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놓치면
곡식이 익어가야 할 자리에
억세고 거친 잡풀이다.
잡풀이 밭을 뒤덮었다.
뽑을 때를 놓쳤다.
농부의 손에서 벗어나
이제는 걷잡을 수가 없다.
하늘을 가리고
흙을 빨아 먹으며
가시넝쿨을 뻗어 곡식의 목을 조른다.
알곡이 없어도
씨는 끈질기게 쏟아낸다.
번식만큼은 집요하다.
농부는 탄식한다.
뽑을 때를 놓쳤으니
갈아엎을 때를 기다린다.
+ 시대창작 소개
“시대창작”을 통해서 시인은 시대를 논하고자 한다. 시대가 불편하다면 불편함을 기록할 것이고 시대가 아름답다면 아름다움을 표현할 것이다. 따뜻함이 우리의 삶에 가득하다면 시인의 시는 따뜻한 단어와 밝은 문장으로 가득찰 것이다. 다만, 시인은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의 편에 서서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작정이다. 소통의 장으로, 공감의 장으로 역할을 수행하며 울고 싶을 때는 함께 울고, 웃고 싶을 때는 함께 기뻐하는 “시대창작”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