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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프가 주목하는 작가] 도운이가 사랑하는 사람들-3
  • 고유경
  • 등록 2015-12-01 10:31:53
  • 수정 2015-12-01 10:3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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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정도운 : 서울미술고등학교 졸업 후 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빌링슬리 아카데미에 다니고 있다. 주로 뮤지션들을 그리며 모두 정도운 작가가 좋아하는 뮤지션들이기에 그림에는 따뜻함과 즐거움이 묻어있다.



▲ ⓒ 정도운


오늘은 도운이 그림 중에 “신해철의 친구들”이라는 그림을 소개합니다.


딱 보면 유희열의 친구들이 아닌가 생각할만한 그림인데 의외의 제목이 붙어서 의아했습니다. 도운이의 그림을 해석하는 데에 나름 조예가 있다고 자부하고 있는 터라 이 그림이 신해철과 어떤 관련이 있는지 찾아보려고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서태지, 유희열, 윤종신, 이승철 등 동시대를 사는 가수들 이름이 눈에 띄어 그런가보다 했는데, 브라운 아이드 걸스, 소녀시대, 시스타 등 걸그룹 이름이 있는걸 보고는 고개를 갸우뚱 했습니다. ‘신해철이 이 가수들에게 곡을 준 적이 있나?’


아무리 봐도 이들과 신해철을 묶는 공통점을 발견하기가 힘들어서 포기하고 도운이에게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도운이는 아무렇지도 않게 신해철 장례식장에 조문을 갔던 연예인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순간 제 마음에 따뜻한 물이 흐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도운이는 신해철이 사망하고 장례식장에 조문을 갔던 연예인에 대한 기사를 꼼꼼히 검색해서 그들의 목록을 작성하고 그들의 이름을 꼼꼼히 기록해서 그림으로 방명록을 만들었더군요. 수많은 이들이 조문을 했을 텐데 그분들의 이름을 알 수도 없고 다 담을 수도 없겠지요.


그러나 이 작품을 제작하는 도운이의 마음이 너무 예쁘게 다가왔습니다. 빈소에 조문하는 사람들을 그의 친구들이라고 표현한 것도 참 순수한 도운이의 마음을 보게 해줍니다.


어쩌면 신해철의 유가족처럼 도운이도 이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이렇게 표현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마지막까지 그의 친구가 되어줘서 고맙다고요. 그래서 정성껏, 정성껏 그들의 이름을 차곡차곡 써넣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그림을 신해철님의 아내분께 선물하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정도운의 첫 번째 개인전 ‘정도운의 중얼중얼 래퍼파티’가 12월 1일부터 6일까지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갤러리에서 열립니다.



이 전시회에는 작가 정도운의 서울미술고등학교 시절 그림부터 최근 그림까지 정도운의 그림을 통해 그의 관심사가 어떻게 변해왔는지, 그림은 어떻게 달라졌는지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오늘 소개한 “신해철의 친구들”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전시장에서 이 그림을 만나시거든 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읽어보세요. 그리고 고맙다고 말해주세요, 그의 마지막에 함께 해줘서 고맙다고. 그러면 어느새 마음이 따뜻해지고 행복해질 것입니다.



※정도운 작가의 작품은 일주일에 한 번 연재될 예정이며, 정도운 작가 개인 페이스북(https://goo.gl/BwVLcX)에서도 작가 소식과 작품을 볼 수 있다.



[필진정보]
고유경 : 정도운 작가의 어머니. 정도운 작가가 작품으로 표현한 감정을 독자들이 알아 보기 쉽게 설명하는 도우미로서 짧은 글과 함께 작품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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