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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지요하] 광복 70년, 미로를 헤매는 대한민국
  • 지요하
  • 등록 2015-08-13 09:49:14
  • 수정 2015-10-30 16: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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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의 제18대 대통령 선거는 국가정보원의 개입에 의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개표조작을 자행한 ‘불법부정선거’임이 명백하다. 새정치민주연합 강동원 의원과 이원욱 의원은 지난 4월 1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중앙선관위의 개표조작 사례들을 세세히 조목조목 예시했다. 국회의원들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중앙선관위의 개표조작 증거들을 낱낱이 공개했는데도 언론들은 침묵을 지켰다. 또 검찰은 아랑곳도 하지 않는다.


제대로 된 검찰이라면 수사를 해야 마땅하다. 국회에서 국회의원들이 명명백백하게 제시한 개표조작 증거들의 사실 여부를 수사해야 하며, 그 주장이 온당치 않다면 허위사실 날조와 유포로 처벌이라도 해야 한다. 하지만 검찰은 강 건너 불구경하듯 모르쇠로 일관한다.


강동원, 이원욱 두 의원의 국회에서의 기회회견 전모를 담은 동영상은 미국계 사이트인 ‘유튜브’에서 언제든 볼 수가 있다.


▲ 제18대 대선이 불법부정선거였음을 세상에 알리고 규탄하며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천주교전국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가 2013년 11월 22일 저녁 군산시 수송동성당에서 최초로 열렸다. 각 교구와 수도회에서 열린 천주교 시국미사는 2014년 4월 16일 이후 세월호 관련 미사로 전환되었으나, 다시 불법부정선거 관련 시국미사로 전환될 가능성이 크다. ⓒ지요하


제18대 대선이 국정원의 댓글공작 뿐만 아니라, 중앙선관위의 개표조작에 의한 부정선거라는 사실은 2013년 초부터 세상에 공개되기 시작했다. 구체적인 부정선거 실상을 종합적으로 정리한 백서도 발간되었다. 그 책자의 공동저자인 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노조위원장 한영수씨와 전 국가안전기획부 과장 김필원씨를 필두로 수천 명의 국민소송인단이 구성되어 2013년 1월 4일 대법원에 제18대 대통령선거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법을 어겨가며 2년 7개월이 지나도록 심리조차 하지 않는다.


‘천안함의 진실’을 세상에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전 써프라이즈 대표 신상철씨는 제18대 대선의 개표조작 증거들을 가지고 지상파 아닌 방송들에도 출연하고, 각지각처를 다니며 강연을 한다. 그럼에도 검찰은 신상철씨를 먼 산 바라보듯 한다.


불법부정선거로 탈취한 정권이기에 박근혜 정권은 애초부터 정통성을 확보할 수 없었다. 정통성이 부실하고 허약하니 국정 운영이 제대로 될 리 없다. 억지와 비상식적인 횡보가 난무하기 마련이다. 그리하여 대한민국 호는 미래를 향해 순항하지 못하고 자꾸 40년 전으로 돌아가려 하고, 산으로만 간다.


오늘의 이런 미로와 난국의 단초를 전임 대통령 이명박이 제공했다. 4대강 사업, 자원외교, 방위산업 등으로 백조 원이 넘는 국가 재정 손실을 초래한 이명박은 퇴임 후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도박’을 감행했다. 수족처럼 부리는 전 국정원장 원세훈으로 하여금 선거에 개입하여 댓글공작과 중앙선관위의 개표조작을 사주하도록 했다.


이명박은 천안함 사고 이후 도박에 대한 자신감을 확보한 듯하다. 천안함 사고를 북한군의 폭침으로 만드는데 성공(?)하면서 미국의 속성도 확인할 수 있었다. 천안함의 진실은 미국의 공조로 가림막이 가능할 수 있었다. 그 가림막의 한쪽을 미국이 단단히 움켜잡고 있기에, 자신이 어떤 일을 감행해도 미국은 간섭하지 못하리라는 점을 깊이 유념했던 것 같다.


신상철 선생의 주장에 따르면, 박근혜가 얻은 지지율 51.63%는 이명박이 개표조작으로 도와주었다는 ‘증거’로 삼기 위한 수치일 거라고 한다. 5163이라는 숫자는 최근의 국정원 해킹 사건으로 드러난 국정원의 비밀 이름이기도 하다.


이명박은 재임 중에 언론 장악에 심혈을 기울였다. 미디어 법을 강행 처리하여 수구족벌 언론들에 종편방송을 안겨주기도 했다. 지상파 방송들을 완전히 장악한데다가 수구족벌 언론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니, 부정선거 획책에 더욱 자신감을 가졌던 듯싶다.


집권 세력이 어떤 음모를 꾸미고 무슨 일을 벌이더라도 고뇌하고 저항하는 국민은 소수일 뿐이다. 그 사실은 언제나 변함이 없다. 일제 때 광복투쟁을 벌인 민족 지사들도 소수였고, 독재정권 시절 민주화 투쟁에 참여했던 시민들도 따지고 보면 소수였다. 불의에 맞서 정의를 외치는 사람들은 예나 지금이나 소수를 면치 못한다.


그 소수를 얕잡아보는 관성이 이명박에게는 도저했고, 그것은 오늘의 박근혜 정권에 고스란히 이어졌으며 더욱 심화되었다. 그것은 국민에 대한 무시로 투영되곤 한다. 일부 국민이 뭔가를 알고 떠들어봤자 아무 소용이 없다. 박근혜의 무시로 되돌아올 뿐이다.


▲ 제18대 대선이 불법부정선거였음을 세상에 알리고 규탄하며 대통령의 사퇴를 촉구하는 천주교전국정의구현사제단의 시국미사가 2013년 11월 22일 저녁 군산시 수송동성당에서 최초로 열렸다. 전주교구 원로 사제인 박창신 신부가 강론을 하고 있다. ⓒ 지요하


박근혜 정권이 반환점을 돌고 있는 시점이다. 집권 3년차도 벌써 절반이 지났다. 지난 3년 동안 박근혜가 한 일이 뭔가를 돌아보면 허무맹랑한 심정이다. 박근혜 지지율 30%를 공고히 지켜주고 있는 이른바 ‘박빠’들은 박근혜의 최대 업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이 추진했던 전시작전권의 반환 연기를 꼽는다. 나라의 주권을 되찾는 일을 무기 연기한 것이 최대 업적이라는 것이다. 그 다음 업적으로는 통합진보당 해산과 교원교조를 법외노조로 만든 일을 꼽는다.


이런 파괴적이고 퇴행적인 일들을 박근혜의 업적으로 칭송하는 ‘박빠’들이 그저 가련할 뿐이며, 나 또한 더욱 비참한 심정이다. 과거 민족반역자들의 친일 행적과 군사독재를 미화하고 합리화하려는 시도가 향후 더욱 집요하게 전개될 터인데(단일 국정 역사교과서 등), 그것도 최대 업적으로 꼽을지 모를 일이다.


내년에는 국회의원 총선거가 실시되고 다음해는 제19대 대선이 치러진다. 이번에는 절대로 개표조작 따위 부정선거가 발붙이지 못하도록 지금부터 단단히 신경을 써야 한다. 제18대 대선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국정원 해킹 의혹 사건을 철저히 규명하고, 전자개표를 수개표로 바꾸는 등 만전을 기해야 한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인데, 그 꽃을 거짓 꽃으로 만드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 전체 국민을 속이며 선거를 요식행위로 만드는 일,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일로 만드는 것이야말로 천벌을 받을 짓이다.


다시는 부정선거가 없도록 하려면, 지난 18대 대선의 부정선거 실태를 낱낱이 국민들에게 알리고 심판 절차를 밟아야 한다.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는 게 오늘의 현실이지만, 언젠가는 단죄할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필진정보]
지요하 : 1948년 충남 태안 출생. 1982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중편소설 <추상의 늪>이, <소설문학> 신인상에 단편소설 <정려문>이 당선되어 등단하였다. 지금까지 100여 편의 소설 작품을 발표했고, 15권의 저서를 출간했다. 충남문학상, 충남문화상, 대전일보문화대상 등을 수상 하였다. 지역잡지 <갯마을>, 지역신문 <새너울>을 창간하여 편집주간과 논설주간으로 일한 바 있고, 향토문학지 <흙빛문학>과 <태안문학>, 소설전문지 <소설충청>을 창간히였다. 한국문인협회 초대 태안지부장, 한국예총 초대 태안지회장, 태안성당 총회장을 역임했고, 현재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충남소설가협회 회장, ‘정의평화민주 가톨릭행동’ 공동대표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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