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역사학대회협의회는 5일 광복 70주년, 한일수교 50주년을 맞아 한·일 양국의 평화를 위해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조속히 해결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협의회 소속 20개 학회는 이날 성명서를 발표, 위안부 문제의 반성적 태도와 역사교육의 진실, 피해자 보상 등을 일본 측에 촉구했다.
전국역사학대회협의회는 전문 역사학회들이 조직한 협의체로, 20개 학회가 소속되어 있으며, 매년 전국역사학대회를 주최하고 있다.
성명서는 일본 정부에 대해 일본군 위안부를 부정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피해자에 대한 진정 어린 사과와 보상에 즉각 나설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한국과 일본 정부는 피해자가 한 명이라도 더 살아있을 때 합당한 합의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일본 정부는 식민통치와 침략을 미화시키는 일본군 위안부 서술 등 왜곡된 역사교육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협의회는 한국여성사학회가 지난 6월 19일 위안부 관련 성명서 발표를 제안한 이후 한 달 동안 각 역사학회의 성명서 검토와 동참 의사 확인 등의 과정을 거쳐 이날 성명서를 발표했다.
위안부 문제는 국제적 사안이기 때문에 영문 성명서도 함께 발표하였다고 협의회는 밝혔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1. 국문성명서
광복 70주년, 한일수교 50주년을 맞아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한다.
2015년은 광복 70주년, 한일수교 50주년이 되는 해이다. 한일관계는 물론 동아시아의 안정과 평화를 위한 상호 노력이 한 단계 도약해야 할 시점에 와 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의 한일관계는 전례 없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양국 간 갈등의 골은 과거사 문제, 특히 일본군 ‘위안부’ 문제로 더욱 깊어지고 있다. 강제동원 된 ‘위안부’의 존재는 이제까지 많은 사료와 연구에 의해 실증돼 왔고, 전 세계는 전쟁범죄이자 전시 여성인권침해(이른바 ‘성노예’문제)로 규정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과거사 문제에 대해 사과와 사죄를 밝힌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나아가 간 담화의 내용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거듭하고 있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과거사 문제에서 일본의 역사적 책임을 부정하려 하고 있다. 최근에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위한 안보법안을 밀어붙여 일본 국내는 물론, 한국과 중국의 거센 반발에 부딪히며 동아시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
이에 한국 역사학계는 지난 5월 세계의 일본학 전공자 187명과 일본의 역사학 관련 주요 16개 학회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을 촉구하며 발표한 성명서에 깊은 연대 의식을 느끼며 다음과 같이 우리의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첫째,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비롯하여 과거사를 부정하려는 태도를 버리고 고노 담화, 무라야마 담화, 간 담화의 계승 의지를 확고히 천명해야 한다. 전쟁기간 중에 일본이 일본군이 지정해 준 위안소에서 피해자들을 군 ‘위안부’로 동원하여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반복적으로 성폭력 피해를 입혔다는 것은 명백한 역사적 사실이다. 일본 정부는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한 진실을 부정하거나 왜곡해서는 안 된다. 또한, 피해자에 대한 진정 어린 사과와 보상에 즉각 나서야 한다.
둘째, 일본 정부는 역사 과목을 비롯한 사회과 교과서에서 식민 지배와 침략을 감추거나 미화하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서술을 막는 행위를 즉시 중단해야 한다.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교과서에 사실대로 기록하여 후세에 올곧은 역사 인식을 심어주는 동시에 세계 평화와 인권을 위한 교육 자료로 활용하여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셋째, 한국과 일본 정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명예와 자존감을 회복하는 길이 곧 세계 여성의 존엄성을 고양하는 길임을 상기하며, 피해자 한 분이라도 더 살아 계실 때 그들의 마음 깊은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정당하고도 현명한 합의를 이뤄내기 바란다.
한국 역사학계는 광복 70년, 한일수교 50주년을 맞이하여 한일 간의 과거사 문제가 미래의 바람직한 양국 관계의 발목을 잡지 않고, 진정한 역사 화해가 실현돼 가기를 바란다. 나아가 평화와 민주주의에 바탕을 둔 미래지향적인 역사 인식의 모색과 확산을 위해 일본은 물론 세계의 역사학자들과의 협력과 교류를 더욱 강화할 것임을 천명하는 바이다. 역사 갈등을 넘어 역사 화해를 위한 노둣돌의 역할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2015년 8월 5일
제58회 전국역사학대회협의회 소속 학회(총 20개, 가나다순)
경제사학회, 대구사학회, 도시사학회, 동양사학회, 부산경남사학회, 역사교육연구회, 역사학회, 한국고고학회, 한국과학사학회, 한국미술사학회, 한국민족운동사학회, 한국사연구회, 한국사학사학회, 한국사학회, 한국서양사학회, 한국여성사학회, 한국역사민속학회, 한국역사연구회, 호남사학회, 호서사학회
2. 영문성명서
Call for the Resolution of the Japanese Military ‘Comfort Women’ Issue on the 70th Anniversary of Korea’s Liberation and the 50th Anniversary of Diplomatic Relations between Korea and Japan
The year 2015 marks the 70th anniversary of Korea’s liberation from Japanese colonial rule and the 50th anniversary of the establishment of diplomatic relations between Korea and Japan. The time has come for progress, not only in Korean-Japanese relations, but also in the mutual effort for peace and stability in East Asia. Unfortunately, however, current Korean-Japanese relations are at an unprecedented deadlock. The conflict between the two states has deepened due to the problem of historical justice, especially in regard to the Japanese military ‘comfort women’ issue. The existence of ‘comfort women’ forcefully recruited by the Japanese military has been substantiated by numerous historical materials and research, and the international community has urged for the prompt resolution of the ‘comfort women’ issue, defining it as a form of sexual slavery in violation of women’s rights and therefore a war crime. However, the Japanese government continues to make repeated remarks that seem to negate previous statements of apology and regret made in the Kōno Statement, Murayama Statement, and Kan Statement. They are attempts to deny Japan’s historical responsibility for the past, including the Japanese military ‘comfort women’ issue. And recently, the Japanese government has threatened peace in East Asia by pushing a security bill for the exercise of collective self-defense, eliciting fierce backlash not only in Japan but also from Korea and China.
In response, the Korean historians issue the following position in solidarity with the statement calling for the resolution of the Japanese military ‘comfort women’ issue released last May by 187 of the world’s Japan studies specialists and 16 of the main Japanese historical societies.
First, the Japanese government must firmly state its will to affirm the Kōno Statement, Murayama Statement, and Kan Statement, and abandon attempts to deny the historical past, including the Japanese military ‘comfort women’ issue. It is a clear historical fact that the Japanese government recruited military ‘comfort women’ into comfort stations designated by the Japanese military, sexually violating the women repeatedly against their will. The Japanese government must cease to distort or deny the truth of this issue. Moreover, it must immediately offer sincere apologies and compensation to the victims.
Second, the Japanese government must immediately cease to obstruct the true description of the Japanese military ‘comfort women’ issue in history and social studies textbooks by hiding or glorifying the history of colonial rule and aggression. The Japanese government must record the truth about the Japanese military ‘comfort women’ issue in textbooks to instill a proper historical understanding to future generations while doing its utmost to prevent a recurrence of such violations by addressing it in educational materials for world peace and human rights.
Third, acknowledging that to restore the honor and self-respect of the Japanese military ‘comfort women’ victims is the path toward uplifting women’s dignity worldwide, the Korean and Japanese governments should reach a just and prudent agreement in order to heal the victims’ wounds deep in their hearts while one more survivor is still alive.
On the 70th anniversary of Korea’s liberation and the 50th anniversary of diplomatic ties between Korea and Japan, Korean historians hope that the problems of the historical past between Korea and Japan do not thwart positive relations between the two states but rather begin the process of true historical reconciliation. Moreover, we declare our commitment to strengthen our cooperation and exchange with historians in Japan and the world in order to seek and expand historical understanding that is based on peace and democracy to serve the future. We serve as a cornerstone in overcoming historical conflict toward historical reconciliation.
August 5, 2015
Member organizations of the National Conference of Historical Associations (Total 20)
The Korean Economic History Society, The Daegu Historical Association, The Korean Society for Urban History, The Society for Asian Historical Studies, The Pusan-Kyungnam Historical Society, The Korean History Education Society, The Korean Historical Association, The Korean Archaeological Society, The Korean History of Science Society, Art History Association of Korea, The Association for the Historical Studies on Korean National Movement, The Association for Korean Historical Studies, The Korean Society of History of Historiography, The Historical Society of Korea, The Korean Society for Western History, Korean Association of Women's History, The Society for Korean Historical-Folklife Studies, Korean History Research Association, Honam Historical Association, The Ho-Suh Historical Associ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