼을 가진 천사들이었다. 천사들 가운데 그가 교수님이라 부르는 손석희 아나운서나 공지영 작가도 있지만, 신부, 수녀, 국어 선생님들이 있었고, 각지에서 모여 고난을 함께 했던 분들이 있었다.
아들이 주고 간 선물, 하느님의 은총
이 책은 사랑하는 아들을 잃은 이후 만난 수많은 사람들과 엮은 인연에 관한 저자의 이야기이다. 그 인연을 아들이 주고 간 선물이며, 하느님의 은총이라고 그는 생각한다. 세월호 사건을 알리기 위해 뜨거운 여름 햇볕 아래 걸었고, 그 과정에서 신앙의 길에 들어섰고, 역사상 처음으로 교황님께 세례를 받게 되었다.
세월호를 진실을 밝히려는 간절함
저자는 그분들에게 받은 도움, 위로와 응원, 치유를 소중한 기억으로 믿고 있다. 그분들과 만나면서 있었던 일과 이야기들을 간직하면서 이를 사람들에게 고백하려는 용기를 냈다. 이 책은 그분들에게 받은 은혜를 갚기 위한 노력이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고 알리기 위해,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는 데 밀알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함에서 탄생했다.
이호진 선생을 여러 번 만났다. 선생과 인터뷰에서 신학자보다 더 진지한 모습을 나는 느꼈다. 따님 아름양이 삼보일배 기간에 쓴 글을 가톨릭프레스에 연재하기도 하였다. 이호진 선생의 팽목항에서 광화문까지 그 길은 예수의 갈릴래아에서 예루살렘 길을 떠올리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