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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가톨릭, 주교회의 사무처장에 최초로 여성 평신도 임명
  • 끌로셰
  • 등록 2021-02-25 18:17:03
  • 수정 2021-02-25 18:2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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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아테 길레스 신임 사무처장(사진출처=독일주교회의)


독일 가톨릭 주교회의에서 교회 내 여성 참여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최초로 주교회의 사무처장에 여성 평신도를 임명해 화제다. 


지난 23일 독일주교회의(DBK) 춘계총회에서 사무처장으로 임명된 베아테 길레스(Beate Gilles, 50)는 림부르크 교구 아동청년가정국장으로 활동해온 여성 평신도다.


길레스 신임 사무처장은 24년간 사무처장으로 재직한 한스 랑게되르퍼(Hans Langendörfer) 예수회 사제의 후임이다.


길레스 사무처장은 임명 기자회견에서 자신의 성격에 대해 “나는 인내하는 운동선수”라며 “마라톤의 결과는 40킬로미터 코스 안에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훈련 가운데 뛰는 1000킬로 안에서 결정된다는 뜻이다”라고 말했다.


최초의 여성 사무처장 임명에 독일주교회의 의장 게오르그 바칭(Georg Bätzing) 대주교는 “주교들이 여성을 의사결정직에 임명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강한 신호”라고 말했다.


길레스 사무처장은 아동청년가정국장으로 활동하며 성소수자 사목 계획에 참여해왔다. 그런 점에서 현재 독일 가톨릭교회 전체가 참여하는 ‘공동합의적 여정’(Synodal Way) 가운데서 성소수자 문제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길레스는 “림부르크 교구에서는 (성소수자의) ‘강복’이라는 기치 아래 성소수자 연인 문제를 다뤄왔다”며 “내게 강복 문제에 대한 응답은 단순히 ‘맞다’, ‘아니다’가 아니라, 그 상황이 생각보다 더욱 다양하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고 답했다.


길레스는 그런 점에서 독일 가톨릭교회에서 성소수자 문제를 터부시하는 분위기가 사라지고 “이제는 그러한 문제들이 공개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길레스는 여성의 교회 내 의사결정 참여와 성평등, 성폭력 문제 해결과 더불어 사제 독신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는 '마리아 2.0'(Maria 2.0)과 같은 독일 여성 가톨릭 단체들과 "가까이 지낸다"며 여성 참여 확대와 더불어 다양한 의견들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독일 쾰른 대교구장 레이너 마리아 뵐키(Rainer Maria Woelki) 추기경이 1975년에서 2018년 사이의 아동성범죄를 조사한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리고 요약본만을 발표한 뒤 이를 열람한 기자들에게 비밀유지를 요구해 논란이 되었다.


주교회의 의장인 바칭 주교는 뷀키 추기경에게 보고서를 공개할 것을 제안했으나 뷀키 추기경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뷀키 추기경은 “용납할 수 없는 편견”이 해당 보고서에 들어있다면서 오는 18일 수정된 조사보고서를 발표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길레스는 “현재 독일 가톨릭교회는 어렵지만 흥미로운 단계에 있다”며 “공동합의적 여정과 함께 새로운 무언가가 시작되었기 때문에 이를 통해 이전과는 다른 가톨릭교회의 상황을 하루 빨리 파악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럽에서는 이미 이러한 가톨릭교회 의사결정직에 여성을 확대하는 움직임이 감지된 바 있다. 지난해 5월 스위스 로잔·제네바·프라이부르크 교구 프라이부르크 주 독일어권 대리구에는 여성 평신도 마리안느 폴 엔젠(Marianne Pohl-Henzen, 60세)을 교구장 대리로 임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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